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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때리기의 기적 - 생각을 멈추고 여유를 찾는 뇌의 비밀
스리니바산 필레이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지금껏 항상 집중해야 한다고 들어왔고 믿어왔다. 그래야 학습 능률도 오르고, 업무 효과도 볼 수 있으니까. 물론 맞는 말이지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집중의 순간'을 강요받아온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멍 때리기의 기적>(스리니 필레이,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8)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항상 집중하고 싶을 순 없는데 집중하지 않으면 루저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만드는 사회적 통념. 그래서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데 집착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의 저자인 스리니 필레이는 하버드대 정신과 의사로 스트레스 및 불안 전문가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권위자이다. 이 책은 '생각을 멈추고 여유를 찾는 뇌의 비밀'이란 부제에 맞게 생각을 멈추고 멍 때리는 것의 효과를 뇌 과학적으로 설명해 준 깊이 있는 책이다.

아마도 비집중에 미치는 가장 일관성 있고 심오한 영향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의 활동 증가일 것이다.
DMN은 사람이 휴식하는 동안에는 활발히 기능하지만,
집중해서 일하는 동안에는 대부분 비활성화되는
뇌 부위를 통틀어 가리킨다.
이 책에서는 DMN을 '비집중 네트워크'라고도 부르겠지만
집중할 때도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집중해서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DMN이 비활성화되지 않으면
집중하는 능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멍 때리는 동안 활성화되는 뇌 부위를 DMN, 즉 비집중 네트워크라고 부른다. 이 기능을 잘 활용할 때 오히려 집중도 더 잘하게 된다. 저자는 다양하고도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하고 있다. 물론 전문적이고 어려운 내용도 있었지만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은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생각없이 지껄이는(?) 낙서에도 심오한 의미가 담겨있고 만지작거리는 것도 뇌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니 놀라웠다. 낙서를 통해 생각의 긴장을 풀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앞으로 자주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긴장하는 삶, 걱정하는 삶, 뭔가를 해야 하는 삶에서 벗어나보자. 24시간을 꽉꽉 채워 사는 게 열심히 사는 거라 생각했던 내게 따라오는 건 일중독 혹은 번아웃뿐이었으니까. 멍 때리기 대회가 각광받는 것도 너무 촘촘하고 빡빡한 삶에서 잠시 벗어나보라는 건 아닐는지. 하루에 단 10분이라고 멍 때리기를 해봐야지. 그리고 놀라운 기적을 체험해 봐야지.

삶에 '마음'을 통합하려면 일주일에 한 번 '마음을 찾는 시간'을 정해
혼자서나 친한 사람과 함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
시간을 많이 들일 필요는 없지만
삶의 올바른 방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