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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철학자 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 ㅣ 현대지성 클래식 18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4월
평점 :

믿어지지 않는다. 이 책이 2천년 전에 씌여진 것이라니. 지금 시대에 견주어봐도 손색이 없을 만큼 시대를 뛰어넘는 사색을 담고 있다.
<명상록>은 로마 제국의 16대 황제이자 스토아학파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121-180)가 저술한 것으로, 아우렐리우스가 자신의 생애 말기에 외적들의 침공을 제압하기 위해서 제국의 북부 전선이었던 도나우 지역으로 원정을 간 10여 년에 걸친 기간 동안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철학 일기다.(라고 서론에 써 있다.)
철학이라고 해서, 고전이라고 해서 책장을 넘기기 어려울까 선입견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고, 깨달음을 주는 글이 무척 많았다. 처음엔 기록에 남기고자 사진을 찍었는데, 이건 문장마다 다 찍어놔야 할 정도로 좋은 글이 많았다.
생각해보니 우리 친정집엔 책이 참 많았다. 책을 좋아하는 아버지 덕분인데, 책장 맨 끝에 꽂혀 있던 책이 바로 이 <명상록>이었다. 어린 마음에 이 책을 펼쳤을 땐 '대체 무슨 뜻...?'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제 내가 아버지 나이가 되고 책을 새로 펼쳐보니, 감흥과 감동이 생겼다. 이게 연륜이란 건가. 당시 책장을 펼쳐보셨던 아버지도, 이런 삶의 무게를 견디고 계셨던 거구나 싶었다.
책은 삶과 죽음, 인생, 사회, 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사색이 담고 있었다. 특히 '죽음'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저자의 꾸준한 생각이 돋보였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궁금해하는 사후세계에 관한 저자의 생각도 엿볼 수가 있었다. 이게 2천년 전의 생각이라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명상록>은 한 번에 읽고 덮을 책이 아니다. 빠르게 읽고 줄거리를 남길 책도 아니다. 하루에 한 장, 아니 하루에 한 문장씩 되새기고 생각을 깊게 할 화두를 던져주는 책이다. 오늘의 명언이랄까. 그렇게 하루하루 모토로 삼아도 좋을 명저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