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 - 개정증보판
안정효 지음 / 나남출판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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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마 "하면 예전 1991년 "은마는 오지 않는다" 란 영화가 떠오른다. 그 영화의 원작이 이 책인듯 하다. 지금 나온 "은마" 는 요즘의 책으로 옷을 갈아입고 나온 책이긴 하지만 예전의 영화의 원작이랑 크게  다르지 않을 듯 하다. 그런데 그때의 느낌이랑 지금 책을 읽은 느낌은 많이 다르다.

 

영화 "은마는 오지 않는다" 는 왠지 화려한 느낌이 든다. 양공주들의 화장때문인지 일단은 붉은 색깔이 먼저 떠오른다. 그 화려함 때문에 책도 그러하리라고 생각하였다. 또 예전의 느낌 그대로라면 그래야만 했다. 하지만 책 "은마"는 그렇지 않다. 그냥 전쟁도 피하는 고립된 시골마을의 풍경이다. 그곳에서 마냥 전설만 쫓아가는 어린 아이들이 있을 뿐이다.

 

강을 끼고 있어서 사공이 끌어주는 나룻배를 타야만 읍내를 갈 수 있는 자그마한 섬마을이 이 책의 배경이다. 그곳은 그러한 조건이어서 그런지 전쟁도 거의 피해갔다. 그곳에서 나고 자라서 그곳의 훈장님이 맺어준 사람이랑 결혼까지 한 언례가 주인공이다. 언례는 홍수때문에 신랑을 잃고 3살된 만희와 10살 넘은 만식이와 그렇게 순박하게 살아오고 있다. 만식이는 여느 아이처럼 눈을 뜨면 친구들과 모여 마을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전쟁구경을 하는 밝은 아이였다. 그러던 어느날...전쟁도 피해가는 듯한 마을에 전쟁막바지 무렵 유엔군이 마지막 인민군을 따라 그곳까지 들어오게 된다. 그 밤에 유엔군인 둘이 돌아다니면서 마을여자들을 겁탈하려고 내려온다. 다른 사람들은 다 피해갔지만 한곳 밤나무집에 있던 언례는 그들에게 당하고 만다. 그날부터 그들의 삶은 달라진다.

 

항상 일찍 일어나고 하던 언례는 낮에는 밖으로 나오지를 못한다. 만식이도 엄마가 그렇게 된 후 부터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지를 못하고 집밖으로 나오지를 않는다. 마을사람들의 말하지 않는 냉대와 무시속에서 점점 외톨이가 되어간다. 그렇지 않아도 살아가기 힘든 언례는 자기만의 탈출구를 찾아간다.

 

조용한 마을을 지키기 위한 황부자와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한 언례의 싸움은 어찌보면 힘이 없는 나라의 이야기인듯 하다. 힘이 있었으면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을테고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언례처럼 다른나라 군인에게 당하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무지의 마을사람들이 일을 당한 피해자를 피해자로 보지 않고 가해자로 보는 관점이 한 여자를 상처에서 일어나는 방법을 달리 시킨것 같다.

 

순박하고 한 마을의 인원이 소외되고 외부인이 되어서 살아가는 방법을 그려낸 책이라 화려함 보다는 아리아리한 아픔이 남아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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