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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번째 머니 다이어리 - 먹을 것 못 먹고 입을 것 못 입는 몹쓸 절약, 영혼을 갈아넣은 몹쓸 저축은 이제 그만!
진예지 지음 / 스마트북스 / 2019년 7월
평점 :

부자 되는 방법, 짠돌이 되는 방법, 어떻게 하면 텐인텐을 이룰 것인가, 재테크의 신이 전하는 꿀팁 등등...
20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재테크 책을 보았다. 이젠 제목만 봐도 이게 어떤 내용일 것이라고 예측하는 습관마저 생길 정도이다. 하지만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달라졌을까? 오히려 수입의 기회가 줄어들고 지출의 범위가 넓어지는 지금이 재테크 공부에 더 열을 올려야 할 시기이다.
<나의 첫 번째 머니 다이어리>(미스페니(진예지) 지음 / 스마트북스 / 2019)는 제목에서 보듯 사회 초년생이 읽으면 좋을 '청춘의 재테크' 서적이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월급을 받기 시작한 사회초년생부터 사회생활을 몇 년 했지만 돈이 술술 세어나가는 고민남녀들을 위한 책이다. 하지만 40대인 내가 이 책을 내가 집어든 이유는, 일반적으로 봐왔던 재테크 책과는 궤를 달리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보통 많은 재테크 책들에서는 무조건 저축부터 해라, 가계부는 꼼꼼하게 써라, 영수증 모아라, 신용카드를 없애라, 체크카드도 없애라, 적금이 최고다 등등 허리띠를 조르는 방법을 설명해준다. 이 책에서도 나왔듯 다이어트를 하려면 운동을 해라, 적게 먹어라, 많이 움직여라 등등의 사실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듯, 허리띠를 조르는 방법을 알려줘도 꾸준한 실천이 어렵기에 늘 실패하고 마는 것이다.
이 책은 '먹을 것 목 먹고 입을 것 못 입는 건 몹쓸 절약'이라고 규정하며, 소비할 것은 소비하되 인생에 있어 세 가지 가치와 밀접한 것인지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라고 권한다. 뭔가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면 돈을 잘 쓰기 위한 기준을 세우기 위해서는 내가 중요시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야겠지요? 지출의 기준을 세우기 위해 먼저 나에게 행복이란 무엇인지, 삶에서 중요한 세 가지 가치는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저에게 중요한 세 가지 가치는 건강, 여유, 기여입니다.
돈을 써야 할 곳에만 쓴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지나고 나면 굳이 쓰지 않아도 될 돈이었음을 후회할 때도 있다. 그런 생활이 반복되면 스스로에게 실망하게 되고, 결국 절약이나 재테크에서 점점 멀어지게 되는 부작용을 겪게 된다. 어떤 소비가 중요한지 판단하는 기준이 '삶에서 중요한 세 가지 가치'라는 사실을 알게 되니 기준점이 비로소 명확해졌다. 나에게 있어 세 가지 가치는 건강, 가족, 워라밸이다. 너무 막연한가 싶어도 이 세 가지에 쓰는 돈은 아깝지 않으니까 내 삶의 가치라고 생각해도 되겠다.
저자는 가계부의 항목을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식비, 교통비, 생활비, 쇼핑비' 등의 평범한 기준 대신 7가지 새로운 항목을 제시한다.
고정비, 생활비, 활동비, 꾸밈비, 기여비, 차량비, 예비비.
물론 사람에 따라 항목이 이동될 수 있으나 이 7가지 항목은 너무 세세하지 않으면서 객관적인 분류로 느껴진다. 그리고 책에서 각 항목에 맞는 개념 설명과 사례를 알려주어 이해하기 쉬웠다.

경제교육협동조합 <푸른살림>에서 돈의 본질과 돈 관리하는 법을 배웠고, 지금은 <푸른살림>의 생활경제코치로 일하고 있는 저자에게 가장 많이 묻는 것은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모을 것인가'이다. 정말 쉽고도 어려운 질문이다. 그런데 저자는 명쾌하게 답해준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첫째, 들어오는 돈을 더 많게 한다. 둘째, 나가는 돈을 적게 한다.
순간 멍~했다. 너무 당연한 말이었기에. 누구나 할 수 있는 대답이었기에. 하지만 우문현답일까. 이 구절을 계속 곱씹어보았다.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작가의 말에 공감을 했다. 누구나 아는 방법임에도 실천하지 못한 것임을 깨닫게 한 것. 머리로는 알지만 몸으로 실행하지 못한 것. 하지만 쉬운 방법으로 누구나 실행할 수 있다는 걸 일깨워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는 작가의 취지에 공감했다.
사실 돈 모으는 데 꼼수가 있겠는가. 많이 벌고, 적게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 나는 적게 쓴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살펴보면 그게 아니었던 적이 많았으니, 이제라도 '제대로' 적게 쓰는 방법을 터득해서 진짜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고 마흔이 넘어서야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