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돌보지 않는 너에게 - 세상살이에 숨통을 틔워주는 선물 같은 위로
황중환 지음 / 마음의숲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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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돌보지 않는 너에게>(황중환 글 그림 / 마음의숲 / 2021)

날 부른 건가.

바쁜 하루에, 꿈을 좇아가는 현실에 내 아픔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으리란 무모한 확신.

몸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조차 사치라는 조급함.

이런 것들이 내 안에 있는 아픔을 더 멀리하게 만들었다.

간만에 조용하고 차분한 책 한 권을 읽게 되었다.

저자인 황중환 작가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광고회사에서 디자이너와 PD로 일했으며,

만화와 만평을 그리고, 지금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특히 장 자크 상페의 그림을 좋아해서일까, 조용한 그림풍이 상페와 많이 닮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또한 기획자로서 파울로 코엘료와 함께 책을 펴내기도 했단다.

썸네일 느낌의 한 컷 그림과 이어지는 작가의 말은 내 마음에 평온함을 주었다.



당신이 있어서 꽃이 피는 것이지요.

당신이 있어서 봄이 오는 것이지요.

당신이 있어서 바람이 불고 두근거리는 것이지요.

당신과 함께 했던 이야기들이 있어서

봄이 오고, 꽃이 피고

시린 바람마저도 숨결을 갖는 것이지요.

살아내는 것이겠지요.

황중환 <아픔을 돌보지 않는 너에게> 중 '꽃이 피는 이유

어렵고 복잡한 말은 없다.

그래서 행간의 여백이 느껴지고 그게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우리 일상이 꼭 무엇으로 꽉꽉 채워질 필요는 없는데,

아니 꽉꽉 채우다보면 언젠가 넘칠 텐데

난 무슨 이유로 인생에게 숨 쉴 틈을 허락하지 않는가.

요즘의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호흡이 편안한 사람

숲의 그늘처럼 고요를 품은 사람

웃음이 시냇물 소리 같은 사람

눈빛이 윤슬처럼 반짝이는 사람

매일 밤 별을 헤아리는 사람

작가는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했다.

일로 만나는 사이 말고

목적을 갖고 만나는 사이 말고

온전히 사람 그 자체로 만나고 싶은 사람.

표현들이 참 예쁘다.

그리고 나는 누군가에게 이런 '만나고 싶은 사람'이었는가 생각해본다.




 

돌멩이 하나도 다 쓸모가 있다는 진리.

'그럴 줄 알았어' 대신 '될 줄 알았어'란 긍정의 언어.

나는 그런 칭찬에 목말랐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보면서 내내 고개를 끄덕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치 작가가 나에게 '될 줄 알았어', '쓸모 많은 돌멩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좋아하는 일과 놀면 된다'를 보면서

딱 지금의 나를 떠올렸다.

매일 관심만 두던 분야, 결심만 하던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었고

지금 그 분야에 흠뻑 빠져서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도도 하지 않아서 좋아하는 것도 몰랐던 내가

정신을 놓을 정도로 쏙 빠져 있는 일. 찾아서 다행이다.

그래서인지 두뇌가 자꾸 그쪽으로만 돌아간다.




 

짧은 이야기에 인생이 있고

펜이 쓱 지나간 자리에 감동이 있다.

세상 모든 책이 요란하고 복잡할 필요는 없다.

<아픔을 돌보지 않는 너에게>는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위로를 주는 책이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이다.

정신 없는 주말, 잠시 문을 닫고 책을 펼쳤을 뿐인데

마음이 점점 깨끗해지고 있다.

바쁜 일상에 휴식같은 책.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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