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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워킹맘 - 워킹맘도 전업주부도 아닌 우리들
전보라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3년 3월
평점 :

#낫워킹맘
영어로는 Not Working Mom.
워킹맘이 아니라면 전업주부란 말인가? 책 제목을 보고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책을 보면서 역시 나도 '구석기적 사고'를 가진 인간이었구나 깨달았다.
워킹맘과 전업주부, 그 사이에 무수히 있는 각자의 고유 좌표가 있는데 우리는 워킹맘 아니면 전업주부라는 극단적인 공식으로만 엄마들을 봐 왔던 것이다. 그리고 낫워킹맘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서 이들의 열정과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낫워킹맘은 작가이자 블로거, 유튜버로 활동 중인 전보라 작가, 창의력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고하연 작가, 전직 수학교사인 박정선 작가, 주말 예능 프로그램 방송작가였던 이정오 작가. 이렇게 4명이 함께 쓴 책이다. 분명 작가들의 이력은 그 자체로도 무척 훌륭하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경력은 과거로 흘러가 버리고 말았다. 그렇다고 육아와 살림에 머무르기엔 너무 아까운 재능과 능력이었다.

잠깐이었지만 행복한 꿈이었고, 꿈은 결국 이루어진다는 소중한 경험을 얻었으며
오늘의 이 경험은 나에게 다시 꿈꿀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시간이 아무리 오래 걸리고, 먼 길을 돌아가더라도 닿을 수만 있다면
그 꿈은 지켜져야 하고, 지켜줘야 한다는 것 또한 알게 됐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시간에 쫓기고 마음이 허허벌판이 되어 가면서 '에이, 이 나이에 무슨 꿈이야'란 생각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나에게 이 문장은 두고두고 긴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먼 길을 돌아가더라도 '닿을 수만 있다면 그 꿈은 지켜져야 하고, 지켜줘야 한다'는 것. 포기했던 꿈을 다시 떠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낫워킹맘>을 보기 전에는 솔직히 '주부들이 쓴 글'이란 편견이 있었다. 진심으로 몹쓸 편견이었다. 글을 보면서 마음을 울리는 내용과 문장들이 너무 많았다. 지금은 워킹맘의 길을 걷고 있지만 나 역시 워킹맘과 전업주부 사이의 길을 걸은 적도 있고, 그 길을 다시 갈까 고민 중이기 때문에 울림 역시 남달랐다.

꿈의 오답에 미련이 없다니. 이렇게 멋진 문장이라니. 내가 원하던 그 길로 갔지만 그게 맞지 않는 옷임을 알게 되었을 때, 미련 없이 돌아서는 용기를 내기란 쉽지 않다. 잠깐은 즐거웠지만 지속하기 어려웠기에 돌아섰던 것도 모두 소중한 감정이란 작가의 말을 되새겨보았다.
살면서 얼마나 많은 꿈의 오답이 있는가.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정답으로만 걷는 길이 과연 행복할까. 수많은 꿈의 오답이 있기에 인생이 즐거운 것이다.

집안일에 치여 성취의 기쁨과 창조적 노력을 잃지 말자. 큰돈을 버는 것만이 성취는 아니며, 예술가가 되는 것만이 창조는 아니다. 미뤄왔던 책 한 장을 넘기는 것도 성취이고 오늘 하루를 짧은 글로 정리하는 것도 창조다. 그 성취의 기쁨과 창조적 노력이 켜켜이 쌓이는 것이 분명 행복의 모양일 것이다.
<#낫워킹맘>은 많은 워킹맘에게, 전업주부에게 희망을 주는 책이다. 그 희망이 뜬구름이 아니라 바로 실현 가능한 것임을 4명의 낫워킹맘이 증명하였다. 사회적 잣대로 만들어 놓은 '워킹맘 아니면 전업주부'란 고리타분함을 깨는 것에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될 것이다. 이들이 품고 있는 뜨거움은 사회적 잣대로 측정할 수 없는 열정이다.
#낫워킹맘 모두에게 응원을 보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