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의 황제
김희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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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센도와 디크레센도..
그리고 이야기의 무한 확장..


짧게 서평을 남긴다면 이정도?


책을 읽어나가기 전, 표지디자인에 눈길이 가 이리저리 훑어보다가
뒷장 표지에 있는 복도훈 문학평론가의 평을 보게 되었다.


"서사의 권역을 넓히고 심화하는 작업..
소설가에게 세계는 무궁한 이야기고, 이야기는 무궁한 세계다.."


무엇보다 눈길이 갔던 문장은 다음과 같다.


"작가는 갸우뚱 묻는다. 저건 도대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거지?
그리고 그 이야기들의 시작과 끝을 추척한다."


우연히 학부 때 들었던 '비교사회학'이라는 수업이 기억이 났다.
기존에 있던 사회학 혹은 사회학파의 이론과 논리를 비교하면서 사회학파 사이의 시너지를 일으켜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회와 사회현상들을 연구하던 수업이었다. 그렇다 보니 사회학파에 대한 비교와 분석이 편했고, 나아가 그 학파가 탄생할 수 있었던 계기까지 공감각적으로 알 수 있어 사회학 전공이 아닌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소설가 김희선의 작품이 그랬다. 시작과 끝이 모호한 접점인 이야기가 끝없이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단편집으로 보이는 이 책 속의 단편마다 그 속에 켜켜이 맞닿아 있는 이야기들이 얽혀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선입견일 수 있겠지만, 여성 작가 문체와 그 압축성에 많이 공을 들이고 섬세한 면을 보아왔던 나로서는 굉장히 신선했다.


그렇다고 해서 남성적인 면이 강한, 일종의 파도처럼 폭이 느껴지는 이야기도 아니었다.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예를 들어 남성적인 풍이 강한 김훈 작가님의 글을 보면 한 바퀴를 돌며 그 상황을 공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파도가 몰아치는 느낌을 받는다.


반면 김희선 작가의 글은 이와 다르다. 파도가 몰아치게끔 힘을 모아 궤적을 그리며 몰아치는 파도 같은 것이 아니라, 이야기와 이야기를 자유롭게 오가다가 이를 자연스럽게 연계해서 묶고 그 속에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와 이야기라는 점이다. 이야기 대 이야기가 아니라. 그렇다보니 이야기의 지평이 끊임없이 넓어지며 달려나간다는 느낌이 든다. 마치 아무 것도 짜여져 있지 않은 듯.. 이야기를 하다가 중간에 ‘이런 이야기도 있는데 들어줄래?’ 그리고 ‘또 이런 이야기도 있는데 들어줄래?’ 이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그 이야기들이 하나로 묶여 있고 이야기가 상황을 넘어 사회를 이야기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빼어난 작가의 솜씨가 부럽고, 작가 목록에 즐겨찾기 추가로 넣어두어야겠다.

부디 모자란 서평과 후기가 작가님의 필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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