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 마당과 다락방이 있는 단독주택에 살며 쓴 그림 에세이
센레 비지 지음 / 애플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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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에 살고 있습니다>(센레 비지 글그림 / 애플북스 / 2019).

"저도요.^^" 라고 답하고 싶은 제목이다.

'마당과 다락방이 있는 단독주택에 살며 쓴 그림 에세이'란 부제와 '함께 글 쓰고 그림 그리는 부부'라는 저자와의 공통점이 이 책을 더 끌리게 만들었다. 글 쓰는 나와 그림 그리는 남편, 그리고 마당과 다락방이 있는 단독주택에 살며 이 리뷰를 쓰고 있으니, 이 얼마나 기막힌 우연인가.

 

저자가 '센레 비지'라고 해서 처음엔 외국작가인가 싶었다. 도심 속 단독주택에 사는 센레와 비지 부부가 경험한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주택살이 꿀팁을 전수해주는 재미있는 책이다. 이미 네이버와 다음에 <단독주택에 살아 보니>라는 제목으로 웹툰을 연재했고, 카카오 브런치북 프로젝트 #3에서 은상을 수상한 인기 웹툰이기도 하다.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 주택이 점점 늘어나는 요즘, 단독주택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얼마 남지 않은 단독주택이 얼마 후 빌라로 새로 태어나는 장면을 여러번 보았다. 하지만 주택에서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우리 남편이 그랬고, 센레 비지 작가가 그랬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서울 골목에 있는 작고 오래된 단독주택에 산 지 4년이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의 내용은 대부분 단독주택살이 1년차 때 작성한 것이라고 하니, 집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소박하지만 특별한 '나만의 공간'을 꾸미는 재미를 엿볼 수 있었다. 계절이 바뀌어도 모를 정도로 매일 똑같은 공간에서 똑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에, 단독주택 이야기는 낯설면서도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 한 컷이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해준다.

뭐지? 이 자유로움은?

 

 

 

 

급할 건 없어. 이 순간에 집중해. 지금 행복하잖아.

 

난, 반대했다. 주택에서 살고 싶은 남편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사람의 손이 닿아야 유지되는 주택의 삶. 왜 사서 고생인가. 아파트에서 편하게 살면 되지 않나.

하지만 단독주택 생활 3년차.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맘 놓고 뛰어다녀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어서 마음이 편하다. 부지런하게 가꾸진 않지만 해가 들고 나는 것도 보고, 계절이 바뀌는 것도 느끼고, 조용함과 한가로움이 느껴지는 삶.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주택 생활을 하면서 잘 몰랐던 사실도 많이 알게 되었고, 주택 관리 부분에서도 여러 꿀팁을 얻을 수 있어 유용했다. 특히 집을 지으면서 알게 된 사실들이 이 책에 나와 있는 걸 보고 기쁘기도 했다.

 

단독주택에서의 삶이 마냥 좋은 건 아니다. 손도 많이 가고 귀찮은 일도 많다. 하지만 그 모든 걸 잠재우는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 그리고 나 역시 단독주택에 오면서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고, 작게나마 이렇게 책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으니 분명 삶이 달라진 건 맞다.

 

단독주택에서의 삶을 동경한다면, 언젠간 단독주택에서 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세월이 감에 따라 집은 점점 더 낡을 테고 고쳐야 할 부분도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그것 또한 시간이 주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니 앞선 걱정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단독주택에 살면서 자연스럽다는 말이 좋아졌다.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 집은 더욱 우리를 닮아가겠지. 소박하고 따뜻한 집이 되기를 바라고, 우리의 삶 또한 그러기를 바란다.

 

 

고마워, 나의 단독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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