-
-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누구나 혼자입니다 - 홀로 사는 사람이 꼭 챙겨야 할 인생 정리법
마츠바라 준코 지음, 송경원 옮김 / 지금이책 / 2023년 2월
평점 :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누구나 혼자입니다>
제목만 봤을 뿐인데 벌써 먹먹한 기분이 들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진리라고나 할까.
이 책을 쓴 마츠바라 준코의 책을 2019년에 읽은 적이 있다. 지금까지도 기억이 생생한 <장수지옥>이다. 이번에 읽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누구나 혼자입니다>도 <장수지옥>에 이은 '혼자 사는 사람이 죽음을 준비하는 법'에 대해 다루고 있다.
마츠바라 준코는 1947년생으로 평생 싱글로 살면서 SSS네트워크(single, smile, senior life networl)를 설립하여 지금까지 이끌어 오고 있다. 홀로 사는 사람을 위해 여성 전용 합동묘를 조성하거나 종활(인생을 마무리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내 주변에도 홀로 사는 사람이 꽤 많고 점점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 터라, 저자가 활동하는 방식에 많은 관심이 간다. 가족에게 피해를 주거나 힘들게 하지 않고 조용히 떠나는 죽음. 저자는 이러한 죽음이 축복이라고 말한다.

예전부터 나는 홀로 사는 사람의 죽음을 '고독사'라고 부르는 데에 거부감을 느껴왔다. 내게도 언제든 닥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면 그저 무관심하게 넘길 수만은 없었다.
줄곧 홀로 살아온 내가 만약 집에서 죽는다면 '고독사'라는 말로 '퉁쳐질' 게 뻔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내 죽음이 '홀로 죽음'으로 불리기를 원한다. 남들의 눈에는 비록 비참한 죽음으로 비칠지라도 내가 살아온 삶의 연장선 위에서 홀로 죽음을 맞이한 것일 뿐이다. 그러니 '고독사'가 아니라 '홀로 죽음'이다.
뉴스를 보면 홀로 죽음을 맞이한 사람이 한참 후에 발견되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름하여 '고독사'. '고독'이란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죽은 이로 하여금 더욱 안타깝고 측은한 마음이 들게 만드는 것 같다. 저자는 '고독사'란 말 대신에 '홀로 죽음'이라고 불리기를 원했다. '고독'이란 프레임을 씌워서 감정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저 홀로 죽음을 맞이한 것뿐이라는 것이다. 생각을 달리 하면 죽음도 달라 보인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죽음이란 이런 것이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홀로 조용히 죽고 싶다.
이러한 죽음이 최고의 행복이다.'
보통 이상적인 죽음은 사랑하는 가족의 품안에서 조용히 잠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저자는 홀로 사는 사람들은 죽음도 독립적으로 맞이하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한다. 고통스러운 모습, 아파하는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이는 것도 누군가의 마음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닥치는 죽음을 나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에는 SSS네트워크 회원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홀로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지, 그리고 죽음 이후의 삶이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생생하게 그려진다.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인공호흡기를 달고 삽관을 하며 고통스럽게 이어가는 삶이 과연 존엄한 것인가, 누구를 위한 연명치료인가. 요즘 이런 화두를 두고 깊은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더 많이 와 닿았다.

어떻게 시들어가는가.
오래 산다는 것은 이를 경험하는 것임을
절절히 느낀다.
곧 여든을 바라보는 어른과 함께 살고 있는 며느리의 입장에서, 홀로 살고 있는 동생을 둔 누나의 입장에서, 아이들이 아직 어린 엄마의 입장에서, 그리고 배우자와 함께 나이들어가는 아내의 입장에서 '죽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책이다.
고령사회로 먼저 접어든 일본의 이야기인 만큼 이것은 곧 우리의 생활이 될 것이기에,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이 책을 통해 깊은 생각을 해야 할 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