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냥 천천히 갈게요 - 내 방이 내 방다워지는 소품 인테리어 노하우
오누리 지음 / 팜파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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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 하나로 공간이 달라지는 경험을 누구가 해봤을 것이다. 집 꾸미기에 취미가 없는 나도 경험을 해봤을 정도이니. 그만큼 크고 작은 소품 하나가 주는 힘은 대단하다.

<나는 그냥 천천히 갈게요>(슬로우어 오누리 지음 / 팜파스 / 2019)는 '슬로우어'라는 인테리어 소품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오누리 씨의 공간 꾸미기 노하우가 담긴 책이다. 특히 이 책 제목은 작가가 운영하고 있는 소품 가게의 유리벽에도 써있는 문구이다. '슬로우어'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한 문장.

 

 

자신이 늘 있는 공간을 멋지게 꾸미고 싶은데 ‘뭐부터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먼저 ‘버려라’라고 말할 것이다. 버리는 과정을 겪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취향이 드러나기도 하고 나중에는 꼭 필요한 것만 사는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스무살. 일본으로 3년 간 유학을 가서 5평 남짓 자취방을 보면서 인테리어 소품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저자. 그래서인지 저자가 꾸민 공간은 일본 인테리어의 심플함을 닮아 있었다. 화려하지 않지만 포인트를 하나씩 주는 현실적인 꾸미기. 내가 원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가끔 불안함과 함께 초조함이 밀려올 땐 "나는 그냥 천천히 갈게요."라고 말한다. 불안한 나에게 말하는 주문과도 같은 말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이미 저만치 앞서 있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냥 나대로 천천히 가야지.’ 수도 없이 반복했던 마음 속 위로의 말이었다. 그 문구가 지금 슬로우어의 슬로건이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려도, 작지만 가치 있는 가구를 만들고 싶었다. 그것이 슬로우어의 속도와 의미, 방향 그리고 그 가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느리지만 꾸준히 그 마음을 이어 나가고 싶다.

 

 

저자는 자신의 신혼집을 고치고 꾸미는 과정을 자세히 보여줌으로써 공간을 바꾸는 게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시켜주었다. 특히 일명 '관'으로 불리는 신혼부부의 침대가 참 인상적이었다. 부부의 수면 습관을 반영한 특이한 침대. 침대 프레임이 바닥보다 낮고 사방에 벽을 둘러서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 것 같다.

 

 

저자가 운영하고 있는 슬로우어란 가게에 직접 가보고 싶다. 사진을 보니 어렵게 모은 인테리어 소품들이 가득했다. 소품 하나만으로도 멋진 공간 꾸미기가 가능할 테니 그 마법의 힘을 나도 한번 느껴보고 싶다.

'슬로우어'는 이제 잠원동 생활을 마치고 두 번째 공간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장사도 잘 되고, 물건도 많아지는데 이를 담기에는 매장이 너무 작기 때문이란다. 이제 막 두 번째 공간에서 시작하는 '슬로우어'. 어쩐지 그 공간 안에 들어서면 시간이 천천히 흐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제목처럼, 슬로건처럼, 글도 천천히 차분하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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