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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감춰라 - 인공지능 시대의 신神의 알고리즘
윌리엄 에이머먼 지음, 최경남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큐레이션, 알고리즘...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소한 용어였지만, 이제 업계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짧게라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일상에 자리잡게 되었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매스미디어의 몰락은 오래 전부터 예견되었고, 이미 그 수순대로 가고 있다. 그럴수록 고객에게 더 밀착한 맞춤 마케팅이 필요한 시대이고, 그만큼 경쟁은 더 치열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의 신(神)의 알고리즘, 브랜드를 감춰라>(윌리엄 에이머먼 지음, 최경남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는 '나도 모르게 결제 버튼을 클릭하게 만드는 알고리즘의 비밀'을 풀어낸 책이다. 띠지에 적힌 카피만 봐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할 것이다. 뭔가에 홀린 것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어느새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하게 되는 일상. 거기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지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의 관점에서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나와 친구가 똑같은 웹페이지를 방문하더라도 서로 다른 배너가 뜬다는 게 신기하기도, 무섭기도 한 세상이다. 마치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엿보기라도 하듯 '졸졸' 쫓아다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정보가 되고, 몰랐던 뉴스와 사실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며, 기업에게는 맞춤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매출을 높이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다.

... 끊임없이 감시 받고 있으며 수집된 모든 데이터는 자신을 조종하려는 다양한 목적을 가진 이들에게 힘을 실어 주고 있다고 믿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믿음을 구글노이아(Googlenoia /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초연결 시대의 대표기업 Google과 편집증, 피해망상을 뜻하는 paranoia의 합성어)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나는 분명 나의 의지대로 살고 있는데,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이끌려 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비단 느낌적인 느낌은 아닐 것이다. 예전처럼 대놓고 큰 목소리로 "우리 브랜드는요~"라고 외치던 시대는 지났다. 대신 나도 모르게 내 생활과 인식에 파고들어, 내 의지대로 사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것, 그래서 사게 만드는 것이 지금 시대의 마케팅이다. 세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 유행하는 표현처럼 '스며드는 것'이라고 하는 게 가장 정확하겠다.

시대가 변하면서 미디어도 완전히 달라졌다. 주식 거래처럼 광고를 실시간 경매를 통해 온라인 광고를 사는 RTB가 그렇다.
주식 거래처럼 RTB는 광고를 눈에 보이는 상품으로 바꾼다. 즉 웹 이용자에게 광고가 노출되는 횟수가 상품이 되는 것이다. 어떤 이용자가 웹 페이지에 접속하면 알고리즘은 이 이용자에 대한 정보를 거대한 경매에 입찰하는 수많은 잠재적 광고주들의 니즈와 연결해주고 아주 짧은 순간 사이 낙찰된 광고가 곧바로 해당 웹 페이지에 게시되도록 한다. 알고리즘은 실시간으로 가격을 정하고 광고를 집행한다. 매체사, 광고주, 소비자는 거대한 광고 집행 메커니즘의 구성 요소가 된다.
광고를 경매처럼 낙찰받고 바로 집행이 가능한 시대.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 세계였다. 그만큼 시대가 달라졌다는 말이다. 그럴수록 알고리즘에 대한 연구와 데이터를 활용하는 차별화된 기법이 필요한 시기이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SNS의 중독에 관한 설명이었다. SNS 이용자가 '좋아요'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것은 단순 반복에서 오는 습관이 아니라, 도파민이 발생되고 이것이 뇌로 전해져 행복을 느끼게 됨에 따라 행복의 지속을 위해서라도 헤어나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어떤 콘텐츠를 SNS에 올렸을 때 '좋아요' 또는 댓글이 얼마나 달릴까 기대되는 마음에 자주 방문을 해보기도 하고, 대댓글에 대한 반응도 궁금해지다 보면, 24시간 내내 SNS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뇌와 연결이 되어 있다니 쉽게 끊지 못할 중독 현상이구나 싶다.

이 책은 완전 초보를 위한 마케팅 책이라기보다는, 마케팅 업무 종사자 또는 요즘 어떤 마케팅을 해야 하나 관심을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 더 깊이 있는 정보를 줄 수 있는 책으로 보인다. 시대가 변하면 당연히 마케팅과 광고, 홍보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고객에게 밀착되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고객의 일상에 완전히 스며들어서 스스로 움직이게 만드는 일치감을 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참으로 마케팅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시로 피봇할 수 있는 유동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