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 - 한국 대기업에서 생존하는 애런과 실리콘밸리에서 혁신하는 브라이언의 이야기
유호현 지음 / 스마트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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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유호현 지음 / 스마트북스 / 2019)

책 제목을 처음 듣자마자 드는 순간은 '이기적인 직원'과 '최고의 회사'의 상관관계였다. 이기적인 직원이 가득한 회사라면 잘 굴러갈 택이 없을 텐데, 모순 아닌가 라는 생각이 맨 처음 들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이기적인 직원으로 가득해야 회사도 직원도 발전할 수 있구나 깨달았다. 그리고 맨 처음에 들었던 나의 생각은 '내가 전형적인 한국 직장인'에서 기인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5명의 선후배가 함께 쓴 <실리콘밸리를 그리다>의 공동저자이기도 한 저자는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엔지니어이다. 트위터에서 일하고 현재 에어비앤비에서 일하며, 자유분방하지만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실리콘밸리에서의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실리콘밸리를 그리다>를 읽으면서도 내심 "부럽다, 나도 거기서 일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간절했는데,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 역시 나의 20년 가까운 직장생활이 무색할 만큼 하루하루 너무 부러운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는 게 눈에 보였다. 회사에 어서 가고 싶어 휴가가 끝나길 바라는 마음이라니...회사를 다니면서 그런 순간이 단 한 번이라고 있었은가 싶다.

이 책은 한국의 '위계조직'과 실리콘밸리의 '역할조직'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비교를 하고 있다. 한국의 애런과 실리콘밸리의 브라이언을 보면서 각 조직의 특성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역할조직에서 CEO는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고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엔지니어는 실제 코드를 작성하며 시스템을 설계하고, 엔지니어링 매니저는 엔지니어가 최대한 효율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다른 팀과 문제는 없는지를 끊임없이 물어보고 조율한다. 프로덕트 매니저는 자신이 맡은 프로덕트가 사용자에게 어떻게 비쳐지는지, 프로덕트를 개선하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린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실리콘밸리는 조직원이 상하관계라기보다는 수평관계에서 본인의 포지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 비해 우리나라도 조직문화가 많이 변화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느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물론, 무조건 실리콘밸리의 문화가 옳다고 볼 수만은 없다. 하지만 근본 취지라는 것을 따져본다면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근무조건이 아닐까 싶다.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가 모든 회사에 최대한의 효율과 직원의 행복을 보장하는 체계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의 기업문화가 제조업에 최적화되어 있는 것처럼,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는 혁신을 이루어내는 소프트웨어 산업에 최적화되어 있다. 그 과정에서 직원들이 많은 연봉과 워크-라이프 밸런스를 갖게 된 것은 세상을 바꾸어가면서도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실리콘밸리 체제의 좋은 경제효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위계조직과 역할조직에 따른 '성과주의'와 '기여주의'도 비교를 한다.

기여주의를 채택한 기업에서는 "당신은 얼마만큼 많이 생산했습니까?"가 아니라 "당신은 우리 회사의 미션에 어떻게 기여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즉 획일화된 생산량이 아니라 주관적인 기여도가 평가기준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해고'도 하나의 '축복'으로 여기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해고가 되어서 슬픈 게 아니라 '대박 기회'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웃기면서도 부럽다.

 

 

책에는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 조직에서도 자주 듣는 단어인 '애자일'이란 단어가 등장한다. 조직을 유연하고 수평적으로 운영하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자유로우면서도 책임감 있게 일하는 최상의 회사라고 볼 수 있다. 애자일이 무엇일까 궁금해 하는 독지를 위해 그림으로 차이점을 알려준 것도 인상깊었다.

 

  

직장인에게 직장은 하루의 1/3에서 많게는 반을 보내는 삶의 중심이다. 그런 만큼 조직에 몸을 담는 동안 내내 갑갑하고 힘들고 우울하다면, 이를 개선할 작은 돌파구라고 필요하지 않을까. 과로와 스트레스로 건강을 망치고 삶이 엉망진창되는 걸 원하는 직장인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의 좋은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우리나라 조직도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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