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희의 기담 -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옛이야기
오정희 지음, 이보름 그림 / 책읽는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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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외할머니가 우리집에 오셔서 한동안 같이 산 적이 있었다. 이제는 안 계시지만 지금도 그때도 외할머니는 나에게 늘 따뜻한 품이었다. 특히 잠잘 때 들려주시는 옛날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방구쟁이, 소가 된 게으름뱅이, 두꺼비 등등...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옛이야기 <오정희의 기담>은 그런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할머니의 옛이야기'이다. 우리나라 문학을 대표하는 오정희 작가가 <강원설화집>을 바탕으로 8편의 옛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릴 때 이불을 쓴 채로 눈만 빼꼼히 내밀고 보던 '전설의 고향'처럼 재미있고 기괴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한 편 한 편마다 구구절절하고 한이 서린 이야기, 소망과 간절함, 그리움, 슬픔, 권선징악 등 우리 옛이야기에 담긴 옛사람의 정서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중간중간 이보름 작가의 그림이 어우러져 이야기에 더 깊이 몰입하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어른, 아이, 남녀노소가 두루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책을 써보고 싶다는 오정희 작가의 꿈이 이 책을 통해 이루어진 듯하다. 이 이야기들은 내가 지금 아이들에게, 또 나중에 시간이 흘러 내 아이의 아이들에게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로 삼기에 그만이다. 그때까지 기억하고 싶다.

우리 옛이야기를 읽는 동안 마음이 참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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