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쓰기가 이렇게 쉬울 줄이야
양원근 지음 / 오렌지연필 / 2019년 1월
평점 :

글은 누구나 쓰지만, 책은 특별한 사람만 쓰는 것이라 생각했다. '출판'이라는 과정은 아무나 거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
하지만 이건 나의 고정관념이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읽은 책 중 소위 '작가'가 아닌 '일반인'이 쓴 책도 꽤 많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전문 영역을 상세하게 알려주는 사람도 있고, 감수성 충만한 에세이나 시를 SNS에 쓴 것을 모아서 출간한 사람도 있다. 무엇보다, 나와 가장 가까운 배우자 역시 그림책작가로 책을 낸 것을 보면, 책을 내는 사람들은 따로 있는 게 아니었다.
?
<책쓰기가 이렇게 쉬울 줄이야>(양원근 지음 / 오렌지연필 / 2019)는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다는 전제로 하여, 실질적으로 책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제목부터 솔깃하다. 알고보니 이 책을 쓴 양원근(제임쓰양) 엔터스코리아 대표는 20년간 출판기획을 전문으로 해온 출판 전문가로서, 지금까지의 출판기획 경험과 노하우를 고스란히 이 책에 담아서 출간하게 되었다.
?
책을 보니 일반인도 쉽게 책을 낼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은 물론, 실질적인 출판 프로세스를 알려줌으로써 책쓰기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일종의 매뉴얼북이다. 이 책을 보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할 것이다. 저자는 그 가려운 부분을 먼저 말해준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도 책을 쓸 수 있나요?" 대답은 "그렇다".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다는 관문을 통과하니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책을 만드는 데 있어 제목과 카피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강조하였다. 같은 내용이라도 어떤 제목과 카피를 붙이냐에 따라 판매량이 확 달라지니 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작가로 타고난 사람과 만들어진 작가. 예전에는 전자만 인정을 받았지만, 이제 후자로 작가의 범위가 넓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긴다.

책에는 저자가 실제로 참여한 다양한 출판 사례를 보여주어 더욱 흥미로웠다. 엄청난 베스트셀러였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원제가 <칭찬의 힘>이었다니. 이 얼마나 심심한 제목인가. 이 제목만으로도 나도 책장을 펼쳐보았으니 책을 열어보게 만드는 제목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이렇게 제목을 바꾼 이가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제임쓰양 대표란다.

이 책은 자신의 책을 출판하기 위해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하는지 16단계로 나누어 설명한 것과 글을 쓰는 10가지 방법 등 실질적인 노하우가 많이 들어있다. 사실 이런 내용들은 출판 현장에서 직접 겪으면서 깨닫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며,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유용한 팁이라서 이 책의 가치가 남다르게 느껴졌다.
?
살면서 자신의 이름이 박힌 책을 갖게 된다는 게 어떤 기분일까. 나는 직접 느껴본 적은 없지만, 바로 옆에서 자신의 책을 보며 벅찬 표정을 짓는 남편을 보며, 주변에 자신이 쓴 책을 내미는 지인들을 보며, '나도 언젠간'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그 꿈을 본격적으로 꾸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