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실리콘밸리의 자유로운 업무 방식 - 구글 애플 페이스북 어떻게 자유로운 업무 스타일로 운영하는가
아마노 마사하루 지음, 홍성민 옮김 / 이지북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당신은 지금의 일에 만족하는가?

 

첫장의 첫문장이 책을 대하는 첫인상이다. 이토록 매력적인 문장을 얼마만에 봤을지 모를 정도로 순간 멈칫했다. 이 책을 손에 집는 사람들은 일하는 방식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고민을 갖고 있는 상태일테니, 이보다 더 강한 돌직구가 있을까 싶다.

 

1장에서는 ‘정답’보다 ‘과정’과 우발성을 중시한 업무 방식을..
2장에서는 이를 실천하는 실리콘밸리의 모습과 배경을..
3장에서는 실리콘 밸리의 시스템과 일본 비즈니스 문화와의 차이를..
4장에서는 실리콘밸리 취직 계획을..
5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지 힌트를..
이야기 하고 있다.

 

그 중에 몇가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
“계획된 우발성”


스탠퍼드대 존 크럼볼츠 교수의 커리어 이론 가운데 ‘계획된 우발성 이론’이란 것이 있다고 한다. 즉, 개인의 커리어는 예상하지 못한 (우발적인) 일이 쌓여서 이루어지고, 그 예상하지 못한 일에 적극적으로 반응해 활용하는 것이 최고의 커리어를 형성하는 데 필요하다는 이론이다.
이는 ‘내가 지금 이걸 해서 뭐하나’ 싶었던 과정과 기억이 시간이 지나, 그 경험, 그 커리어  덕분에 이직 시 덕을 봤던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발적인 일은 일어나고, 그것에 반응하고, 극복하면 커리어가 만들어진다는 단순한 3단계를 여러번 경험한 사람이 큰 힘을 키워 비즈니스 전문가가 된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또 디즈니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3’ 아트디렉터 쓰쓰미 다이스케의 사례도 와닿았다. 그가 털어놓은 사연은 야구를 하다가 그 길을 가지 않고, 90년대초 유학붐에 우연히 미국으로 대학에 갔다가 미술에 소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루카스아츠에 입학한 후 애니메이터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이는 어떻게 보면 미국에 갔고,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 지 알게 되었고, 마침 이를 할 수 있게끔 지원하는 교육기관에 들어갔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에는 ‘자신의 상식을 뒤집는 경험’이 필요했고, 이를 실행에 옮겼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나 역시 하고 싶은 것도 알고, 해야겠다는 것도 알겠는데 여러번 망설였던 적이 있었다. 그 때 공연장에서 만난 독일 현대무용가 ‘피나바우쉬’에게 말도 안되는 영어로 막무가내로 물어봤었다. 그녀가 들려주었던 ‘Just Do It!’은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을 걷게 하는데 시금석이 되었고, 지금도 진로의 결정에 망설이는 후배들에게 늘 그 이야기를 해준다. 하다보면 또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을 맞딱뜨리게 될 것이고, 그 때도 역시 ‘Just Do It!’하라고...

 

책의 제목이나 부제들을 보면 굉장히 혁신적인 무엇인가가 나올 것 같지만, 사실을 소소하다고도 볼 수 있고, 이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천에 옮기지 못한 채 알고 있는지 망각하고 있는 가르침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극제가 될 법한 책임에는 확실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달의 의지 ㅣ 은행나무 시리즈 N° 6
황현진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연애(혹은 사랑)란 hot & cool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뜨거워 졌다가 행복감을 느끼고, 실연 후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 아픔 때문에 무섭도록 마음의 문을 닫고 cold해지는 것이다. 즉, 그런 의미에서 cool은 틀렸다. cold가 맞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그리는 연애(혹은 사랑)은 꾸준히 cool하다. 언제 뜨거워지는지, 언제 차가워지는지 모를 정도로 일관적이다. 어쩌면 이는 미세한 스크래치 하나만으로도 금방 터져버릴 수도 있고, 혹은 반대가 될 수도 있다. 또, 다르게 본다면 객관적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지만, 애매모호하다.


소설을 읽고 나서 많은 생각을 했다. 이야기는 심플했지만, 관계는 애매했고, 사실은 확실했지만 감정은 모호했다. 그래서 그런지 분량이 적기에 읽기에는 쉬웠지만, 후기를 쓸 때는 어려웠다.


늘  ‘만남’과 ‘헤어짐’은 어렵고, 그 시작과 끝이 명확하지 않다. 또, '사랑'과 '연애'는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 혹자는 그 시작과 끝을 이야기할 때 다소 다른 주장을 하곤 하며, 그립거나 외롭거나 하는 등등의 감정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무미건조한 상태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그 사랑이 끝났다고들 한다.

 

소설 <달의 의지>은 이러한 만남과 헤어짐을 넘어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주인공은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되는데, 둘 중 한명이 이별 통보를 건넨 것도 아니고, 관계의 틀어짐이라는 균열도 눈에 띄었던 것도 아니지만, 그전에 비해서 사랑이 식었다는 것 정도는 느낀다. 결과적으로는 권태기와 구별하기 쉽지 않았던 셈이다. 그리고 동시에 다른 남자에게 호감을 느끼며 가까워지는 것 또한 그 자신도 모르게 진행된다. 작가는 이러한 사랑의 온도차의 범위와 이에 대한 자신의 변화까지 그리고자 했던 게 아닐까?

 

작품의 해석과 감상의 처음과 끝은 결국 제목인 듯 싶다. 달의 의지……. 지구는 태양을 돌고, 달은 지구를 돈다. 어쩌면 작가님은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랑했던 이의 근처에서 왜 돌아야 하는지도 모른채, 차마 돌기 싫다며 자신의 궤적을 돌아야겠다고 생각하지도 못한 채 맴돌고 있기에 ‘달’ 로 표현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그 ‘달’의 ‘의지’란 벗어나고픈 마음일까? 혹은 다름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징비록 - 유성룡이 보고 겪은 참혹한 임진왜란
김기택 옮김, 임홍빈 해설, 이부록 그림, 유성룡 원작 / 알마 / 2015년 1월
평점 :
일시품절


이 책의 제일 마지막에 실린 임홍빈 선임연구원의 글에 눈길이 간다.
임진왜란의 치욕이 되풀이된 6.25를 열거하며 동일한 전쟁이며 잊혀지지 않았음에도 반복되는 치욕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북에서 발발했느냐 남쪽에서 발발했느냐.. 현대식 무기냐 재래식 무기냐 하는 문제를 처치하고 현재의 잘못이 훗날 전쟁으로 이어졌다는 점 그리고 이를 망각했다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그렇게 본다면 조상이 후대에 겪지 않길 마음에서 펴냈던 일종의 ‘반성문’으로, 자신을 낮춰가면서까지 자기반성을 통해 후대에게 전하고자 했던 깨달음이 후대가 미처 놓쳐버린 셈이 되고만 것이다.
그렇게 봤을 때, 심지어 임진왜란과 6.25 전쟁의 정국도 비슷하다. 침공당하고 밀려나다가 제3국의 도움을 받고, 그 도움이 결국 이권개입으로 이어져 또다른 치욕과 아픔을 겪어야 하는 과정이 무척이나 흥미로운 동시에 가슴이 아팠다.

 


징비록은 현재 TV드라마로 방영 중이다 보니, 한국 조정대신 뿐만 아니라 일본 장수들에 대한 이해와 집중이 쉬웠고, 인재 등용과 당파 싸움에 얼룩진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인사’라는 업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게끔 한다.

 


징비록은 패배한 역사의 기록이다. 역사가 대부분 승자의 것이고, 승리를 중심으로 한 과정을 기록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면 징비록의 경우 무척이나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책에는 국토에서 죽어가는 불쌍한 백성들의 모습에는 안타까움이, 무력한 동시에 자기 살 궁리만 하는 조정 대신들의 모습에는 한숨만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징비록의 가치는 ‘거울보기’일 것이다. 임진왜란, 6.25... 과연 치욕과 고통의 역사는 여기서 멈춘 것일까? 아니면 현재도 계속 반복, 진행 중인 것일까? 결코 멈춘 건 아니라는 게 확실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무서움이 밀려온다. 그만큼 이 책은 슬픔에서 시작해 공포로 마무리 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도쿄 산보
플로랑 샤부에 지음, 최유정 옮김 / 자음과모음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도쿄 산보..

 

처음에는 산보라는 단어에서 ‘혹시...’라는 찰나의 추측이 있었다. 산뽀가 산보이고, 잠시나마 그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왜나하면 일본 문화가 상대적으로 많이 반영되어 있는 부산, 그곳을 외가로 하고 있는 나로서는 외할머니가 ‘산뽀갈래?’라는 말씀을 종종 했었기 때문에.. 그리고 돌아가신 이후 잠시나마 그 분에 대한 물씬 그리움을 살짝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그리움은 책을 읽어 나가면서 중간중간 계속 되었다.

 

이 책은 여자친구의 인턴기간 때문에 일본 도쿄에 방문하게 된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 플로랑 샤부에의 6개월 간으 도쿄 여행기이다. 하지만 거창하게 여행기라기 보다는 산보(산책)기에 가깝고, 나아가 어떤 면에서는 일종의 그림 일기에도 맞닿아 있다.

 

한편 빌 브라이슨이 여행에 대해 정리할 때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여행과 관광의 차이. 자기가 중심이 되어 여행 속에서 오롯이 자신만의 컨디션과 그 컨디션이 반영된 스케줄을 따라하는 것이 여행이라면, 여행사, 여행사 가이드, 일행 등에 의해 정해진 스케줄과 루트 대로 움직이는 것이 관광이라고... 그런 면에서는 이 책은 관광기가 아닌 여행기이다.

 

책을 펴보면 눈길을 끄는 건 저자의 뛰어난 그림솜씨이다. 색연필로 정성스럽게 그려낸 그림들은 마치 동화 속 삽화 같고, 동화책을 연상케 한다. 사실적이면서도 동화적 감성으로 캐릭터화한 인물들의 묘사 덕분이다.
 
또 눈길을 끄는 것은 발음의 유사성을 찾아 기억함으로서 언어를 아주 조금씩 배워나가는 태도이다. 예를 들면 비틀즈 링고 스타가 일본에서 사과광고를 찍었는데, 링고라는 표현이 일본어로 사과를 의미한다는 것 때문에 습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만약 한국인 일러스트레이터가 이런 류의 작품을 쓴다면 생활 속 일본어가 들어와 있는 우리 나라의 경우 보다 더 많은 관찰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국 이 책을 통해 함께 도쿄를 산책하고 나면 느껴지는 것은 사람 사는 맛이 아닐까 싶다. 반일정서 그런 것은 덮어두고, 결국 사람 사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의 정겨움과 동질감이 이 책이 주는 행복인 것 같다.

 

관광지 중심으로한 여행기 보다는 진정 일본 생활 속으로 뛰어 들어 진정한 여행을 한 작가의 글과 그림에 감사함을 전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라면의 황제
김희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크레센도와 디크레센도..
그리고 이야기의 무한 확장..


짧게 서평을 남긴다면 이정도?


책을 읽어나가기 전, 표지디자인에 눈길이 가 이리저리 훑어보다가
뒷장 표지에 있는 복도훈 문학평론가의 평을 보게 되었다.


"서사의 권역을 넓히고 심화하는 작업..
소설가에게 세계는 무궁한 이야기고, 이야기는 무궁한 세계다.."


무엇보다 눈길이 갔던 문장은 다음과 같다.


"작가는 갸우뚱 묻는다. 저건 도대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거지?
그리고 그 이야기들의 시작과 끝을 추척한다."


우연히 학부 때 들었던 '비교사회학'이라는 수업이 기억이 났다.
기존에 있던 사회학 혹은 사회학파의 이론과 논리를 비교하면서 사회학파 사이의 시너지를 일으켜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회와 사회현상들을 연구하던 수업이었다. 그렇다 보니 사회학파에 대한 비교와 분석이 편했고, 나아가 그 학파가 탄생할 수 있었던 계기까지 공감각적으로 알 수 있어 사회학 전공이 아닌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소설가 김희선의 작품이 그랬다. 시작과 끝이 모호한 접점인 이야기가 끝없이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단편집으로 보이는 이 책 속의 단편마다 그 속에 켜켜이 맞닿아 있는 이야기들이 얽혀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선입견일 수 있겠지만, 여성 작가 문체와 그 압축성에 많이 공을 들이고 섬세한 면을 보아왔던 나로서는 굉장히 신선했다.


그렇다고 해서 남성적인 면이 강한, 일종의 파도처럼 폭이 느껴지는 이야기도 아니었다.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예를 들어 남성적인 풍이 강한 김훈 작가님의 글을 보면 한 바퀴를 돌며 그 상황을 공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파도가 몰아치는 느낌을 받는다.


반면 김희선 작가의 글은 이와 다르다. 파도가 몰아치게끔 힘을 모아 궤적을 그리며 몰아치는 파도 같은 것이 아니라, 이야기와 이야기를 자유롭게 오가다가 이를 자연스럽게 연계해서 묶고 그 속에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와 이야기라는 점이다. 이야기 대 이야기가 아니라. 그렇다보니 이야기의 지평이 끊임없이 넓어지며 달려나간다는 느낌이 든다. 마치 아무 것도 짜여져 있지 않은 듯.. 이야기를 하다가 중간에 ‘이런 이야기도 있는데 들어줄래?’ 그리고 ‘또 이런 이야기도 있는데 들어줄래?’ 이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그 이야기들이 하나로 묶여 있고 이야기가 상황을 넘어 사회를 이야기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빼어난 작가의 솜씨가 부럽고, 작가 목록에 즐겨찾기 추가로 넣어두어야겠다.

부디 모자란 서평과 후기가 작가님의 필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