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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처럼 울고, 신화처럼 사랑하라 - 신화 속에서 건져올리는 삶의 지혜 50가지
송정림 지음 / 달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이 뛰어난 줄 알면서도, 그의 작품을 읽어나갈 때 쉽사리 용기가 나지 않는 것은 작품의 다소 난해할 수도 있는 퀄리티와 페이지 수도 있겠지만, 누가 누군지 금방금방 알아차릴 수 없는 이름들이라면 비겁한 변명일까?
내게 그리스 신화가 그랬던 것 같다. 다행히 친숙한 이름이 몇몇 있고, 설사 몰랐다 하더라도 모 기업의 브랜드나 제품브랜드로 네이밍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사례도 있긴 했지만, 여전히 신화 속 신들은 파편적으로 나뉘어져 내 기억 속에 존재했던 것 같다.
저자는 이런 나의 장애(?)를 이해해주었던 것 같다. 아니 공감했던 것 같다. 신 개개인 마다 조금씩 부제를 붙여주고, 소개에 앞서 오늘날 현재 그 신이 갖을 수 있는 의의를 담아 포지셔닝해준다. 그리고 그러한 신들 사이의 상관관계를 설명해주면서 결국 점으로 존재할 수 있는 내용들을 선으로 엮고 그렇게 엮여 나가는 관계가 촘촘해짐에 따라 결국 그리스 신화 전체의 내용을 이해하고, 숨겨진 진면목을 마주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나아가 이를 감성적인 측면에서도 엮어 그 촘촘함을 더하게 해준다.
우연히 라디오 팟캐스트를 듣다가 "고전이란 읽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제대로 읽은 사람이 없는 책"이라는 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신화도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조금이나마 그 고전의 정의에 대해 ‘난 아닌데?’라며 콧방귀 뀌며 누군가에게 ‘그리스 신화란 말이야..’ 하고 어깨를 으쓱해 하며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에게도 이 책에고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