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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생존이다 - 연결하고 흡수하고 확산하라
한상만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9월
평점 :
‘속도가 생존이다.’ 성균관대 한상만 교수의 신간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가슴 한구석에서
정체 모를 거부감과 동시에 또 하나의 숙제를 마주한 듯 마음이 무거웠다. 50대 중반, 중견기업의 안정적인 울타리를 벗어나 거친 바이오 스타트업의 야생으로 뛰어든 지 수년째다. 매일이 생존 경쟁인 이곳에서 '속도'는 거부할 수 없는 복음과도 같다. 투자자들은 지표의 속도를 묻고, 경영진은 파이프라인의 속도를 다그친다. 그러나 삼십 년 가까이 품질관리(QC)라는 외길을 걸어온 내게, 무모한 속도는 생존의 열쇠가 아니라
오히려 파멸의 전조로 보일 때가 훨씬 더 많았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며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나의 선입견을 깨뜨렸다. <속도가 생존이다>는 단순한 물리적 속도전을 넘어 외부
자원과의 연결과 내재화를 통한 ‘속도 우위’ 시스템 구축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조직이 진화하고 번영하기 위해 외부 역량을 흡수하고 확산하는 정교한 생존 법칙을
알려준다. 혼자서만 전력 질주하는 구조가 아니라, 외부의
뛰어난 자원을 연결하고 조직의 역량으로 흡수하며 생태계로 확산하여 시스템 전체가 스스로 더 빨라지도록 설계하라는 가르침이다. 무모한 가속보다는 올바른 방향성과 철저한 품질 기준이 전제되어야 진정한 성과로 이어진다는 설득력 있는 논리를
전한다. 조직 관리를 고민하는 리더로서 이 정교한 진화 메커니즘은 분명 신선한 자극이었다. 그럼에도 품질관리자로서 직업적 본능은 본질적인 의문이 생긴다. 세포를
배양하고 임상 데이터를 검증하는 일은 단순한 ‘연결’과 ‘흡수’의 속도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바이오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속페달을 밟으면 가장 참혹한 속도로 절벽을 들이받는 생명 과학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속도 우위를 외치며 질주할 때 홀로 브레이크를 밟으며 ‘이
데이터가 정말 안전합니까?’라고 외치는 것이 QC 팀장인
나의 숙명이다.
자원이 부족한 스타트업이 살아남기 위해 외부 기술을 기민하게 '연결'하고 '흡수'하는 시스템적 속도 우위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그 진화의 엔진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생명 윤리와 규제 가이드라인
준수'라는 가치 판단의 확고한 잣대, 즉 올바른 방향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철저한 품질 기준이라는 나침반이 거세된 속도 우위 시스템은 통제 불능의 오류를 초고속으로
양산하는 사상누각이 될 뿐이다.
진짜 성공적인 생존은 '얼마나
빠르게 엔진을 돌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올바른 궤도 위에
머무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속도는 기술과 시스템의
영역이지만, 방향은 철학과 가치의 영역이다. 가속하는 혁신의
파도 위에서, 나는 오늘도 우리 스타트업이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점검한다. 변화하는 시대에 생존 전략을 고민하는 모든 리더와 실무자에게 혁신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며, 속도 우위 시스템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향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배우고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