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에게도 존재했던 흑역사 이야기

과학자의 흑역사 - 세계 최고 지성인도 피해 갈 수 없는 삽질의 기록들 ㅣ 테마로 읽는 역사 6
양젠예 지음, 강초아 옮김, 이정모 감수 / 현대지성 / 2021년 9월

누구나 실수를 한다. 이 진리는 천재에게도 통하는 말인가 보다. 태생부터 천재인, 살면서 한 번도 실수를 하지 않았을 것 같은 과학자들에게도 '흑역사'가 있었으니 말이다.

<과학자의 흑역사>(양젠예 지음, 강초아 옮김, 이정모 감수 / 현대지성 / 2021)는 제목 그대로 과학자의 과거 실수 등으로 인해 어두웠던 과거를 재미있게 담은 책이다. 천문학자, 생물학자, 수학자, 화학자, 물리학자 등 여러 방면에서 널리 알려진 유명 과학자들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어서 반가(?)웠다.

스티븐 호킹 박사의 젊은 시절 흑역사, 아인슈타인, 오일러, 갈릴레이 등 이미 잘 알고 있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도 즐거웠지만, 처음 들었거나 이름 정도만 알고 있는 과학자들의 숨은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다.

이 책이 '과학자의 흑역사'로만 끝났다면 그냥 보고 흘리는 과학자의 이야기가 되었을 테지만, 각 챕터마다 이 과학자의 성과와 노력의 정도, 역사적 의의가 함께 소개되다 보니 보다 재미있는 과학자 인물 열전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과학 관련한 책은 나와 가장 정반대편에 있어서 자주 읽지 않았던 분야이기 때문에 처음에 이 책을 펼치기 전에는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압도됐었다. 하지만 맨 처음 스티븐 호킹 박사 이야기를 시작으로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갔다. 교과서에서 밑줄 치며 달달 외웠던, 하지만 명칭 외에 아무것도 머리속에 남지 않았던 수많은 법칙들. 그런 법칙들의 뒷이야기도 재미있었고, 실패 경험담, 실수가 전화위복이 되어 위대한 결과를 나타냈던 것 등 과학이란 분야가 생각보다 무척 재미있었고 우리 생활과 많이 가까워 있음을 꺠달을 수 있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사실이 여전히 통하는 세상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과학자의 흑역사로 인해 연구를 멈추었다면, 실험을 포기했다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과학의 원리들은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들의 흑역사에 새삼 고마움(?)을 느꼈다.

<과학자의 흑역사>는 '과학책은 재미 없다'는 상식을 뒤집은 책이다. '최근에 읽은 과학사 책 중에 가장 좋다'는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의 추천사처럼, 과학사를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낸 저자의 능력과 연구에 박수를 보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