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는 술집을 차렸습니다
김광연 지음, 박승희 그림 / 지콜론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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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광장.

요즘 '힙지로'라 불리는 그곳에 있는 술집이라니.

인스타그램에서 핫플레이스로 자주 올라왔던 곳이라,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으나 익숙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올라오는 사진 속 메뉴들마다 특이하면서도 친근하게 느껴졌다.

<밥 먹는 술집을 차렸습니다>(김광연 글, 박승희 그림 / 지콜론북 / 2019)는 '힙지로'인 을지로에서도 가장 핫한 '밥 먹는 술집'인 '광장'의 주인이 쓴 창업분투기이다. 사실 처음부터 술집을 만들 생각이 있었던 게 아니라 프리랜서로 번역을 하는 저자가 조용히 일할 공간을 찾으면서 시작된 여정이었다.

나 역시 몇 달 전에 작업실을 구했기에 누구보다 이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집에서 일을 하면 되지 않냐고 많은 사람들이 묻지만 생활공간에서 일을 하게 되면 경계가 모호해져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작업실 같은 밥집, 카페, 술집은 내가 꿈꾸던 공간이기도 하다.

 

 

 

책에는 을지로의 건물숲 사이를 꼼꼼하게 드나들며 가게를 얻기까지의 힘든 과정, 메뉴를 정하는 것과 뜻밖의 이벤트, 매년 고정이 된 축제 등 '광장'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마치 내가 저자와 함께 을지로를 걸어다니며 상권에 대해 고민하고 메뉴를 함께 고민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일본 요리를 접하였고 '하치'라는 술집의 0순위 단골이 되기도 했던 광장장. 그때 그 노하우와 레시피를 '을지로 광장'에서 원 없이 선보이고 있다. 혼자 가도 아무렇지도 않은 술집. 광장을 처음 시작한 3년 전에는 지금처럼 '혼술, 혼밥'이 유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이 곳을 생경하게 받아들였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책에는 광장에서 소개하는 메뉴와 에피소드, 인물들을 박승희 작가가 그림으로 표현하여 맛깔을 살리는 역할을 했다. 특히 가장 먹어보고 싶었던 건 저자가 일본 '하치'에서 먹어보고 극찬을 했던 '양배추 스테이크'. 아래 우측 그림에서 보여지는 메뉴이다. 양배추를 찐 것뿐인데 그 맛이 얼마나 맛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고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찐 양배추'맛이 아니라면 그 맛이 더더욱 궁금하다. 고맙게도 저자는 이 책에 '광장'에서 인기 많은 메뉴의 레시피를 담아주었다. 복잡하지 않고 누구나 집에서 편하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 그래서 더욱 눈길이 갔다.

 

 

이 책을 보면서 '을지로 광장'의 인스타그램에도 들어가보았다. 역시나 유쾌하고 괴짜같은 광장장님의 재미있는 영상과 사진들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 메뉴도 자주 바꾸고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도 별도로 만들며, 항상 새로운 메뉴를 위해 연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일을 좋아하지 않으면 결코 할 수 없는 노력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을지로 광장'이 오래오래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을지로에 나갈 일이 있을 때 혼자라도 꼭 한번 들르고 싶었다. 이 책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간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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