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침묵과 비슷한 길이 계속 이어졌다. 표지판 하나 보이지않았다. 어제 신나게 노래를 부르던 이들도 오늘은 시작부터조용했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온통 검은 논밭이었다.
이제 그때와 똑같은 얼굴을 다시는 볼 수 없겠지. 누나의눈,코,입 모두 기억 속에서 선명했지만 이제 그 모습을 실제로 보기는 어렵다. 달라진 얼굴이라도 누나가 보고 싶었다.
"이런 걸 스쾃이라고 한다죠?"폐가에 남겠다고 말한 2조 일원 중 한 명이 물었다. 스쾃이뭔지 옆에 있던 다른 남자가 묻자 내현이 대신 대답했다."스쾃, S, q, u, a, t. 빈 건물 같은 데 사는 걸 말하는 거지.""다른 말로는, 무단 침입에 가택 점거?"
사람들은 하나같이 똑같아 보였다. 한마디로 조직적이었다. 같은 것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조직이 생기는 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