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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 - 죽음, 삶에 답하다
김봉현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0년 3월
평점 :

요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특정 종교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었다. 종교가 대체 무엇이길래, 목숨보다 귀하게 여길까. 사람이 종교를 갖게 되는 계기는 여러 가지 경우가 있다. 모태 종교라 태어나면서부터 선택의 여지가 없었거나 특정 계기가 되어 종교를 갖게 되거나, 가족과 친구 따라서 종교를 자연스레 갖게 되거나.
<종교가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김봉현 지음 / 지식의숲 / 2020)는 '죽음, 삶에 답하다'는 부제로, 여러 종교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자신을 '내면의 정리수납지도사'라고 생각한다는 작가 소개가 흥미로웠다. 사람의 마음을 정리해주는 수납지도사. 참 재미있는 표현이다.

종교는 '죽음에 질문을 던져 삶에 답을 얻는 것'이다.
이 책에서 반복되는 문장 중 하나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민한다. 종교란 무엇인가. 단순히 누군가를 믿고 따르는 신앙 자체만을 의미하는 것인가, 무엇인가를 바라는 것인가, 착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그 무엇이거나, 사후 세계에 천국에 가고 싶은 건가. 종교를 갖는 다양한 목적이 있겠지만, 저자는 '죽음에 질문을 던져 삶에 답을 얻는 것'이라고 답한다. 죽음 이후의 삶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어떤 종교를 선택하게 될지 갈래가 나온다.
<종교가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에는 종교에 대한 설명을 비교적 쉽고 친근하게 해주고 있다. 상황은 이렇다. 한 친구가 갑자기 죽게 되었다. 이 친구와 가장 가까웠던 나머지 네 친구들의 이후 행보를 통해, 종교관에 대한 여러 관점을 쉽게 풀이해 주었다. 세속주의, 과학주의, 명상종교, 계시종교 등 4가지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각기 접근하는 방식에 따라 종교에서 강조하는 바가 다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여러 종교에 관심이 많지만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터라,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종교는 달라도 종교에서 추구하는 방향과 실천하는 방법은 비슷한 면도 있었다. 각 섹션별로 등장하는 단어는 '명상'이었다. 명상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고, 버리고, 깨닫는다는 것.

'내가 깨달은 것은 '언어의 집'에 보관해두어야 한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깨달음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언어에 담아 오래도록 마음에 머무르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 언어들이 축적될 때 비로소 종교를 믿는 바람직한 목적이 달성되는 것이다.
내 종교가 불교는 아니지만, 평상시 절에 가는 걸 좋아한다. 절이란 공간이 주는 평온함과 여유로움이 그 어떤 종교보다 힐링의 시간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교에 대한 관심도 많았는데, 어디부터 접근을 해야 할지 몰랐던 나였다. 이 책에서는 불교에 대해서도 쉽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 또한 불교와 힌두교의 차이점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종교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는
내가 죽음에 대한 나의 답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나의 삶을 지탱하는
하나의 기둥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종교를 갖는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고 있다. 더불어, 앞서 설명한 다양한 종교관을 토대로, 저자는 '기독교'를 추천한다고 에필로그에 써놓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처음부터 어떤 종교에 치우치거나 '전도 목적'이 드러나는 글은 아니었기에, '혹시 전도를 할 목적으로 쓴 책인가'라는 질문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모태신앙, 개종, 냉담.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내 종교생활'의 길이다. 어떤 종교든 간에 종교를 가지라는 저자의 글에 생각이 머물렀다. 가족의 죽음과 친한 친구의 죽음으로 종교를 부정하게 된 케이스지만, 마음 한켠에는 종교에 대한 목마름이 여전히 자리잡고 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차분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