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조르르 늘어놓은 마트료시카 인형을 볼 때면, 오래전 제일 작은 인형을 쓰다듬으며 외삼촌의 진심을 믿었던 엄마처럼 혹시 나도 안쪽에 숨어 있는 인형은 까맣게 모른 채 듬직하게 우뚝 선 제일 큰 인형만 보면서 오해한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도 생겼다. (p.38)
"나는 황금알에서 태어났지만, 아무도 그런 것엔 관심이 없었어."(19쪽)
사랑에 쓰일 수 있는 물건은 다른 잔인한 것에도 쓰일 수 있기 마련이다. (136쪽, 리틀 베이비블루 필)
"....이게 다 끝난 뒤에 내 가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지는 모르지만…… 단지 지금은 그 변신의 한가운데 있는 것이라고. 그러니까 이게 끝이 아니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해." 반장이 말을 마치는 순간 무언가 뜨거운 돌덩이 같은 게 내 가슴속에서 솟구쳤다. 반장은 지구인에게 체포당한 외계인 같은 모습을 하고서도 여전히 반짝거리는 말을 하고 있었다. 엉망이 된 게 아니라 변신을 하고 있는 거라고? 되돌릴 수 없는 끝에 선게 아니라 변신의 한 가운데 있는 거라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3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