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보다 시장을 좋아한다.
어렸을 적 엄마, 아빠와 손잡고 시장으로 향하던 그 골목의 추억을 간직하고, 온 가족이 가끔 가던 경양식집을 기억한다. 그리고 아빠가 좋아하시던 시장의 순대국집을 기억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엔 꼭 레코드 가게에 들러 당시 유행하던 곡이 메들리로 담긴 테이프나 추억의 영화음악 LP를 사들고 와서 집에서 함께 듣던 추억. 이게 모두 '시장'이란 공간에서 일어난 행복이다.
이사를 할 때마다 가장 먼저 묻는다. "시장은 가까운가요?"
<세상의 시장>(EBS 지음 / EBS BOOKS / 2021)은 EBS 세계테마기행 사진집 시리즈로, 세계의 시장을 생생하게 화보로 만날 수 있는 사진집이다. 시장에는 없는 게 없고, 갈 때마다 새로운 게 넘쳐난다. 무려 '세상의 시장'이라니 얼마나 진귀한 게 많을까.
일상에서 볼 수 없었던 특이한 것, 형형색색 물든 화려함, 불량식품 취급당한 어릴 적 추억들이 전 세계 시장에도 구석구석 숨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