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투덜 뚱뚱씨 세용그림동화 1
프랑수아 크자비에 네브 지음, 박기영 옮김 / 세용출판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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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보면서 키득키득 웃을 만한 유머러스함을 갖추고 있다. 서점 분류를 보면 4-7세 어린이가 보면 좋을 만하다고 하는데 그 이상의 어린이들도 재미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림도 우스꽝스럽고 내용도 황당하면서두 기발한 아이디어를 토대로 한 창작 그림책이라고 보면 된다. 항상 투덜투덜 거리는 뚱뚱씨는 제멋대로 하기 일쑤인 사람이다. 그러던 사람이 개과천선하게 되는 계기가 있는데 바로 몸에 바람이 빠져서 홀쭉해버리는 사건.

교훈적 요소도 내포하고 있는데 제멋대로 하고 사는 것보다 남과 어우러져 착하게 살아야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그러나 다른 책들처럼 교훈성이 짙게 베어나지 않아 더욱 좋다.

억지로 교훈을 주는 책보다는 이 책처럼 웃음을 주는 가운데 아이들 스스로 어떤 행동이 바람직한가를 깨닫게 해주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프랑스인 특유의 유머러스함이 가득해서 독특하고 우리 정서와 잘 안맞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창의적이고 기발한 사고를 기르는데에 도움을 줄 것 같다.

그림도 재미있고 내용도 재미있어서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고 억지로 교훈을 짜내지 않으면서 웃음 속에 따뜻한 마음을 키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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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과 물감 상자 미래그림책 48
카를로스 펠리세르 로페스 글.그림, 김상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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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책을 고르면서 가끔 그림과 내용이 모두 좋은 책을 만나면 기분이 날아갈 듯 행복하다. 오래 두고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책, 어른인 내가 봐도 느낌이 따뜻한 책들. 우리 아기가 이런 책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다면 얼마나 좋을까?

 

<줄리엣과 물감 상자>는 이제 갓 돌이 지난 우리 아이에겐 조금 어려운 수준의 책이다. 글자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내용이 약간 추상적이면서 고차원적인 사고를 요하기 때문이다. 그림 또한 아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오는 것이 아니어서 만 3세 이후에 보여 주면 적합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이 참 좋다. 우리 아이가 좀더 크면 이 책을 옆에 두고 자주 보여주고 싶을 정도이다. 내가 이 책에 선뜻 끌리게 된 이유는 내용과 그림이 모두 행복하고 따뜻한 꿈을 꾸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아이와 엄마 모두에게 꿈을 주는 그림책, 그래서 더욱더 애착이 가는 책이다.

 

책의 첫 장을 펼치면 커다란 조각보 무늬가 나타난다. 줄리엣과 물감 상자라고 쓰인 제목은 글씨체가 독특하여 보는 이의 눈길을 끈다. 또박또박 눌러 쓴 듯한 글씨체가 예쁜 그림과 함께 어우러져 동화되는 느낌이라고 할까. 책 전체가 하나의 화보집을 보는 듯해서 물감 이야기를 하는 주제와도 잘 부합된다.

 

1980년대 멕시코의 유명한 상은 모두 휩쓸 정도로 대단한 이 책의 내용은 한 아이가 물감 상자를 선물 받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물감 상자를 선물로 받은 줄리엣은 어느 비 오는 날 오후, 친구들과 놀 수 없어 심심해지자 물감 상자를 꺼내어 그림을 그린다. 무얼 그릴까 고민하다가 마을을 그리고 보니 도화지 속에는 온갖 색깔의 네모 판자로 만들어진 집이 가득하다.

 

다음 날 하늘이 맑게 개이자 줄리엣은 또다시 비 내리던 어제 오후의 기억을 간직하고 싶어 새로운 도화지에 그림을 그린다. 줄리엣의 도화지 위에는 조금씩 먹구름이 생겨나고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진다. 줄리엣은 점점 물감 상자를 가지고 노는 게 좋다. 왜냐하면 물감 상자만 있으면 무엇이든 볼 수 있고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물감 상자만 있으면 아주 아주 커다란 딸기를 상상하여 도화지에 가득 차는 딸기를 그릴 수 있으며 풀빛 색이 나는 당나귀를 그릴 수도 있다. 당나귀가 풀빛이 아니라는 것은 줄리엣도 알고 있지만 물감 상자만 있으면 당나귀는 언제든지 풀빛이 되기도 한다. 물감 상자는 새들의 노랫소리처럼 아주 추상적인 세계를 눈에 보이는 빛깔과 모양으로 나타내는 데에도 쓰인다.

 

그날 밤 줄리엣은 아주 신기한 꿈을 꾸었어요. 줄리엣은 바다 속을 날아다니고 있었어요. 그곳에는 새들이 물고기와 꽃들과 어울려 놀고 있었어요. 정말 아름다운 꿈이었어요. 다음 날 아침, 줄리엣은 꿈에서 깨어난 것이 몹시 아쉬웠어요.

 

줄리엣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물감 상자부터 찾았어요. 그리고 어젯밤에 꾼 꿈을 떠올려 보았어요. (다음 페이지에는 물고기와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는 줄리엣의 모습이 멋진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 순간 줄리엣을 깨달았어요. 물감 상자가 바로 마술 상자라는 것을!

 

마술사들이 모자 속에서 토끼를 나타나게 하고 텅 빈 하늘에서 카드를 만들어 내듯이, 줄리엣도 물감 상자로 도화지에 마을을 만들고 비를 내리게 한다. 게다가 풀빛 당나귀와 새들의 노랫소리, 아름다운 꿈까지도 만들어낸다. 그러니 물감 상자는 바로 마술 상자일 수밖에이렇게 그림 이야기에 푸욱 빠져 책장을 넘기다 보면 맨 마지막에 감동적인 메시지 하나가 툭 튀어 나온다.

 

그림은 세상과 나누는 이야기랍니다.

 

이 말은 작가가 그림책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다. 그림을 통해 아이들은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그러니까 물감 상자 하나를 갖고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세상을 그려 보라는 것. 그러다 보면 아이들은 그림과 함께 세상과 이야기를 나누고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림과 미술에 대한 작가의 각별한 애정이 느껴진다. 책 전체를 가득 메운 정성스럽고 아름다운 그림은 하나하나가 작품을 보는 듯하다. 거기에다 물감 상자를 갖고 놀면서 그림으로 이것저것 표현하는 아이, 줄리엣은 꿈꾸는 소녀와 같다.

 

물감 상자 하나가 이 아이에게 가져다 주는 기쁨이 얼마나 큰 걸까? 요즘 부모들은 비싼 장난감이나 교구를 사주거나 교육센터에 보내야만 아이에게 적합한 자극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아이들에게는 이런 것보다 물감 상자처럼 간단한 놀잇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부모가 옆에서 북돋아 주는 모습이 더 필요하다.

 

이 책을 읽어 주면서 아이로 하여금 물감 상자를 갖고 표현하도록 도와 주는 건 어떨까. 물감 상자 하나를 가지고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며 아름다운 꿈을 꾸고 세상과 소통하는 줄리엣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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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
박영숙 지음 / 알마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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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작은 도서관이나 내 서재 혹은 북 카페 등을 꿈꾸어 본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결혼하기 전부터 친정에 내 서재라고 불릴 수 있는 커다란 벽 책장을 갖고 있었고 결혼하면서도 서재를 큼지막하게 꾸며 놓았다.

 

결혼할 당시만 하더라도 갖고 있던 책들을 헌책방에 내다 팔고 필요한 사람에게 넘기는 등 텅텅 빈 서재로 시작했건만, 지금 이 큰 책장에도 다 꽂을 수 없는 책이 많아 바닥에까지 넘친다. 이런 걸 보면 이놈의 책 욕심은 정말 끝도 없다. 거기다가 아이가 생기면서 아이 책도 불어나는 신세이니 책 속에 파묻혀 산다고 말해도 좋을 듯 싶다.

 

이런 나에게 느티나무 도서관 이야기는 꿈과 같은 세상이다. 책을 너무 좋아하고 아이들을 너무 좋아하여 아이들을 위한 책 공간을 마련한 한 아줌마의 이야기. 이 책은 한 마디로 이렇게 요약될 수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꿈의 도서관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책의 처음을 장식하고 있는 추천 글들을 보면 일본의 어린이 도서관장의 말부터 시작하여 개그맨 정찬우, 김태균의 글 등 참 다양한 사람들이 이 책과 느티나무 도서관을 칭찬한다. 도대체 어떤 도서관이길래 그토록 침이 마르도록 좋은 평가를 내리는 걸까? 두 개그맨의 정말 진솔한 추천 글이 읽는 이의 마음을 끈다.

 

솔직히 고백한다. 사실 추천 서평을 의뢰 받았을 때 별 시답지 않은(?) 책인 줄 알았다.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 엄마들을 유혹하는 그렇고 그런 책으로 느꼈다. 하지만 책을 권해준 사람의 얼굴도 있고 해서 책을 열었는데, 어머, 세상에!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던 일을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니!

 

이렇게 시작하는 이야기는 두 아이의 엄마가 어떻게 도서관을 시작하게 되었느냐에 대한 아줌마스러운 수다이다. 수다라고 해서 굉장히 투박하고 별 쓸모 없을 듯 보이지만 도서관 이야기와 함께 인간주의 교육에 대한 저자 나름의 철학이 올곧게 박혀 있다. 그래서 진한 감동을 준다.

 

대학 시절 공부방을 하면서 목숨을 지니고 태어난 모든 아이들은 행복하게 자랄 권리가 있다는 걸 마음에 새긴 저자. 그녀는 그 권리를 누릴 환경을 만드는 게 바로 어른들의 몫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런 공간을 만들어주고자 도서관을 짓는다. 처음에는 도서관이라는 거창한 명칭보다 동네 사랑방 정도의 작은 터를 마련해주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 유명한 어린이 도서관이 되어 버렸다.

 

이 공간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엄마들에게도 소중한 장소다. 놀러 갈 마땅한 곳은 없고 아이 교육에 매달려 온갖 정보에 휩쓸리는 요새 엄마들에게 책과 함께 머무를 수 있는 쉼터가 생겼으니 얼마나 좋을까. 빽빽한 아파트 숲 속에 한 그루의 느티나무처럼 자생적으로 숨을 쉬고 자라는 이 도서관은 삭막한 도시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아이들은 놀이가 삶이다. 놀면서 배우고 놀면서 자란다. 놀면서 궁금한 게 생기고 하고 싶은 것도 생긴다. 그러니 책도 놀면서 만날 수 있으면 된다.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려면 책 읽기도 즐거워야 한다. 아이 눈길이 닿고 호기심을 일으키는 것에서부터 상상력과 감정이 살아 움직일 이야기를 자유롭게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저자의 이런 생각이 힘을 얻고 책이 있는 놀이터인 느티나무 도서관을 후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면서 이 곳을 찾는 아이들의 숫자도 늘어난다. 특히 소외된 아이들을 많이 받아 들이면서 비행을 일삼던 아이들이 책을 읽기 시작하는 점이 가장 감동적이다. 갈 곳이 없어 도서관 물탱크 뒤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살았던 아이 이야기는 마음이 찡하다.

 

흔히 도서관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경직된 곳, 공부하는 곳으로 인식하기 쉬운데 느티나무 도서관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아이들이 놀면서 책을 읽는 곳, 다른 친구들을 쉽게 사귀는 곳이 느티나무 도서관이고 갈 곳 없는 이들에게 따뜻한 휴식을 제공해 주는 곳이 바로 이 작은 어린이 도서관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어린이 도서관 실정을 보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나도 이제 갓 돌을 넘긴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 한번 가보고 싶은데 주변에 마땅한 곳이 없다. 애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가기엔 너무 교통이 불편한 곳에 위치하거나 영아들이 쉴 수 있는 공간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곳도 많다.

 

이런 우리 실정에 느티나무 도서관은 희망을 준다. 영국이나 일본은 북 스타트 운동이라고 하여 태어나는 순간부터 아이를 책과 접하도록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책을 놀잇감으로 생각하고 책과 함께 자라는 행복한 아이들.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느티나무 도서관과 같은 장소가 많이 생겨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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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보이니? 3 - 엉망진창 서랍 속 친구들 달리 지식 그림책 7
월터 윅 지음, 신한샘 옮김 / 달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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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책이면서도 기발한 아이디어가 빛나는 책을 만나면 기분이 참 좋다. <너도 보이니?> 는 '머리가 좋아지는 신기한 숨은 그림 찾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한창 외국에서 유행하던 'I Spy' 시리즈와 비슷하다.

복잡한 사물들이 뒤엉킨 가운데 왼쪽이나 오른쪽 페이지에서 제시하는 사물들을 찾아 내는 것이다. 사물들은 모두 실사여서 아이로 하여금 사물의 이름을 익히는데도 도움을 준다.

찾아내라는 것도 참 다양하다. 물음표 하나, 개구리 한 마리, 책 한 권 등 이것저것 다 찾아내려면 아이는 한참 그림을 들여다 봐야 한다. 복잡하게 엉킨 사물들 중에서 신기하게도 아이는 용케 제시물들을 찾아낸다. 그러면서 사물 이름도 읽히고 책 읽는 동시에 놀이를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외국 서적이다 보니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은 사물들, 달러 표지 하나, 램프 하나 등의 낯선 것이 많다는 점. 배경 그림 또한 외국의 사물들이다 보니 조금 아쉽긴 하다. 우리 그림책도 이런 비슷한 종류가 나오면 아이들이 더 잘 보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아이들은 숨은그림찾기를 워낙 좋아한다. 특히 이 책처럼 사물이 모두 실사일 경우 더 재밌게 볼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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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고 자라서 동물 - 생태동화
정해왕 지음, 김원락 그림 / 키움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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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동물, 곤충, 식물 등 자연을 좋아하는 우리 돌잡이 딸을 위해 장만했다. 워낙 자연관찰 책 붐이 이는지라 우리 딸도 전집이라두 사줘야 하지만 그건 엄마 욕심이란 생각이 든다. 몇권의 책만으로도 아이는 충분히 행복하니까...

책으 동물들은 탄생부터 성장과 완성까지의 과정으로 한 장씩 묘사되어 있다. 이파리에 낳은 알 -> 애벌레 -> 자라고자라서 번데기 -> 그리고는 부채 날개를 팔랑팔랑하는 나비로 변하는 모습 등 한 생명체가 나고 자라는 모습이 쉽게 묘사된 것이 마음에 든다.

그림이 선명하면서도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고 사실감이 있어 아이는 나비 그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나' 나' 그런다. 코끼리, 개구리처럼 친숙한 동물도 있지만, 악어, 바다 거북처럼 어른에게도 낯선 동물의 생태가 묘사되어 엄마랑 아이가 함께 보기에 좋다.

우리 아이는 지금 어려서 그림만 보고 동물 이름을 익히는 수준이지만 조금 자라면 동물의 성장 과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오랜 기간 활용할 수 있을 듯 싶다. 책 한 권 장만해서 오래오래 두고 본다면 엄마로서는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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