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 어느 책방에 머물러 있던 청춘의 글씨들
윤성근 엮음 / 큐리어스(Qrious)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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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렉티브... ‘상호작용 하는’ 혹은 ‘상호적인’ 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 단어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가 CT(Culture Technology)와 관련되어 일을 하게 되면서 부터였다. 남자라면 한번쯤 접해보았을 X-BOX 게임의 키넥트가 바로 인터렉티브 게임이 가능하게 해준 장치였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신선함이 있었다.

 

이 책을 읽었을 때 처음 떠올랐던 게 바로 그 ‘인터렉티브’였다면 좀 이상할까? 책이 또 다른 책으로 인해 쓰여질 때 흔히들 ‘하이퍼텍스트’라는 개념이 붙기 마련인 것 같다. 인용구와 직간접적인 영향들이 이어질 때 비로소 글을 완성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와 다르다. 책이 사람과 상호작용하여 메모라는 흔적을 남기고, 그 이후에 이 흔적이 또다른 화학작용을 발생하여 작가에게 영향을 주어 이 책을 쓰게끔 하였고, 실제 그 오래전 낡은 메모의 주인공을 만나게 하는 일이 가능케 하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흔적들이 시대상황과 또다른 상호작용한 터라 그것이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표상이자, 차이를 알 수 있게 되는 지표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리액션이 있다는 것 이상의 상호작용이기 때문에 ‘인터렉티브’라는 개념이 생각났다는 건 지나친 오류는 아니라고 본다.

 

저자는 헌 책방을 운영하며 헌책 속의 메모를 통해 여러 가지 순간을 포착하여 담아 놓았다. 뜨거웠던 청춘기를 담기도 하고, 인문학의 가치와 사회의 정의를 부르짖었던 그 시절을 그려놓기도 하였으며,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전해주는 따뜻함을 포착해 놓기도 하였다. 추억이 아름답기에 인생이 아름다운 건가 보다.

이 책의 마지막을 덮고, 내 방 한쪽에 쌓여 있는 나의 헌책은 내게 어떤 말을 전해줄지 궁금해진다. 그 책을 읽던 그 시절의 나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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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로 세상을 지배하라
전진국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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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콘텐츠..

 

플랫폼이 중요한 시대가 있었고, 콘텐츠가 중요한 시기가 왔다. 이제는 그 둘 중 어느 것이 낫다고 할 수 없는 게 오늘날의 모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서 들려주는 작가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현재 KBS 예능국 편집장으로, 자신이 몸 담았던 프로그램에 대한 사례를 통해 얻은 깨달음인 만큼 눈길이 가는 내용들이 있었다. 생각을 지휘하는 과정을 5단계 - 경험화, 체계화, 제작화, 편집화, 진화화 - 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눈길이 왔던 것은 경험화였다. 이젠 무엇가를 습득하는 것이 중요한 20대를 지나, 30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로서는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 중요한 시기라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그 경험 속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서 앞으로 만들어갈 나만의 역사의 지평에 앞서 지금만큼은 그동안 살아온 역사를 돌아보고 개별적이고 입체적인 삶의 세세한 과정들을 복기해 볼 시기인 것 같기 때문이기도 하다. 마치 본격적인 사격에 앞서, 영점 조절을 하듯이. 일본 영화감독인 키타노 타게시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서 2만명이 죽은 것이 아니라 2만 개의 사건이 동시에 일어난 것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내가 걸어온 만큼의 역사.. 그것이 곧 나이고, 나다운 것이며, 나로부터 시작되는 컨텐츠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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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은 생각 - 제로에서 시작하는 수평적 사고 입문
기무라 나오요시 지음, 박재영 옮김 / 스카이출판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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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 사고...

결국은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에서 소구하는 것 같다. 이는 나이나 경험과는 조금은 무관할 수 있기에, 결국 지혜와 연결되는 지점이 아닐까?

 

이 책을 읽기 전 기대했던 것은 일본인으로 ‘수평적 사고’의 개념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 기존에 수평적 사고에 대한 서양인 저자의 책을 읽었던 터라, 어떻게 다를지, 또 실생활에서 접목시키는 부분에 있어서 이점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읽어본 후의 소감은 ‘수평적 사고’라는 개념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유사했던 것 같다. 기대했던 만큼, 저자가 동양인이다 보니 실생활 접목시키는 사례가 보다 잘 와닿았던 것 같다.

 

수평적 사고에 대한 개념을 알게 된 것은 2000년대 후반 입사 시험과 관련된 준비를 했을 때였다. 모 기업에서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사례를 주고, 입사지원자에게 해답을 구한 족보가 인터넷에 돌았다. 대강의 내용은 차를 몰고 가고 있는데, 병원으로 급하게 데리고 가야 하는 환자와 첫눈에 반할만큼의 매력적인 이상형을 만났을 때에 어떠한 선택을 하겠냐는, 그래서 논리적인 사고법으로는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가 있는 문제였다. 그 문제에서는 선택을 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그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방법의 문제였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도 우리가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리고 저자 본인이 접했던 사례를 통해 지혜를 가르쳐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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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ㅣ 세계문학 마음바다 1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차병직 옮김 / 홍익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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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대한 개츠비>는 책과 달랐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사랑이야기에 그쳐 아쉽다는 평이 많았다. 이와 더불어 이 소설과 작가에 대해 조망의 폭이 커지고 있다.

 

이 소설에 대해, 김영하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사랑 받을 가치가 없는 여자를 지독하게 사랑한다는 것.. 나아가 그런 여자를 그렇게 사랑하는 본인의 이미지를 사랑한다는 것.. 그 지점에서 위대한의 가치가 다시 재평가할 수 있다고..

위대한 무가치한 존재를 무한히 사랑하고 그것의 실패를 받아들여, 자신의 상상 속에서만 성공을 거두기에, 역설적으로 위대하기에 불가피한 자조의 기운이 스며있다고..

데이즈는 보바리부인의 여성 캐릭터의 전형이고, 개츠비는 돈키호테의 남성 캐릭터의 전형이다. 이 둘이 공통분모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점에서는 공통분모가 있다고..

 

이 시대에 왜 스콧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가 회자되는 걸까? 김영하 작가의 해석에서 나아가 생각해본다면, 어쩌면 그것이 우리들의 현주소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연봉이 얼마고, 어느 회사에 다니고, 어떤 차를 타고, 어떤 명품을 갖고 있는가 하는 삶의 본질, 자아의 명백한 정리와는 거리가 있는 허영이 어쩌면 우리 삶을 지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삶은 여전히 불안하기 짝이 없고, 불안에 떠는 자기 자신을 억지로 그러한 이미지 메이킹으로 덕지덕지 위장하는 것.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남과 비교하고, 그래서 단순화 하면서도 꾸준히 스트레스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모습 중 하나가 아닐까? 그러면서도 현재의 자신이 만들어낸 이미지들이 언젠가 사라져 버리지 않을까 두려워 하는 것은 아닐까?

 

소설 당시의 배경인 1920년에는 미국의 불안한 성공이 있었다. 1차 대전의 종료 후, 대공황 사이의 그 불안한 성공. 이렇게 흥청망청 부에서 오는 르네상스를 즐겨도 되는가 불안했던 시절이었다. 이 시대적인 상황이 우리의 오늘과 비슷하다면 지나친 비유일까? OCED 가입한 국가이면서도, IT강국이면서도, 올림픽이다 뭐다 하며 세계적인 이벤트들을 유치해내면서도 우리 사회에는 낮은 목소리들이 마치 터질 듯한 에너지가 쌓이고 있다. 비정규직, 취업난, 허술한 복지제도, 육아 문제 등등..

 

연초에 이어령 박사님이 TV에서 한 말이 기억이 난다. 20대는 소유의 욕망 보다는 존재의 욕망이 커야 하는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부모 세대를 보면서 소유의 욕망에 집착하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 소유의 욕망을 채운다 한들 존재의 욕망이 있기 때문에 힘들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렇게 미성숙한 상태에서 30대를 맞이하고, 바쁘게만 흘러가는 현실의 시간 속에서, 존재의 욕망에 대한 자기 정리를 하지 못한 채 40대를 맞이하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이미지 메이킹이, 특히 회사라는 이미지 껍데기가 없어지는 시기에 혼란에 빠지고 개츠비처럼 허무하게 그리고 위대하게 시들어 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닐까 하는 나만의 해석과 생각에 공포가 느껴진다.

누군가의 러브스토리가 이렇게 켜켜이 쌓아놓은 비극이라는 점에서 이 소설은 위대하고, 그 위대함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삶이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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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처럼 울고, 신화처럼 사랑하라 - 신화 속에서 건져올리는 삶의 지혜 50가지
송정림 지음 / 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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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이 뛰어난 줄 알면서도, 그의 작품을 읽어나갈 때 쉽사리 용기가 나지 않는 것은 작품의 다소 난해할 수도 있는 퀄리티와 페이지 수도 있겠지만, 누가 누군지 금방금방 알아차릴 수 없는 이름들이라면 비겁한 변명일까?

내게 그리스 신화가 그랬던 것 같다. 다행히 친숙한 이름이 몇몇 있고, 설사 몰랐다 하더라도 모 기업의 브랜드나 제품브랜드로 네이밍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사례도 있긴 했지만, 여전히 신화 속 신들은 파편적으로 나뉘어져 내 기억 속에 존재했던 것 같다.

저자는 이런 나의 장애(?)를 이해해주었던 것 같다. 아니 공감했던 것 같다. 신 개개인 마다 조금씩 부제를 붙여주고, 소개에 앞서 오늘날 현재 그 신이 갖을 수 있는 의의를 담아 포지셔닝해준다. 그리고 그러한 신들 사이의 상관관계를 설명해주면서 결국 점으로 존재할 수 있는 내용들을 선으로 엮고 그렇게 엮여 나가는 관계가 촘촘해짐에 따라 결국 그리스 신화 전체의 내용을 이해하고, 숨겨진 진면목을 마주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나아가 이를 감성적인 측면에서도 엮어 그 촘촘함을 더하게 해준다.

우연히 라디오 팟캐스트를 듣다가 "고전이란 읽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제대로 읽은 사람이 없는 책"이라는 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신화도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조금이나마 그 고전의 정의에 대해 ‘난 아닌데?’라며 콧방귀 뀌며 누군가에게 ‘그리스 신화란 말이야..’ 하고 어깨를 으쓱해 하며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에게도 이 책에고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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