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권리는 희생하고 싶지 않습니다 - 절대 외면할 수 없는 권리를 찾기 위한 안내서
김지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나는 지금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살고 있는가. 이것은 내 가족, 내가 속한 공동체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내가 속한 사회, 내가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질문이다. 그리고 과연, 그들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는가, 돌아보게 되었다.

<내 권리는 희생하고 싶지 않습니다>(김지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 2020)를 보면서 생각에 생각이 이어졌다. 이 책은 <100분 토론> 진행자로 유명한 김지윤 박사의 신간이자, 우리 사회를 돌아볼 수 있게 만든 계기를 마련해 준 책이다. <거리의 만찬>에서 저자를 인상깊게 본 터라, 이 책 역시 따뜻한 시선으로 읽을 수 있으리란 기대가 생겼다.

여성, 페미니즘, 장애인, 성 소수자, 공동체, 민족주의, 빈부 격차, 스포츠, 건강, 수저 논란 등등... 책에는, 이 사회의 쟁점이긴 하나 늘 수면 아래에 머물러 있던 여러 이슈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기득권의 눈 밖에 있는 쟁점들, 선거때만 반짝 떠오르는 이슈들이라, 이 책을 읽은 시기와 때마침 얼마 전 21대 총선을 치른 시점과 잘 맞물려 있다고 생각했다.

 

 

 

82년생 김지영 씨를 구석으로 몰아넣은 것은 취업률이니 관리직 비율이니 하는 숫자가 아니라, 사회에서 용인되는 관습적인 불평등과 그로 인해 쪼그라드는 나의 자존감이었으리라.

 

<82년생 김지영>을 보고 마음이 참 무거웠던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도 크게 달라진 바 없는 김지영의 삶을 나 역시 걷고 있다보니, 나는 여전히 김지영으로 살아도 우리 아이들이 컸을 땐 '김지영스럽지' 않은 삶이 되기를 기대하고 염원하게 되었다.

 

 

 

<내 권리는 희생하고 싶지 않습니다>에는 지금 우리 주변의 이야기와 더불어, 오랜 외국 생활에서 느낀 저자의 생각이 함께하고 있었다. 그리고 생활인으로서 깨달았던 바와 인사이트들이 내용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다. 특히 재미있던 부분은 '최근 들어 아버지의 교육 수준과 아들의 교육 수준의 상관성이 점점 높아져 가는 현상'이었다.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말 아닌가 싶으면서도, 앞으로 '개룡남'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란 씁쓸함이 남았다.

 

 

 바쁘다는 이유로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려온 건 아닐까. 나와 내 가족만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는 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모처럼 옆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해 보았다. 과연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사회란 어떤 것인지. 당장 해답을 얻을 순 없을지라도, 이 책을 통해 고인 웅덩이같은 내 마음에 물수제비 뜨듯 퐁당퐁당 파문을 일으킨 것만으로도 참 고마운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