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학자의 인문 여행
이영민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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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 즉, “보고 싶은 만큼 알아야 한다”


이 책을 가장 압축적으로 알려주는 문장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2013년부터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강의해 온 교양 과목 <여행과 지리: 글로벌화의 지역 탐색>을 엮어 낸 것이다. 매 학기 개설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2000명이 넘는 학생이 수강한 인기 강의의 내용을 묶은 것이라고 한다.


학교에서의 지식이란 조금 실용성에서 벗어나 있다. 고등학교든 대학교든 졸업하고 사회에 나갔을 때에는 사실 지식이 아닌, 실생활의 유용한 정보를 배우는 것은 사실상 그렇게 많지 않다고 느낄 때가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에도 노동이 무엇인지 모르고 하다 보니, 상처를 입는 경우가 있다.


지리도 마찬가지다. 지리라는 게 고교과정에서 배운 것이 전부인 나로서는 실생활에 적용할 일이라고는 네비게이션이나 어디 길찾으러 갈 때가 전부였다. 하지만 이 책에서 보여지는 ‘지리’란 장소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지식이었다. 독특한 자연환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펼치는 역동적인 삶의 이야기였던 것이다.


이 책에서 짚고 있는 ‘여행‘도 마찬가지다. 남들이 가니깐, 좋다고 하니깐 가는 것이지 어떤 곳을 갈지, 어떤 것을 염두해 두고 가야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리를 알고 떠나는 여행자는 단순한 구경꾼이 아닌 참여자로서 여행지를 들여다보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이란 다양한 장소에서 사람들을 만나 다름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여행은 개고생이다. 그 고생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넓고 따뜻한 시선”

“여행지를 고르지만 말고, 어떻게 바라볼지 고민해야 합니다.”


저자는 여행 자체로의 여행, 인문학적 베이스의 여행 등 여행의 여러 지점들을 짚어주고 있다. 그래서 한 장 한 장 읽다 나가다보면, 여행에 대한 고찰, 그리고 자세 등을 정립하여 ‘여행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들을 나에게 되묻게 하였다.


더미북 이벤트로 받은 책자다 보니, 다소 책 전체의 내용을 다 알 수는 없었지만, 책 자체의 가치와 실용성은 추측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전체 내용이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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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접합 전문가 - SF단편집
하시문 지음 / 케포이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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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드라마 등 SF 장르물이 나올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이미 국내에서도 헐리우드 흥행작이 나오고 있다. 또, 한국의 로맨스, 스릴러, 드라마 장르에 집중된 상황에서 새로운 장르물이 나와 시장을 개척해준다는 것은 업계에서도, 관객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SF문학계에서는 많은 노력을 이미 해왔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국내 SF문학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다소 그 열정에 보답하지 못해왔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이 책이 반가웠다.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수상작’이 수록되어서 반가웠고, 그 상이 벌써 8회째를 맞이한다는 것도 반가웠으며, 이 정도 분량의 단편집이 나온다는 것도 반가웠다.

 

총 11개의 단편마다 다양한 소재들을 다루고 있다. 신체강탈자, 기억삭제프로그램, 디스토피아, 로봇, 안드로이드, 수지접합, 드라큘라(드라큘라도 SF물소재인가?) 등등 다양한 소재, 참신한 작품이 오늘의 삶과 진실, 부성애 등을 담고 있었다.

 

작가는 이 책에 싣지 않은 다른 습작품도 많았을 것 같다. 과학적인 사실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고, 미래는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으며, 관련 분야에 대한 조사도 꼼꼼히 한 흔적들이 있었다.

 

다만 아직 국내 SF문학 장르가 활성화 되지 않은 탓인지, 구성이나 완성도 면에서 다소 아쉬울 수 있는 작품들이 있었다. 물론 이는 세계 SF문학의 마스터피스 때문에 높아진 눈높이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반가웠고,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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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엔 너무 젊고 살기엔 너무 가난하다 - 행복한 부자가 되는 사칙연산의 비밀
김남순 지음 / 북스코리아(북리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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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현실성과 비애가 묻어난다. 요즘 세대들이 느끼는 현실적 격차와 기성 세대들도 경험한 과거들을 통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제목이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반가운 사람도 있지만, 경제력 때문에 무서워지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다 경제력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건축학을 전공하고 건설회사를 다니는 당연하고도 일반적인 시작이었다. 하지만 다닌지 6년만에 회사가 망했고, 이에 금융 쪽으로 방향을 돌려 요직을 경험했다. 아마 저자가 이런 책을 쓰고, 금융 쪽 임원을 그만두고 이런 책을 쓰고 현재의 대외활동을 하는데에는 그 때의 상처와 기억이 남았기에 가능했으리라는 추측을 하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부자가 되는 방법은 돈의 속성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부자들이 꿰뚫고 있는 돈의 다섯 가지 속성-버는 것, 쓰는 것, 불리는 것, 나누는 것, 챙기는 것-을 키워드로 삼아 부자가 되는 비법을 소개하고 있다.

 

또, 부자들은 돈의 속성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그들만의 특별한 사칙연산을 적용한다. 수입은 늘리고(+) 지출은 통제해서(-), 그 차액을 모으고 불려(×) 꼭 필요한 곳에 잘 나누어(÷) 사용하는 것이라고 깨우쳐 주고 있다.

 

그리고 이를 각 5개의 챕터로 나누어서 생활 속에서 어떻게 이를 실천하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해나가야할 지 구체적으로 답을 주고 있다.

 

특히, 저자가 제안한 것은 ‘재테크’가 아닌 ‘가정경제관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이다. ‘가정경제관리’란 인생의 재무 목표들을 달성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설계도면 같은 것이다. 결혼, 내 집마련, 노후 대비 등 생애 전반에 큰 돈이 필요한 시기를 여러번 맞이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 삶의 특정 시기에 반드시 달성해야 할 재무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을 하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나도 똑같지는 않지만,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1인기업이라는 개념이 퍼져가고,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은 희미해져가지만 결국은 혼자다. 그렇다면 ‘나’라는 1인기업을 어떻게 목표를 세우고 운영할 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이었다. 급여가 기본 수익원으로 두고, 분기 반기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며 여러 가지 전략을 모색하되, 실제 행동으로까지 이어지게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책의 내용대로 하나씩 작은 것부터 실천해보면서, 경제력을 키워보아야겠다. 나 역시 언제까지 직장인일지도 모르겠고, 직장인인 지금도 배가 고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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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의 탄생 -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위대한 모험
송동훈 지음 / 시공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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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머리말에 밝힌 내용이 인상적이다.

대항해시대는 지속되고 있고, 이는 지구가 아닌 우주가 벌어진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에게 대항해시대는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올 컬러에, 좋은 종이질에, 350페이지에 달하는 묵직한 책이다. 하지만 그 내용은 묵직하면서도, 섬세하다. 많은 사진자료와 지도, 왕조의 가계도 까지 풍부하게 담겨져 있어 내용이 현장감 있게 다가온다.

 

언론인 출신으로 문명 탐험가를 자처하는 저자 ‘송동훈’은 영국, 네덜란드에 앞서 가장 먼저 항로를 뚫고 새 시대를 열었던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역사를 다룬다.

 

내용은 787년 코르도바에서 이슬람 문명의 전성기로 시작해서, 이후 포르투갈, 스페인의 탄생, 그리고 바스쿠 다가마의 인도 항로 개척,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미켈란의 세계 일주 등의 순이다.

 

망망대해로 나아가 세계를 제패한 두 나라의 흥망성쇠, 콜럼버스와 마젤란 등 한 시대를 수놓은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기독교와 이슬람의 대립, 포르투갈과 스페인 왕조 교체에 영향을 준 백년전쟁, 무슬림의 콘스탄티노플 함락 등 중세 유럽사의 주요 꼭짓점도 상세히 소개되어 있었다.

 

그들은 용기 혹은 욕망으로 공포를 극복했다. 좋게 보면 인류의 도전이었고, 성공처럼 보였지만, 반면 부작용도 있었다. 그들이 바다 위에 만든 길은 세계사를 유럽과 비유럽 문명의 충돌로 바꿔 놓았다. 대서양을 거쳐 아메리카·아프리카 대륙으로 진출한 유럽은 남의 땅에서 나오는 광대한 자원을 거침없이 수탈했다. 유럽인들이 옮긴 전염병으로 90%가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마저 빼앗긴 중남미 원주민들 등 개척의 이면에는 폭력에 희생되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월등한 부의 축적은 문명의 도약을 이끄는 기반이 됐으나 한편으로는 제국주의 열강의 식민 지배가 만연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었던 것은 최고의 전성기 이후,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몰락이었다. 이는 실로 인간의 욕망 같았다. 채우고 채웠지만, 배가 고팠던 그들의 욕망은 결국 자신의 상태를 직시하지 못하고, 내우외환이 겹쳐 몰락해 나갔던 것이다.

 

역사를 거울로 삼고, 새로운 우주라는 바다로 도전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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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치유하는 시간 - 세계문학으로 읽는 상처 테라피
김세라 지음 / 보아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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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해인 수녀님이 추천했다는 데에서 눈길이 갔다.

 

이 책은 2가지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알고도 제대로 읽지 않았던 세계 문학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 그리고 그 책 속의 캐릭터와 그 상황을 함께 설명해 줌으로서 ‘나’를 거울 보기하게 해 준다는 점!

 

세상에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고, 이를 어떻게 치유하느냐에 따라 삶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랬고, 주위에 그런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그 상처는 타인의 도움과 외부요인에서 비로소 조심스럽게 시작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아주 소박하게 시작할 수 있는 것 같아 좋았다. 상처가 있었고, 나았는지 알았는데 미처 다 낫지 않았다거나, 혹은 상처가 있었는지도 모르는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에게 이를 알려주는 순간순간이 있었다.

 

책 속에는 인간의 갖가지 감정과 수많은 사연이 담겨져 있었다. 그게 문학 속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그 속에는 내가 있었고, 친구가 있었으며, 부모와 형제와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 그래서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그 속에는 결핍, 집착, 열등감, 성장통, 실연의 고통, 상실감, 성공 뒤에 오는 허무, 고독, 대중의 폭력, 이념의 덫, 애증, 욕망, 후회, 자존감 상실, 편견, 희망 없음 등 상처 받은 수많은 모습들이 켜켜이 그려져 있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작품을 구분하여 카테고리별로 묶어주고, 이를 다시 작품별로 짧은 ‘카피’식의 문구로 정리해 두었다는 점이었다. 문학 작품과 내용을 잘 모르더라도 그 감성적 터치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와 닿는 것을 책의 순서와 상관없이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이런 모든 것은 저자의 경험에서 나오는 것 같다. 중등교사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의 상담을 통해, 직접적으로 그 상처에 다가가기 보다는 문학을 통해 조심스럽게 접근하여 서로의 공감대와 많은 치유와 화해를 이끌어내 온 현장에서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모두가 효율과 성과에 목을 메는 시대인 것 같다. 하지만 상처 받은 사람들을 위하여, 차마 감정을 다루는 데 서툰 학생들을 위하여 이런 활동을 해주는 저자에게 특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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