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창업에 대한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이야기

5500만원으로 작은 식당 시작했습니다
김옥영.강필규 지음 / 에디터 / 2018년 11월

요즘 가장 즐겨보는 TV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백종원의 골목식당>. 골목상권을 살린다는 취지로 백종원 대표의 솔루션을 엿보는 재미도 있고, 식당 사장의 땀과 노력의 대가를 보기도 하며, 방송 타는 것에만 치중한 나머지 온갖 욕(?)을 듣는 식당 사장도 있다.

여기서 깨닫는 건, 자영업 특히 음식장사는 정말 어렵다는 것.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며, 철저한 준비를 하고 시작해도 늘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것. 그래서 처음부터 작게 시작해서 키우는 게 방법인 듯하다.

<5500만원으로 작은 식당 시작했습니다>(김옥영 강필규 지음 / 에디터 / 2018)는 적은 비용으로 작은 식당을 차린 부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요리사인 남편과 출판편집자인 아내가 작은 식당을 차렸다. 이제 막 차린 것이 아니라 벌써 10년, 세 번째 식당이다. 책에는 10년의 노하우와 좌충우돌 스토리가 디테일하게 그려진다.

출판편집일을 오래 해서 출판사 대표까지 역임한 아내가 20년차 요리사인 남편과 식당을 차리게 된 이유와 과정이 가감 없이 사실적으로 그려져서 마치 옆에서 보고 있는 듯 생생했다. 주변에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이 없어서 이렇게 실질적인 이야기를 듣는 건 처음이다.

'처음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작은 식당 입문서'라는 부제에 어울리게, 맨 처음부터 오픈까지 단계별로 필요한 체크리스트와 실제 경험담이 담백하게 담겨 있었다. 연신내, 대조동, 그리고 지금 동대문구청 옆에 이르기까지 세 번의 식당 오픈을 거치며 입지부터 자본금, 인테리어, 시설, 인건비, 메뉴, 홍보까지 식당 차리는 데 필요한 모든 단계를 꼼꼼하게 챙겨주었다. 특히 <2nd 키친>에서 <두번째 부엌>으로 이름이 바뀌게 된 사연도 재미있었고, 인테리어 과정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회사를 다닐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회사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신의 역할만 잘하면 된다.
그러나 창업은 다르다.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일을 다 알아야
제대로 창업할 수 있다.
문제는 세상이 내 맘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일도 계획한 대로, 일정대로
착착 진행되지 않는다.
그래서 창업은 전쟁의 또 다른 이름이다.

당신도 식당을 만들고자 하는 꿈이 있다면
당장 점포를 알아보러 부동산을 찾아다니지 말고,
콘셉트 잡기부터 하라고 꼭 조언하고 싶다.
안 그러면 시간이 돈이라는 것을
오픈 준비 시부터 절감하게 된다.

저자는 무언가 숨기거나 감추지 않고, 모든 걸 오픈했다. 월세, 보증금, 권리금, 매출, 시설비, 인테리어 등등...창업에 관한 많은 책들이 이상적인 것만 말해주고, 실질적인 이야기는 감추는 경우가 태반인데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은 경험에서 나온 걸 그대로 실은 것이라 생각하기에 식당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볼 책이다.

'작은 식당'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책도 일러스트와 사진, 담백한 어조로 구성되어 있어 잔잔하게 읽는 재미가 있었다. 역시 출판편집자답게 글 자체도 잘 읽혔다.

이제 평생 직장은 사라졌다. 그리고 평생 직업도 없다. 인생 2막, 인생 3막을 고려할 때 후보군에 '식당'이 늘 포함된 사람이라면 이 책처럼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것도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