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전공을 살려 번역가의 길을 가보는 건 어떨까 싶어서 구입했던 책이었다. 하지만 이 길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이 책을 보고 깨우쳤던(정신을 차리게 만든) 기억이 난다. 전작을 읽어서인지 <우린 한낮에도 프리랜서를 꿈꾸지>를 열었을 때 더 반가웠다.
이 책은 프리랜서의 애환과 고충을 토로한 내용만을 담았다기보다는 작가의 일과 일상에 대해 두루두루 편하게 써내려간 책이다. 자신의 주 전공인 번역에 관해 쓴 전작과는 달리 '라이프스타일 에세이'를 쓰게 된 동기와 과정들을 허심탄회하게 그렸다. 이 책의 출판사인 세나북스와의 인연과 1인 출판사와의 작업 과정 등 잘 몰랐던 부분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책은 총 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은 번역하고 글 쓰는 이야기이고 2장은 집콕 프리랜서로 사는 이야기이다. 번역가는 코로나 이전에도 재택 프리랜서인 경우가 많은데, 코로나 이후 달라진 삶의 모습을 보면서 충분히 공감이 갔다. 반백수를 포장하기 위해 '프리랜서'라는 그럴싸한 이름을 더했다는 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이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