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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인 여자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푸른숲 / 2023년 12월
평점 :
저자 클라우디아 피녜이로님은 보르헤스 이후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 출간된 아르헨티나의 대표 작가.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범죄 소설을 다수 집필했으며, 높은 흡입력을 바탕으로 작품 대부분이 영상화되어 사랑을
받았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그의 작품은 심리학, 사회학, 여성학, 종교학, 도덕학, 철학 등 사회학 전반에 걸쳐 집요하게 인간성을 탐구하여 범죄 소설의 지평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 세 자매의 종교적 신념을 소재로 여성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압제를 폭로한 《신을 죽인 여자들Catedrales》은 그해 가장 뛰어난 범죄 소설에 수여되는 대실해밋상을
만장일치로 수상하였다. 이밖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상을 수여한 그는 세계가 신작을 기다리는 작가다.
시간의 흐름을 따라 리아가
주연, 또 다른 인물이 조연으로 등장하는 사건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빠져든다. 꼭 영상화되길 바란다.
리아는 아니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종교적인 믿음을 지워버린다. 엄마, 언니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아빠는 라니를 이해한다. 아니는 왜? 어떻게 죽었을까? 불타고 훼손된 사체를 본 느낌은 어떨까? 온몸이 떨리고~ 우리가 믿고 추앙하고 의지하는 신은 왜? 이런 것들을 용인하는가? 리아는 아르헨티나를 떠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서점을 경영한다. 집, 다른 가족과는 왕래를 끊은 채 아빠와
편지를 주고받지만 그 편지의 내용은 흔한 일상의 내용이 아닌 책을 베낀 내용으로 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그 내용에 답장을 보낸다.
언니의 아들 마테오에게
편지를 부탁하고 암을 세상을 등진 아버지. 임종을 못한 자식의 마음은 어떨지? 리아와 마테오 각자에게 쓴 편지, 둘이 같이 읽으라고 당부한 편지. 그 내용은 뭘까?(에필로그를 보시면 됩니다)
머리를 다치는 바람에 선행성
기억 상실증을 앓게 되는 마르셀라. 그녀는 목격자인가? 서둘러
사건을 종결시킨 이유? 끔찍한 사건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안과 동요를 일으킬지 모른다는 이유만인가? 다시 마르셀라의 증언에 귀를 기울이고 수사를 재개하려는 이유는 뭘까?
나는 이처럼 하느님에 대한 경건한 두려움을 갖도록 교육받고 자랐다. 하지만 어떤 자들이 내
동생을 죽인 것도 모자라 시신을 불태워 없애 버리려고 하다가 결국 토막까지 내고 말았다. 내가 믿음을
버린 대도 얼마나 더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p21) 살인 등 범죄의 정황을 지우는
방법으로 자주 이용되는 방화. 시체를 유기하는 건 누군지를 감추기 위한 경우가 많다.
“부디 거짓말에 현혹되지도 망상에 사로잡히지도 말고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렴.” 할아버지는 내게
보낸 편지, 나만 읽을 수 있는 편지에 그렇게 썼다. 무엇보다
그가 노력하다라는 동사를 골랐다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중요했다. 할아버지는 내게 행복하라고 요구하는
대신 행복해지려고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그 편지에서 할아버지는 나에게 사랑에 관해 말했다. (p86)
아나는 내 품에 안긴 채 죽었다. 죽은 사람을 또 죽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두 번 죽지 않는다. (p125)
“알프레도 아저씨, 가장 알고 싶은 게 뭐예요?”
“아나가 네 무릎에 누워서 죽었는데 누가, 무엇 때문에 그 아이의 시신을 절단하고 불에 태웠는지 알고
싶단다. 그러니까 누가, 왜 그랬는지 알고 싶을 뿐이야. (p217) 30년 동안 아나의 죽음에 대해 알고 싶어 조사를 멈추지 않은 아빠, 알프레도.
어릴 적 너희 둘은 우리 가족의 강요에 의해 종교라는 사슬에 묶인 채 살았어. 하지만 그
사슬을 과감하게 끊어버린 너희가 얼마나 대견스러운지 모른단다. 이런 세상에서 아무것도 믿지 않고 살아가려면
용기가 필요해. 그런 너희가 너무 자랑스럽구나. 아니, 존경스럽기까지 하단다. (p418) 종교는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까? 광신도들은 왜? 존재하는가? 서로 믿는 신은 다르지만 그 이유로 전쟁을 벌이고 테러를 저지르는 건 신이나 메시아가 원하는 건 아니었을 텐데. 믿음이 강요되는 것이 바람직할까? 강요된 종교가 미치는 영향은 어디까지일까? 도덕과 종교, 법…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