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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소재원 지음 / 작가와비평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의 페이지터너의 출현이라는 평을 하고 싶다. 기대했던 대로였고, 기대했던 이상이었다.
주인공은 일반적인 한 가정의 아버지이다. 보다 나은 경제적인 조건을 위해 지방으로 직장을 옮겼고, 주말부부로 살아가던 어느 날, 하필 딸의 생일에 터널 붕괴사고로 그 속에 갇히게 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딸의 생일을 위해 준비한 케이크와 빵으로 생명을 이어가지만 붕괴된지 2주가 훌쩍 넘어가면서 또다른 사건에 휩쓸리며 안타까운 현실에 봉착한다. 터널 속에 갇힌 사람을 구출하기 보다는 부실공사를 진행했던 시공사의 언론 입막음, 권력 그리고 피해자가 가해자로 돌아서게 되는 여론의 형성으로 한 가정의 가장이자 딸아이의 아버지를 살려달라 했던 처절한 절규가 역으로 비수가 되어 돌아오게 된다. 남편은 터널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모두가 폭탄돌리기를 하며 쉬쉬하는데 급급한 다수를 보면서 이것이 우리나라의 현주소는 아닌가 싶었다. 어쩌면 그렇게 요지경 세상 속을 살아가면서 괴물이 된 자신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괴물이 된건지, 괴물이었는지도 모른채..
영화화 됐을 때의 캐스팅과 어두운 사회를 어떻게 각색하여 그려낼지 궁금하다. 단순히 재난영화가 아닌 쪽에 포커스를 맞춰 놓은 게 작가의 의도이다 보니. 사회드라마가 되는 것인지, 아니면 가족영화로 풀어내는지 궁금하다. 온-오프라인 이중 세계에 걸쳐 있는 우리 사회의 가장 민감한 사안을 파헤친다는 점에서 소설을 넘어선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잔혹한 일상이 무섭게만 느껴진다. 미처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그 속에 내가 있을까 하는 공포 때문에 말이다. 작가의 sweetspot을 짚어내는 솜씨가 부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