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가게에서 경영을 배우고 있습니다 - 좋아하는 일을 하며 10억을 버는 8가지 비밀
오하마 후미오 지음, 김은혜 옮김 / 더퀘스트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10평 남짓한 작은 가게. 일본 최북단인 홋카이도의 하코다테. 작은 시골마을. 후미진 골목.

연 매출 10억과는 동떨어져 보이지만, 이 조건은 '안젤리크 보야지(Angelique Voyage)'라는 연 매출 10억 디저트 카페의 스펙이다. 초콜릿과 크레이프를 파는 작은 가게. 좋은 재료로 한정수량만 만들어 파는 디저트 가게. 그곳이 궁금했다.

<작은 가게에서 경영을 배우고 있습니다>(오하마 후미오 지음, 김은혜 옮김 / 더퀘스트 / 2019)는 안젤리크 보야지를 창업하고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대표가 쓴 책이다. 셰프 파티시에로 10년 동안 일하면서 모은 돈으로 창업을 하고, 입소문을 탄 끝에 이렇게 성공 대열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과 노력이 있었는지 그 흔적을 알 수 있는 책이다.

책을 보면서 반듯하고 올곧은 저자의 사업철학이 눈에 띄었다. 빚 없이 시작하기, 너무 많이 팔지 않기, 광고비를 쓰지 않기 등등. 꽤 많은 자본을 갖고 시작했지만, 초기에 모든 설비를 갖춰놓고 시작하기보다는 최소한의 설비만 갖추되 필요한 것은 100엔샵에서 마련한 알뜰함이 돋보였다. 그래서 임대료를 제외한 초기 설비비용이 220만원이라는 게 놀라웠다.

 

 

오랜 기간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봐왔는데, 초기에 완벽하게 세팅해놓고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 치고 제대로 운영하는 걸 보지 못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 있겠지만, 넉넉한 돈으로 최고가의 시설을 갖춰놓고도 장사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아 폭망하는 경우 말이다. 그런 곳에 비해 안젤리크 보야지는 작게 시작했고, 지금도 규모는 작지만 연간 10억 매출을 올리는 대단한 카페가 되었다. 특히 매출의 반 이상을 순수익으로 갖고 간다는 내용이 대단하고 부럽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이 늘어나면, 초심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욕심 부리지 않겠다고 해도 막상 손안에 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사람 마음이 달라지는 것이다.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는 대신, 아르바이트생을 오토로 돌리거나 요령을 피워서 더 큰 마진을 남기겠다는 것. 고객은 단번에 알아본다.

하지만 이 책 곳곳에 적혀 있는 저자의 생각을 보면 '진심'이 담겨 있고, 이 '진심'은 참 오래 갈 것이란 믿음이 든다. 맨 처음엔 장사를 할 여건이 되지 않았단다. 그래서 낮에는 다른 디저트 카페에서 알바를 하고 퇴근 후 밤에 초콜릿을 열심히 만들어서 다음날 낮에 아내가 관광객 기념품샵에 초콜릿을 제공하여 판매하는 방식으로 고정수입을 이어갔다고 한다. 우연히 얻어지는 성공은 없다.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일이라면 이렇게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서 연구하고 노력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단골이 생기는 과정, 장사를 하면서 걷게 되는 최고의 코스가 아닐까 싶다. 보여주기식, 눈속임에 급급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저자의 모습에서 '디저트 장인'의 향이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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