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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 불공평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11가지 법칙
체탄 바갓 지음, 이선미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9월
평점 :
바이오 스타트업의 품질관리 팀장으로 산다는 것은 매일 아침 단 1마이크로미터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결벽적인 데이터의 세계로 걸어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50대 중반, 대기업에서 밀려나듯 나와 둥지를 튼 이곳은 화려한
혁신의 구호와 달리 매일이 생존 투쟁이다. 임상 승인 지연, 밸리데이션
실패, 자금난 소식 속에서 나는 배양기보다 먼저 타들어 가는 속을 달래며 밤새 시험 성적서를 검토한다. 흰 가운을 입고 있지만 실상은 시간을 갈아 넣으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노동자일 뿐이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체탄 바갓의 이 매서운 일침은 책장을 펼치자마자 내 침침한 시야를 밝고 맑게 했다. 평등이나 공평한 기회, 착한 사람에게 좋은 일이 생긴다는 가치관을
믿는다면 속은 것이라며 현실을 차갑고 직설적으로 말한다. 젊은 시절 바친 청춘과 중견기업에서의 헌신은
명예퇴직이라는 통보로 돌아왔고, 새로 정착한 스타트업에서는 젊은 임원들의 눈치를 보며 주 60시간 넘게 타임카드를 찍는다. 왜 내 삶만 이토록 팍팍하냐고 매일
밤 소주 한 잔에 억울함을 털어 넣던 내게, 저자가 제시한 11가지
법칙은 위로 대신 각성과 해법을 제시한다.
나는 마음을 다잡고 상처를 치유하는 내면의 성찰에만 매달려왔다. 나는 내면의 생각에만 갇혀 정작 현실을 바꾸는 발걸음은 떼지 못했던 절름발이였음을 이 책을 읽고 통감했다.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냉혹한 현실을 인정하는 것은 결코 패배나 포기가 아니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환경에 더 이상 아까운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기 위한 강력한 도약대라는 점을 강조하여 말한다. 남 탓과 환경 원망을 멈추고 ‘내 탓이다’의 자세로 내 삶의 100%를 책임지라고 요구한다. 바이오 시장의 한파나 투자금 경색은 내가 바꿀 수 없다. 내가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오늘 내 앞에 놓인 배치 분석 결과와 내 행동뿐이다. 당장 다음 달 소비를
걱정해야 하는 막막한 현실이라는 거대한 코끼리 앞에서 나는 압도당해 있었지만 바갓의 메시지대로 ‘코끼리를
조각내어 먹듯’ 오늘 해야 할 표준작업지침서 개정과 기기 캘리브레이션으로 업무를 잘게 쪼개어 철저한
외부 실행으로 옮기기 시작하면서 막연한 불안감이 통제 가능한 숫자로 바뀌었다.
스타트업이라는 거친 벌판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퀴벌레 같은 생존력’이다. 급변하는
유동성과 극심한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하며 기어이 살아남는 자만이 다음 기회를 얻는다. ‘쉬운 영어와
소통 기술’을 익혀 나를 가로막은 한계를 넘어서고, ‘지속적으로
관계망을 구축하라’고 조언한다. 나이 들었다고 젊은 연구원들과
벽을 치는 대신,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 업계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것이 이 냉혹한 판에서 내 자리를 지키는
무기임을 깨달았다.
무엇보다 밤새 시간을 갈아 넣는 내게 가장 시급한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을 넘어, 오직 내가 바꿀 수 있는 선택을 행동으로 옮겨 내부 시템을 견고하게 다듬고 강력한 실행력을
갖는 것이다. ‘아무도 당신을
구하러 오지 않는다’는 경고를 행동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려면
퇴근 후 스마트폰 쇼츠나 보며 밤을 새우는 ‘값싼 도파민을 거부’해야
한다. 타인의 눈치를 보느라 무조건 예스를 연발하기보다, ‘자신을
최우선에 두는’ 건강한 이기주의를 발휘해 내 몸과 마음의 경계선부터 지키기로 했다.
인생은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도 고통이 따르지만, 정체되고 실패한 채로 살아가는 데도 고통이 따른다는 저자의 조언처럼, 매
순간 고통의 종류를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과정이다. 나는 정체되는 고통 대신 기꺼이 성장의 고통을 택하겠다.
세상은 원래 공평하지 않다. 인정하자. 내면의 고백을 넘어 차가운 외부 실행까지 단단히 갖추었을 때, 비로소
불공평한 경기장 위에서도 두 발로 당당하게 서서 나아갈 수 있다. 나는 오늘도 11가지 법칙을 이정표 삼아 나만의 단단한 하루를 살아갈 것이다.
불공평한 현실 앞에서 무기력을 느끼며 하루하루 시간을 갈아 넣고
있는 직장인과 생존의 기로에 선 스타트업 리더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피해자 서사에서 벗어나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을 배우고, 체력과 감정을 통제하여 냉혹한 세상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실천적 무기를 얻게 될
것이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