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사랑법 - 돌보고 돌아보며 사랑을 배우다
우석훈 글.사진 / 상상너머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아날로그 사랑법...

 

이 책은 분명 고양이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저자와의 생태계를 그리고 있다. 고양이 하나하나를 의인화 하는 듯한 느낌으로, 마치 TV 프로그램 <동물농장>을 연상시키듯 소개하고 그들 역시 사람처럼 사회화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음을 그린다.

 

하지만 이 책의 전개 방식은 단지 TV 프로그램 <동물농장>의 한 계파로 정리해두기에는 그 초점이 다르다. 담담하게 써내려가는 이 에세이는 고양이 가족의 설명과 그리고 사람의 삶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번갈아가며 전개해 나가며 중간 중간 그 둘의 삶의 일치하는 순간들을 짚어 내다가, 어느 순간 사람의 삶에 무한한 애정과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그려진다. 평소 우석훈이라는 저자의 책도 꾸준히 접해왔고, 저자가 어떠한 삶의 궤적을 그리며 여기까지 왔는지 조금은 알던 터라 그의 시선이 무척이나 따뜻했다.

 

만약 어떤 위대한 인물이 자신의 삶을 드러내기 위한 방식으로 쓰는.. 그래서 일종의 전기류 적인 작품에 있어서는 그것이 마치 자기 권세를 혹은 자신을 PR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라면 가차없이 알러지를 느끼는 나였던 터라, 이 책은 무척이나 반가웠다.

 

이 책의 테마로는 작년과 올해 뒤덮여 있는 사회적 키워드인 ‘힐링’이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에 대해 사기성 농후한 이기주의일 수 있고, 그 전제로 환경운동가로 알려진 실상사 수경 스님이 얘기한 ‘유마경’의 일부를 인용하며 사람들의 세태를 짚어준다. “누군가 아프면 같이 아프고, 누군가 배고프면 자신의 마음도 아픈 것. 너는 나의 뿌리이며, 나 또한 너의 뿌리”라는 구절 중 우리는 앞의 문장 반은 빼어 먹고 ‘내가 아프다’만 주구장창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가 아픈 건 안 보이고, 내가 아프다고만 말하고 있는 이 기이한 상황 말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고양이 가족과 더부살이를 통해 이를 보다 정확히 느꼈기에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자격이자 그 속의 진심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

 

에세이라는 것은 그 양질을 평가할 때 조금은 애매한 구석이 없지 않은 장르(?)가 아닌가 싶다. ‘시’라면 얼마나 찰나의 순간의 신선한 감상을 적확히 짚어냈느냐 일 것이고, ‘소설’이라면 흘러가는 스토리의 흐름 속에 얼마나 독자가 몰입되고 순간 감동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만드는가가 그 대표적인 양질을 평가하는 기준이라 본다면, ‘에세이’는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을 보면서 얼마나 진실되게 삶을 그리는가가 그 기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 선 2013년의 5월.. 한국.. 그리고 여기 서울.. 작가에게도, 그리고 출판사에게도, 그리고 고양이 가족에게도 모두모두 고맙다.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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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디지털 시대 - Google 회장 에릭 슈미트의 압도적인 통찰과 예측, 개정증보판
에릭 슈미트 & 제러드 코언 지음, 이진원 옮김 / 알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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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고를 때 책의 성향과 메시지를 눈여겨 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저자의 이력을 눈여겨 보는 편이다. 걸어온 이력이 너무 일취월장했다면 논리와 자신의 자존감이 강해, 사회를 좀 자기중심적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어 책에도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반면 삶이란 효율이 중요한 것이 아니듯 돌아돌아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찾아가는 이라면 좀 더 포용력 있게 사회를 따뜻하게 보게 된다는 또 하나의 내 선입견 작용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하나 자세히 보는 것은 대학을 졸업했다면 그 전공이 무엇이냐 하는 점이다. 이 책은 구글의 CEO인 에릭 슈미트의 책이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성공가도를 달렸구나.. 그래서 조금은 세상을 빡빡하게 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학을 전공하였고 그 쪽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라는 것을 보고는 이 글 역시 조금은 선도(?)적이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목차를 편 순간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기술이 이끄는 세상을 담은 책이 아니었다. 기술이 만들어낸 가능성과 포커스는 그 속의 인간에 맞추어져 있었다. 즉 기술지상주의가 아닌, 그 속의 인간과 사회에 집중하면서 결국 사회와 미래에 대해 써내려간 책이었다. 기술에 관한 책이지만, 한걸음 더 나아가 인간과 인간이 현재와 미래에 각자 처한 환경에서 어떻게 기술과 소통하고 개발하고 적응하며 이용하느냐를 다룬 책이었다. 무엇보다 그 모든 것이 우리에게 달려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 스펙트럼은 삶, 신원/시민권/보도의 미래를 거쳐 국가, 혁명, 테러리즘, 갈등/전투, 재건까지 하나의 큰 사이클을 그리며 확장되어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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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 개정판 ㅣ 틱낫한 스님 대표 컬렉션 1
틱낫한 지음, 최수민 옮김 / 명진출판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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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접했던 때는 군복무 시절.. 2000년대 초반이었다. 아마도 그 시절에는 어린 나이에 군대라는 또다른 사회 조직에 도전하면서 모든 것이 어렵기만 하고 사람들 사이에 눈치도 봐야하는데, 그 눈치는 내가 원해서 봐야 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투덜거리기 일쑤였고, ‘화’ 자체에 객관적으로 보기에는 한없이 어리기만 했다.

 

그 후 10여년이 지난 지금 접하는 이 책에 있어 과거에 읽었었나 싶을 정도로 새롭다. 직장인이라는 굴레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맞딱뜨려야 하는 게 ‘화’이다 보니, 그 ‘화’가 망각이나 해소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이 되어야만 하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 그래서 보다 더 복받쳐 오르는 그 ‘화’라는 것 앞에서 좀 더 의연해졌기 때문에 그 형체도 조금이나마 직면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을지도 모르겠다.

 

불교계에서 3대 선인이라 불리우는 ‘틱낫한’의 책이다. 그래서 일까 '화'에 대해 여러 가지 각도로 바라보고 있다. 그 중에 가장 와 닿는 말은 ‘화’가 곧 독이라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맺게 되는 관계 때문에 혹은 현실 속의 일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화’이지만, 그게 곧 자신에게 독이 퍼지는 상태라는 것 그러므로 내 마음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설득력 있다. 해소라는 이름으로 배설한다고 해도 그 독이 제대로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화’를 직면하고 다스리라는 점이 현실 속에서 지혜로 발휘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는 곧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평화의 길이며, 행복을 만드는 법칙이라는 주장을 머리가 아닌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곧 나의 몫으로 남겨두며 별표 다섯개짜리 리뷰를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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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소재원 지음 / 작가와비평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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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페이지터너의 출현이라는 평을 하고 싶다. 기대했던 대로였고, 기대했던 이상이었다.

 

주인공은 일반적인 한 가정의 아버지이다. 보다 나은 경제적인 조건을 위해 지방으로 직장을 옮겼고, 주말부부로 살아가던 어느 날, 하필 딸의 생일에 터널 붕괴사고로 그 속에 갇히게 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딸의 생일을 위해 준비한 케이크와 빵으로 생명을 이어가지만 붕괴된지 2주가 훌쩍 넘어가면서 또다른 사건에 휩쓸리며 안타까운 현실에 봉착한다. 터널 속에 갇힌 사람을 구출하기 보다는 부실공사를 진행했던 시공사의 언론 입막음, 권력 그리고 피해자가 가해자로 돌아서게 되는 여론의 형성으로 한 가정의 가장이자 딸아이의 아버지를 살려달라 했던 처절한 절규가 역으로 비수가 되어 돌아오게 된다. 남편은 터널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모두가 폭탄돌리기를 하며 쉬쉬하는데 급급한 다수를 보면서 이것이 우리나라의 현주소는 아닌가 싶었다. 어쩌면 그렇게 요지경 세상 속을 살아가면서 괴물이 된 자신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괴물이 된건지, 괴물이었는지도 모른채..

 

영화화 됐을 때의 캐스팅과 어두운 사회를 어떻게 각색하여 그려낼지 궁금하다. 단순히 재난영화가 아닌 쪽에 포커스를 맞춰 놓은 게 작가의 의도이다 보니. 사회드라마가 되는 것인지, 아니면 가족영화로 풀어내는지 궁금하다.  온-오프라인 이중 세계에 걸쳐 있는 우리 사회의 가장 민감한 사안을 파헤친다는 점에서 소설을 넘어선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잔혹한 일상이 무섭게만 느껴진다. 미처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그 속에 내가 있을까 하는 공포 때문에 말이다. 작가의 sweetspot을 짚어내는 솜씨가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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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의 꽃 1
신경진 지음 / 문이당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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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읽으면서 참 많은 다른 작품들이 생각이 났다. 영화 <x맨>의 아시아 버전 같이 느껴지기도 했고, 미드 <히어로>의 아시아 버전 같이 느껴지기도 했으며, 소설 <원더보이>처럼 주인공과 사회를 조망하는 점에서도 연상이 되었으며, 조금 코미디가 가미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서는 영화 <The Men Who Stare at Goats>가 떠오르기도 했다.

 

2013년 현재 동북아 정세는 그 어느 때 보다도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박근혜 정부 이후 MB 정부 때에는 외교순방 일정에서 우선순위 중 하나였던 일본행이 뒤로 미뤄지고, 이는 일본 아베 신조의 극우 성향과 얼마전 신사 참배, 독도 문제, 위안부 문제 등 도발을 일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중국은 놀라운 경제성장과 잠들어 있던 성장 동력을 기반으로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3대 세습으로 군사도발이 더욱 강력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작가는 전작 <슬롯>에서 작가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인간 존재의 운명과 사랑의 함수 관계를 카지노 게임을 통해 본 확률과 미래의 불확정성에 관해 이야기 했었다. 이번에는 미래를 예측하는 초능력자들을 소재로 하여 인간의 이중성과 폭력성에 대해 그리고 있되, 이러한 동북아 정세를 담아내며 서스펜스를 가미하고 있다. 숨가쁘게 몰아치는 스토리 중 아쉬운 점이라면, 보다 개개인에 대한 고뇌에 조금 더 조명했으면 어땠을까 싶은, 주제 넘은 지적을 남기며 서평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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