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글을 쓴다면
김성환 지음 / SISO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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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글을 읽는 것에만 집중해왔다. 글 쓰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비즈니스라는 목적을 가진 글쓰기였기에 오롯이 '내 글'을 쓴다는 것은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 글쓰기 관련 책을 여러 권 읽어오면서 '나도 글을 한번 써볼까?'라는 용기가 조금씩 생겨났다.

<우리가 글을 쓴다면>(김성환 지음 / 시소 / 2021)은 '사고'라는 뜻밖의 계기로 글을 쓰게 된 작가의 글쓰기 이야기책이다. 글을 쓴다는 자체가 누구에게는 고통일 수 있으나 누군가에게는 돌파구가 된다. 저자는 글쓰기에 대해 '하루에 1시간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만큼 글쓰기가 누구나 편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글은 '뇌'라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한 가지 소재를 바탕으로 배경지식이 가민된 스키마가 작동하여 생각이 손의 움직임으로 이어진다. (중략) 글이 잘 써지든, 안 써지든, 잘 쓰고 싶은 욕심이 들어가든 글 쓰는 시간이 길어지면 자연스럽게 에너지의 양도 비례하여 늘어난다. 긴 시간이 아닌 짧은 시간을 들일지라도 집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응집된 에너지가 필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글쓰기는 몰입의 최전선이기 때문이다.

글 쓰는 시간이 길어지면 자연스럽게 에너지의 양도 비례한다는 저자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만큼 꾸준히, 지속적으로 쓰는 게 중요한 것이리라. 큰 결심을 하고 글 쓰는 것을 시작했더라도, 이런저런 핑계와 이유들로 인해 노트를 다시 덮어버리기 일쑤였던 지난날의 내 모습이 떠오른다. 글쓰기의 맛을 아직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글 쓰기라 하면, 책상에 앉아 온종일 머리를 쥐어뜯는 작가의 모습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글이 제대로 써질 때까지 쓰고 또 쓰는 건 옛날 이야기다. 작가의 말처럼, 하루 1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만큼 글쓰기를 편하게 생각해야 오래 쓸 수 있다.

'시간이 없어서'라는 핑계는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왕복 출퇴근 시간이 4시간이나 걸리는 내가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과연 무엇을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처음 출근할 때만 해도 출근길에 한 권, 퇴근길에 한 권 책을 읽겠다고 매일 두 권의 책을 들고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계획은 스마트폰으로 채워졌다.

책을 읽을 만하면 환승해야 하고, 또 읽다가 환승하고, 그러다가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치고... 아마 이때쯤이었을까. 책을 놓고 스마트폰을 들기 시작한 것이. 생각해보니 그 시간 동안 글을 써보는 것도 좋겠다는 마음이 이 책을 보면서 들었다.



조금 더 자세히 풀어보자면 문장을 짧게 쓰면서도 심심하지 않아야 하며, 쉽게 쓰면서도 의도가 분명해야 한다. 문장과 문장의 연결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인과는 정확해야 한다. 다양한 어휘를 구사하여 문장의 맛을 살려야 하면서도 화려한 미사여구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시를 쓴다면 리듬감이 뛰어나야 하고, 에세이를 쓴다면 그 순간의 감정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 소설을 쓴다면 기승전결의 구조를 기반으로 스토리가 탄탄해야 한다. 클리셰는 최소한으로 하고, 극의 반전으로 독자의 허를 찔러야 한다.

말은 쉬워도 실천이 어렵다. 그래서 글쓰기가 여전히 부담스러운 것이고. 자신이 글을 쓰기로 했다면, 어떤 걸 쓰고 싶은지, 어떻게 쓰고 싶은지 의문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머리속으로만 생각한다면, 아무것도 써지지 않을 테니, 일단 써라.

이 책은 글쓰기가 두려운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아이가 글을 쓴다면, 성인이, 부모가, 노년에 글을 쓴다면'이란 제목의 3장은, 연령대별로 어떻게 글을 쓰면 좋을지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해줌으로써 글쓰기가 막연한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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