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필요없는 인생 웹툰

[세트] 내일 1~2 세트 - 전2권
라마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6월

죽으려는 자. 그를 살리려는 저승사자.

이 한 줄만 들어도 벌써 기대가 되는 인기웹툰 <내일>(라마 글그림 / 알에이치코리아 / 2019).

네이버 평균 별점 만점! 드라마화 확정!

이렇게 화려한 문구가 붙지 않아도 내용만 보면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인생 웹툰이다.

나 역시 두 권의 <내일>을 보고 많이 울고 웃었다. 네이버의 인기웹툰이란 사실은 진작 알았으나 한번 빠져들면 훅 빠져드는 나의 성격상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이 기묘하고 재미있는 웹툰에 빠져들면서 뒤늦게 정주행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 시대이다. 자살률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은 사람들이 "죽겠다, 먹고살기 어렵다, 힘들다"라는 말들을 습관처럼 늘여놓는다. 이 웹툰은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자살을 시도하려는 자. 그 이유가 무엇인지 들어주고, 죽음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저승사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저승사자에 대한 편견을 버린 것이 <신과 함께>였는데, <내일> 역시 간지(?) 좔좔 나는 저승사자가 등장한다. 만화에서만 볼 수 있는 한 15등신(?)의 남녀 저승사자가 어찌나 매력적인지. 무엇보다 쿨내 진동하는 이들의 말과 행동에 나 역시 위로를 받았다.

취준생이었다가 얼떨결에 시한부 저승사자 대열에 합류하게 된 최준웅. 저승사자의 걸크러쉬 구련. 엉뚱하지만 정 넘치는 임륭구. 이 셋이 한 팀을 이루며, 죽으려는 사람들을 말리러 떠난다.

 

만화지만 기록하고 싶은 대사가 자주 나온다. 특히 죽음에 대해 말하는 부분에선 더욱.

아니잖아요.

아저씨는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이렇게 살고 싶지 않은 거잖아요.

그건 아저씨 스스로가

가장 잘 알 거예요.

왕따, 대입, 취준생, 우울...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사연이 이어진다. 누가 봐도 이해되는 상황. 그걸 보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다독여주고 말을 들어주는 저승사자가 있어 감정의 요동속에서 빠져나온 느낌이다. 구팀장의 말처럼,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을 뿐이니.

 

2권의 재수생 이야기도 인상깊었다. 보면서 시선이 멈추는 순간이 꽤 많았다. 그만큼 나도 이들만큼 힘들었던 거다. 그리고 이런 위로를 기대했나보다. 현실 속 인물이 아니라서 현실감이 떨어지리라 생각하는가. 현실 속 인물에게 털어놓지 못한 걸 저승사자에게라도 털어놔서 홀가분한 마음이 더 클 것이다.

인생 웹툰 <내일> 강력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