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시장 EBS 세계테마기행 사진집 시리즈
EBS 세계테마기행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마트보다 시장을 좋아한다.

어렸을 적 엄마, 아빠와 손잡고 시장으로 향하던 그 골목의 추억을 간직하고, 온 가족이 가끔 가던 경양식집을 기억한다. 그리고 아빠가 좋아하시던 시장의 순대국집을 기억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엔 꼭 레코드 가게에 들러 당시 유행하던 곡이 메들리로 담긴 테이프나 추억의 영화음악 LP를 사들고 와서 집에서 함께 듣던 추억. 이게 모두 '시장'이란 공간에서 일어난 행복이다.

이사를 할 때마다 가장 먼저 묻는다. "시장은 가까운가요?"

<세상의 시장>(EBS 지음 / EBS BOOKS / 2021)은 EBS 세계테마기행 사진집 시리즈로, 세계의 시장을 생생하게 화보로 만날 수 있는 사진집이다. 시장에는 없는 게 없고, 갈 때마다 새로운 게 넘쳐난다. 무려 '세상의 시장'이라니 얼마나 진귀한 게 많을까.

일상에서 볼 수 없었던 특이한 것, 형형색색 물든 화려함, 불량식품 취급당한 어릴 적 추억들이 전 세계 시장에도 구석구석 숨어 있었다.



호수에서 열리는 오일장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특히 탑뷰로 본 호수 시장은 신기방기 그 자체였다.




 

온갖 식재료와 심지어 이발하는 아이까지- 모든 게 정겹고 흥겹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샘솟는 기분이다.




 

삶이 힘겨울 땐 시장에 가라는 말이 있다.

생동감을 느끼며 다시 삶을 꿈꾸라는 뜻이 아닐까.

내가 시장을 좋아하는 이유, 바로 생동감이다. 시장에 가면 엄청 시끌벅적하고 정신이 없다. 그리고 가공되지 않은 '날 것'이 진열되어 있다.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 그래서 시장에 가면 사람 사는 맛이 난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을 떠난 지 오래. 이렇게 눈으로나마 전 세계의 시장을 둘러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지금은 전 세계가 잠시 멈춤모드로 있지만, 곧 다가올 미래엔 다시 이렇게 곳곳에서 생동감 넘치는 시장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을까.




 

평소에 <EBS 세계테마기행>을 즐겨보는 터라, 마치 영상을 보듯 사진집을 보았다. 그리고 영상보다 더 긴 여운이 남았다. 여전히 살아 숨쉬는 세상의 시장이 그립다.

백화점도 좋고, 대형마트도 좋지만, 내가 평생 기억할 만한 추억은 '시장'에서 만들어졌다. 내 아이들에게도 그런 진귀한 풍경을 보여주고 싶어, 이 책을 함께 펼쳐보았다. 그리고 코로나19가 잠잠해지는 날, 버스를 타고 시장에 놀러가기로 약속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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