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눈부시게! - 김보통의 내 멋대로 고민 상담
김보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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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 '김보통'이라는 작가 이름을 알게 된 게. <아만자>라는 전작을 읽고 싶었지만 마음 아플까봐 읽지 못했던 세월이 있었다. 누구보다 그 현실을 알기 때문에, 생생히 봐왔기 때문에 책으로 또 한번 상처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주변에서 <아만자>를 재미있게 본 사람들이 추천을 해주어서 한번 용기를 내볼까 생각하던 참이었다.

<살아, 눈부시게!>(김보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를 보고나서야 <아만자>를 열어볼 수 있을 거란 용기가 생겼다. '김보통의 내 멋대로 고민 상담'이라는 부제가 멋쩍을 정도로 냉정함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실질적인 고민 상담이 책에서 이루어졌다.

대부분 젊은 사람들의 고민이 주를 이루었고, 고민 자체도 매우 비숫하지만 솔루션은 다양했다. 힘들다, 죽고 싶다, 희망이 없다, 살아갈 이유가 없다 등등 말만 들어도 암담한 고민들이 이어졌다. 그만큼 요즘 사람들이 많이 힘들게 살고 있다. 그런 나에게, 그런 우리에게 '김보통' 작가처럼 따끔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고독이, 미묘, 노골이 등 3마리의 캐릭터가 나와서 독자의 고민을 상담해준다. 사이다도 있고, 공감도 있고, 응원과 때론 질책도 있는데 그게 힘이 되더라. 참 신기하지. 뭔가 특별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고, 뾰족한 수를 주는 것도 아닌데,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민자의 고민을 해결해주니 말이다. 툭툭 내뱉는 말이 그렇게 마음에 남았다. 예를 들면 이런 거. 누군가 외롭다고 하자...

인생의 기본 설정값이
'외로움'이기 때문입니다.

 

 

 

 

봄이 되어 벚꽃이 피어나는 데
이유가 있겠습니까?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 같은 거야 뭐, 대충
적당한 걸 붙이세요.

어차피 다 죽는 걸요, 뭐.
벚꽃도, 나도, 당신도.
그러니 그냥
피어나세요!

 

 

 

사람이 죽는 건
왜 슬플까요?

문득문득 잘못한 일이 떠오르는데,
미안하다는 말을 해 줄 수 없거든요.

용서받을 수 없다는 건
슬픈 일이더라고요.

 

 

 

하고 싶은 건,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을 때
하면 돼묘.

 

 

 

생각해보면, 살아갈 이유가 많은데 그걸 모른 채 살아간다. 억지로 살아간다. 똑같은 시간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누군가는 엉망으로, 누군가는 눈부시게 살아간다. <살아, 눈부시게!>를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엉망진창인 내 삶도 누군가 그렇게 살고 싶었던 하루였기에 하루를 살아도 눈부시게 살라고 말하는 듯하다. 누군가 떠나보낸 사람은 안다. 이 삶이 얼마나 찬란한 것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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