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뻔FUN한 예술가로 살고 싶다 - 절벽 인생, 아트하라
이영주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22살의 결혼,

두 아이의 엄마,

마흔에 미대 진학,

전액 장학금으로 대학과 대학원 졸업,

미술을 전공한 딸과 '모녀 전시회' 시작,

강연자.

<나도 뻔FUN한 예술가로 살고 싶다>(이영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9)를 쓴 저자의 이력이다. 요즘 기준으로 봐서는 평범하지 않은 삶이다. 이른 결혼으로 자신의 꿈을 덮어두어야 했지만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컸을 때 꿈을 찾아 다시 대학으로 돌아온 저자. 이 이력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영주 작가는 특히 '계단'을 작업의 모티브로 삼는다. 다양한 관점과 의미에서 '계단'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왜 하필 계단일까? 작가는 계단이 주는 기호학적인 의미 외에도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징크스로서의 계단'에 초점을 맞춘다. 계단에서 잘 넘어지고 다쳐서 일부러 계단을 피해 다녔던 기억. 하지만 만학의 꿈을 가지고 학교에 오니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피할 수 없기에 한 계단씩 밟고 올라가는 매개체로서 계단을 바라보았다.


 
                     

내가 대학생 시절에도 같은 학부에 만학도 언니들이 몇 명 있었다. 한 명은 30대 후반이었고, 한 명은 환갑이 다 되어다는 왕언니였다. 항상 강의실 맨 앞자리에서 공부를 열심히 했고, 장학금을 탔던 걸로 기억한다. 그만큼 더 절실했겠지, 그만큼 더 힘들었겠지.

저자가 미술을 전공했기에 책 제목만 봤을 땐 '미술가'로서의 이야기가 가득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책을 열어보니 '인생'과 '철학', '자기계발'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었다. 물론 모든 이야기의 주된 흐름은 '예술'이고.

'살아보니 이렇더라'는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니다. 뒤늦게 다시 배움을 시작했지만 그때부터 시작된 저자의 삶의 속도는 남들보다 2배 이상은 빨랐던 듯하다. 그만큼 열심히, 힘들게, 열정적으로 살아왔음을 알 수 있었다.


 

 

삶에 아픔이 없다면 좋겠지만, 두드릴수록 열매가 많이 열리는 대추와 감나무처럼 수많은 고난은 예술적인 감성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마흔 이후의 삶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 나에게 힘을 주는 책이다. 마흔부터 시작된 저자의 제2막처럼 나의 2막도 꽃길로 채워지길 기대하며,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책 중간중간에 나오는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도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의 맨 마지막 부분엔 '계단'을 모티브로 한 작가의 미술작품들이 이어졌다. 계단이라고 다 똑같지 않다. 건물에, 집에, 상상속에서 계단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위와 아래를 이어주는 제 역할에 충실했다. 이 작품들을 보니 작가가 왜 '계단'에 방점을 찍었는지 그 이유를 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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