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 작품으로 말하다
이은식 지음 / 타오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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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은 오늘날의 언어로 만능 엔터테이너이자 탤렌트이다. 재주와 끼는 탤렌트  못지않게 다양하게 지니고 있다. 물론 기생이란 남자들과 함께 어울려서 나쁘게 사람들 머리에 기억되어 있지만 그들은 결코 나쁘지 않는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사람들이었다. 당당하게 한 시대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이었으니 말이다. 

조선시대에는 여인들이 집안 깊숙이 숨겨져 밖으로 나서지 못했기에 이름을 알릴수가 없었던 하다. 그중에 알려진 사람은 허난설헌과 신사임당이 있다. 신사임당은 이해의 폭이 넓은 율곡 이이의 아버지를 만나 자신의 이름을 아름답게 남길 수 있었던 듯 하다. 하지만 허난설헌은 본인의 자유로움을 받아줄 수 없는 그릇이 작은 경상도의 학자집안으로 시집을 가서 삶이 그리 평탄치 못한 걸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여인네들이 이름을 드러낼수가 없었다. 그런데 다른 시대에서는 그나마 여성들이 자유로워서 많은 작품이 있었겠지만 시대가 오래인지라 현재까지 남은것이 없나 보다.  

조선시대에 그나마 조금은 자유롭게 배울수 있었던 여인네들이 기생이었다. 그들은 당시의  풍류객이자 한량이었던 남자들과 함께 말을 나누고 소통하는 사이이기도 했었다. 그들과 함께 있을때 글을 짓고 그 글을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종이에 적었을 것이다. 그들의 글과 작품은 그들과 함께 어울리는 이들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던 듯 하다. 


많은 기생들이 나이와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하였나 보다. 기생들은 그냥 있는 남자들과 어울림이 끝인 줄 알았는데 사랑또한 진하게 하였다. 대부분 관직있는 이들과 사랑을 하는 기생들은 관에 속해 있었을텐데도 관에서 이탈하여 떠나간 연인을 찾아가기도 한다. 목숨을 건 사랑인것 같다. 그래서 그들의 작품은 사랑과 이별 그리고 그리움을 남긴 작품들이 많다. 그 사랑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 문집에도 실어줄 만큼 말이다.


덤으로 이책은 그들과 함께 사랑의 이야기를 만들어낸 그 시대의 유명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준다. 허균, 이달, 최경창 같은 인물들..특히나 퇴계 이황까지 알게 해준다. 퇴계 이황의 이야기가 나왔을땐 약간의 충격이기도 했다.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학자로 배웠는데 그도 기생 두향과 함께 사랑을 하기도 했던 인간미 넘치는 사람인것을 알게 되어 좋았다.


또 다른 한편의 생각으로는 그네들 둘은 사랑을 진하게 했을지 모르겠지만 타지에 신랑을 보내놓은 마눌들은 어떻게 했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칠거지악으로 정처들을 똘똘 묶어 놓고 그 사랑마저도 받아들이게 했었던 시대가 약간은 씁쓸하기도 하다. 그것이 지금의 사람들에게도 은근히 내려지는 듯 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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