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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머리 영어 독서법 - 영어가 만만해지고 좋아지는
최근주 지음 / 라온북 / 2019년 8월
평점 :

선행학습, 공부압박은 절대 하지 말자는 게 우리 부부의 철칙. 아이들은 뛰어놀아야 한다는 둘의 교육철학이 있어서 예체능 외에는 학원을 보내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는 늘 불안함의 불씨가 있었다. 다들 하고 있는데, 우리만 안하는 게 아닐까. 특히 영어.
<생각머리 영어독서법>(최근주 지음 / 라온북 / 2019)은 이런 나의 불안한 마음을 없애준 고마운 책이다. 꼭 학원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엄마표로 함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안이 되었다. 저자는 영어 독서지도 전문가이자 키즈엔리딩의 리딩잇츠 어학원 원장으로, 엄마표 영어를 실제로 몇 년째 해오고 있는 영어 멘토이다.
나 역시 엄마표 영어에 도전해보려는 노력을 해보았다.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다는 이유(?)로 가정 내에서 암묵적으로 '아이들 영어교육의 주체'가 되어 왔다. 물론, 우리 부부의 교육철학대로 뭔가 압박을 주지는 않지만, 친근하게 영어를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건 동감하기에 관련 책이나 자료들을 읽어왔던 것이다.
'잠수네' 책도 직접 사서 읽어보고, 학교 영어교사인 친구에게 조언도 듣고, 학원을 운영하는 친구에게도, 실제로 엄마표 영어를 하고 있는 친구에게도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어쩌면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겠다는 건 핑계일 수도 있겠구나 깨달았다. 엄마표 영어를 하려면 일단 엄마가 영어를 잘 알아야 하는데 그게 하기 싫어서 자꾸 차일피일 미뤘던 거, 반성한다.
<생각머리 영어독서법>의 저자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영어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영어 DVD와 영어책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하루에 영어책을 1시간 읽으면, 영어 DVD는 2시간 보는 비율로 매일 꾸준하게 하면 6개월에서 1년 후 자연스럽게 영어를 이해하고 내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저자의 연년생 아이들이 그러한 경험을 통해 영어를 잘하고 있고, 학원에서 수많은 아이들의 사례를 통해 그러한 생각을 입증하고 있다.

영어 DVD를 켜놓기만 해도? 처음엔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저자가 왜 그런 교육방법을 시도하게 되었는지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책과 DVD를 어디서 어떻게 구매하면 효과적인지에 대한 꿀정보도 책에 실려 있어서 매우 유용했다.
책의 맨 뒷쪽에는 어떤 걸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좋을지 구체적인 자료에 대해서도 추천을 해주었다. 이 책의 핵심은 이런 꿀정보도 있지만, 영어공부가 결코 거창하거나 어렵지 않음을 알게 해준 데 있었다.
영어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친구들에게 물었을 때도 '파닉스를 반복해야 한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는데, 본격적인 영어공부에 돌입하지 않았던 나는 '파닉스가 뭐길래'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이 책에서도 역시 요 몇 년 사이 영어교육 트렌드가 오로지 '파닉스'에만 맞춰져 있고 학원 커리큘럼도 파닉스 중심으로만 돌아간다고 하는데, 그게 꼭 선행될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한편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다.
우리가 어렸을 때 영어는 무조건 '성문영문법'으로 해야 한다는 식으로 '파닉스' 역시 영어교육의 트렌드라는 것이다. 사실 그때 배운 영문법이 오히려 나의 영어 말하기를 막는 데 결정적인 요소가 되기도 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어도 이게 영문법에 맞는가부터 따져보니, 말을 쉽게 할 수 있겠는가. 그런 면에서 영어 DVD와 영어책으로 자연스럽게 영어와 친근해지라고 하는 저자의 조언이 참 와닿는다.

내년에 큰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 '영어'라는 과목이 생긴다. 이미 초등학교 입학 이전부터 영어를 배운 아이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 있는 조언대로 아이들이 친근하게 영어를 받아들이다보면 더 길게, 더 재미있게 영어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기 전에, 대학 졸업 이후로 영어를 잊고 살았던 이 엄마가 먼저 '생각머리 영어독서법'대로 영어와 놀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