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을 강요받는 시대. 안티 집중력으로 돌파하라

집중력은 필요 없다 - 집중하지 않고도 저절로 일이 술술 풀리는 최강의 두뇌사용법
모리 히로시 지음, 이아랑 옮김 / 북클라우드 / 2018년 10월

몰입의 시대이다.
어떻게 하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을까, 집중력을 높이는 10가지 방법 등등 집중력을 강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다보니 '집중력은 필요 없다'고 외치는 책 제목이 오히려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집중력이 뛰어난 사람이 각광을 받는 시대이다. 어린 아이들이 가만히 앉아서 집중력 있게 책을 읽는 것만큼 부모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는 게 없으니까. 그리고 학생이 되어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라며 집중할 것을 강요하고, 직장인이 되어서도 집중하지 못한 사람은 일을 못하는 쪽으로 분류되는 것이 일상적이다.

그런데 달리 생각해보면 집중력을 강요받는 시대이기도 하다. 꼭 집중해야만 성과를 낼 수 있는 건가. 집중해서 얻는 것이 무엇인가.

<집중력은 필요 없다>(모리 히로시 지음 / 북클라우드 / 2018)의 저자인 모리 히로시는 '안티 집중력'을 설파하며, 굳이 집중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책에서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 나고야국립대학교 공학부의 조교수이자 소설가, 에세이 작가이기도 하다. 현재는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그런 그가 이런 책을 쓰게 된 것은 '집중력에 대한 우리의 지나친 신앙이 스스로를 기계처럼 만들고 있을 뿐'이라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는 한곳에 오래 집중하기보다 '분산사고'를 통한 관점의 확대로 인해 1일 1시간의 집필만으로 모든 작품을 소화하고 있다. 그렇다고 늘 부산하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많은 정보를 편견 없이 흡수하고 계속 생각하는 것은 늘 하고 있지만, 집중하는 시간은(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몰입해서 생각 속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그가 공학과 교수와 작가라는, 어찌보면 관련이 없어보이는 두 분야를 넘나들을 수 있었던 것도 '분산사고'의 성과라고 한다. 다(多)시점, 반(反)집중, 비(非)상식의 사고를 가진 청개구리 뇌. 이를 위해 늘 사방을 관찰하고 시야를 넓게 잡으라고 말한다. 그리고 중요한 건, '매일 쓰라는 것'. 그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하루 10시간을 몇 번 하고 끝내는 것보단 매일 1시간씩 하는 게 효율적인 면에서도 월등히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보며 밑줄을 많이 그었다. 그만큼 색다른 관점이 돋보이는 책이다. '그래서 분산사고는 어떻게 하는 건데?'라고 물었을 때 저자는 똑 떨어지게 답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르니까.

다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활 패턴을 알고 그 가운데 집중력이 얼마나 되는지 판단하여 매일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곳에 늘 집중하는 것은 시야를 좁히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긴장이 완화된 상태에서 늘 주변을 살피고 호기심을 발동하라고 한다.

집중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으니 가슴 한켠이 시원하게 뚫리는 느낌이다. 집중력을 강요받아온 것에 대한 해방감이랄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