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두가 그렇게 흔들리며 살아갑니다
때지타로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평점 :
바이오 스타트업의 품질관리(QC)
팀장으로 산다는 것은 매일 아침 단 0.1%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백색의 세계로 출근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포를 배양하고 성분을 분석하는 나의 일터에서는 ‘타협’이나 ‘대충’이라는 단어가
설 자리는 없다. 기준 일탈(OOS) 하나가 기업의 존폐를
가르고 환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기에, 지난 수십 년간 내 몸에 밴 규칙은 언제나 ‘완벽’과 ‘철저’였다. 50대 중반인 현재도 여전히 나의 신경은 늘 팽팽하게 당겨진
현악기 같다.
유튜브 채널 때지타로의 저자가 펴낸 <모두가 그렇게 흔들리며 살아갑니다>를 읽기 시작했을 때, 솔직히 첫 장부터 거부감이 밀려왔다. ‘완벽주의를 극복하고, 자신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포용하며, 진정한 나로 살아갈 용기를
얻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는 나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뜬구름 잡는 소리로 치부했기 때문이다. 평생을 모범생의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으려 스스로를 채찍질해 온 나 같은 완벽주의자에게, 내면의 철저함을 허물어뜨리라는 말은 무책임한 방임이라고 생각했다.
책장을 넘기며 읽을수록 마음속 저항감은 점차 공감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완벽주의라는 잣대로 내 삶을 엄격하게 평가할수록, 도리어 사소한
실패 앞에서 밀려오는 무력감과 강박의 덫에 깊숙이 빠져들고 있었다는 완벽주의의 명확한 한계를 직시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특유의 변화무쌍한 환경 속에서 완벽한 통제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허상일지도 모른다. 기준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할 바엔 차라리 시작조차 하지 않으려 주저하고,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도전 앞에 방어적으로 변해 가던 내 모습은 내 불완전함을 포용하지 못해 생긴 증상이었다. 나를
가로막은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선, 내 안의 빈틈을 부끄러워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나로 살아갈 용기로
삼아야 한다고 완벽주의라는 우상 뒤에 숨은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있었다.
저자가 말한 ‘모방생’은 완벽한 정답이 없는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먼저 앞서간 이들의 유연함을
배우고 내 불완전함을 인정하며 나만의 프로토콜을 유연하게 수정해가는 과정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내
직업식으로 바꾸어 말하자면, 그것은 무모한 모방이 아니라 ‘파일럿
테스트(Pilot Test)’ 같은 삶의 방식이며 벤치마킹이다. 본
실험에 들어가기 전,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가볍게 조건을 바꿔보며 실패의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하며 진짜 나를 찾아가는 주체적인 파일럿 테스트 말이다
이 책은 완벽해야 한다는 사회적 강박에 지쳐 마음의 무력감을 겪고
있는 직장인과 인생의 무게중심을 다시 잡고 싶은 이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스스로를 옭아매던
불안과 결핍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법을 배우고,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온전한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주체적인 삶의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이 리뷰는 리뷰의숲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