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에게 배우는 자존감 관계법
가토 다이조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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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에게 배우는 자존감 관계법‘은 자존감이 낮아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한 일종의 ‘심리 상담‘ 책이다.

본 책에는 각 챕터마다 고민거리가 소개되는데, 이에 대한 심리학자인 저자가 답해주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기 자신과 관련된 것부터 친구나 부모님까지, 본인의 자존감을 떨어트리는 요소들을 콕콕 집어서 지적하는 게 본 책의 특징이다. 보통의 심리학 도서에서 다루지 않을 감정의 세세한 부분을 잘 캐치했달까.

하지만 개인적으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본 책은 앞에서 말했듯이 문제를 제기하는 데 있어서 훌륭했지만 그에 비해 문제해결 방법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의 감정과 자존감은 본인 몫이라지만 뭔가 용두사미 같은 방식으로 말을 이어가니 독자인 나로선 솔직히 조금 답답했었다.

예를 들어 무기력해지고 자존감이 낮은 원인이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억압을 받아왔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만약이라는 가정법을 통해 자존감이 높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계속해서 비교한다. 만약 당신이 그런 환경에 처해있지 않았다면, 이라든가 당신과 달리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이 있다고 치면 그 사람은 분명 당신처럼 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의 행동 특성에 대해 계속 설명한 뒤(일반인도 알고 있을 법한 거나 했던 말을 빙빙 돌려서 말한다던가) 나중에 작게나마 외국 심리학자의 연구 결과라든지를 언급한다. 그리고 위에서첨 그냥 ‘당신은 그렇게 살면 안 된다!‘, ‘자존감에 상처를 입고 있다면 쉽게 상처받지 않은 단단한 자존감을 가진 사람을 사귀면 된다!‘처럼 간단하고, 언뜻 쉬워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은 해결책을 말한다.

그래서 내 생각으론 본 책은 자신의 자존감을 높혀주거나 힐링, 좀 더 높은 자기계발서라기 보다는 정말 심각하게 자존감이 떨어진 사람한테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가볍게 경고해주는 책 같았다. 가볍게 읽으면 좋지만 그 이상은 기대하기 힘든 책이었다.

아무튼 아게 본 책에 대한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다른 사람들은 다르게 느낄지도 모르고 도움이 되는 책일 수도 있다. 나 또한 이 책이 쓸모 없다거나 내용이 이상하다고 마냥 비난하고자 한 게 아니다. 다만, ‘자존감 관계법‘이라는 타이틀에 큰 기대를 걸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간단하고 가볍게 읽을만한 심리학 책을 좋아하시는 분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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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깔모자의 아틀리에 1
시라하마 카모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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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독특한 만화였다. 일본 만화에서 흔히 볼 법한 스토리와 캐릭터를 가지고 있지만 그림에 대한 정성이라든지 세계관들이 매우 흥미로워서 재미있게 본 것 같다. 잔잔하거나 장엄한 세계관을 좋아하시는 분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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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57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희숙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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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처음 읽은 건 중학생 때였다. 


점심시간에 급식 대신 간단한 간식으로 배를 채운 다음 아무도 없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곤 했었던 때 나는 유독 맨 윗 칸에 자리한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에 마음이 끌렸었고, 그중에서 천장에 있는 이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이 눈에 띄어 자주 읽었다. 물론 처음부터 눈에 띈 게 아니라 도스토옙스키의 또 다른 작품인 '죄와 벌'을 읽고 난 이후 다른 작품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것이라 그렇게 큰 의미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이 일을 계기로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읽게 되었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참 잘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 무언가 소중한 것을 찾았다는 건 정말 뜻깊은 일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때 몇천 쪽에 해당하는 이 작품을 다 읽었냐고 질문한다면 아니라고 답하겠다. 솔직히 중학생이 뭘 알겠는가. 특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중심을 꿰뚫고 있는 여러 가지 사상들과 이념들, 그리고 아들과 아버지가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싸운다는 막상 같은 스토리를, 아직 사회생활도 못해 본 어리숙한 10대가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일까. 그래서 나는 중학교 때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읽었을 때는 콩가루 집안에 막장 스토리까지는 어느 정도 드라마 같다며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전체적인 책의 '본뜻'을 알아차리지 못했고 2권 중반 즈음까지 읽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다 어른이 되었고, 문학동네에서 도스토옙스키의 작품들을 번역 출간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야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중에 제대로 읽고 이해했던 게 과연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며 도스토옙스키의 작품들을 읽는 걸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원래 고전 문학이라 하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그 느낌도 달라진다는 말이 있으니, 지금처럼 힘들고 치진 삶에서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그것도 자기가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그의 작품들을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그래서 저번에는 '죄와 벌'을 읽었었고, 이번에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읽기로 결심했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1권에서는 첫 권인 만큼 대략적인 인물 소개와 등장인물들의 특성을 차례대로 설명하고 있다. 매우 부정적인 이름인 '카라마조프'라는 이름에 걸맞게 광대처럼 모두를 모욕하며 정욕과 이기심이 가득한 아버지 '표도르 카라마조프'와 그런 아버지의 폭력적인 면모를 그대로 물려받은 '드미트리 카라마조프', 그리고 아버지의 이기심과 이성을 물려받은 '이반 카라마조프', 그리고 그런 아버지와 영 딴판인 순수한 '알렉세이 카라마조프' 등등이 어느 날 한 시에 같은 장소에 모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 본 작품의 전체적인 스토리이다. 


그렇게 다 읽어 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의 1권에서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다름 아닌 첫째와 둘째 형인 드미트리와 이반이라는 캐릭터였다. 

중학교 때부터 이전까지는 카라마조프 가문의 형제 중 누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묻는다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셋째인 순수한 알렉세이라고 답했을 것인데, 어째 지금 봐서는 알렉세이보다는 첫째와 둘째가 더 마음에 와닿게 느껴졌다. 


첫째인 드미트리는 아버지를 닮아 폭력적이고 정욕이 가득하다. 게다가 광대 같은 짓도 물려받아 일부러 난동을 부리거나 못되게 굴다가도 한없이 자비로워진다. 그렇게 해서 드미트리 본인은 자신이 비열하다고 자책하면서 동시에 자기보다 선하거나 순수한 사람을 보면 욕을 하는데, 이런 모습이 굉장히 입체적이었다고나 할까.


우리도 얼굴에 철판을 깔지 않은 이상 본인이 정의롭고 순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인간은 나쁘다며 스스로를 비하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러면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자신보다 뛰어나거나 너무 착한 사람을 보면 왠지 모르게 반발과 질투심을 느끼곤 한다. 드미트리도 이와 비슷한 마음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즉, 자신은 한없이 낮추고 뛰어난 다른 사람을 치켜세움과 동시에 다른 한편으론 자신과 비교되어 증오심을 느끼는 이러한 성격의 인물이 우리 주위에도 충분히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리고 드미트리 다음으로 둘째인 이반이 자신이 쓴 '대심문관'이라는 서사시를 알렉세이에게 말하는 장면에서 마치 '죄와 벌'의 주인공인 라스콜리니코프처럼 위대한 사상을 가진 뛰어난 한 사람이 다수의 일반인을 다스리는 권력 구조의 정당성에 대해 말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는데, '천상의 빵'보다 '지상의 빵'을 갈구하며 위대한 지도자의 권력 독점을 원하는 우중들을 비웃으며 천상의 빵은 더 이상 의미가 없으니 지상의 빵을 주는 자만이 모든 사람 위에 군림할 수 있다는 그의 마음가짐은 오늘날의 몇몇 귄위적인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거의 다르지 않아 놀라웠다. (물론 이반이 이를 확실히 지지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 역시 이에 대해선 초조해하는 눈치였으니 말이다)


그에 반해 알렉세이는 뭔가 이야기를 진행해주는 진행자이자 우리가 드미트리와 이반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못하게끔 반박하는 인물로서 보였다. 


아직 1권이기에 다 읽기에는 아직 많이 남았지만 이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이 어째서 필독서인지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다음 권도 꾸준히 읽어야겠다!

벗이여, 벗이여, 굴욕 숙에, 지금도 굴욕 속에 빠져 있다고. 인간은 이 지상에서 끔찍하게 많은 것을 견뎌야 해, 끔찍하게 많은 불행을! 내가 이런 인간에 대해서 생각하는 건, 나 자신이 그런 인간이기 때문이야. - P218

앞을 향해 걸어가면서도 내가 악취와 오욕 속으로 떨어진 것인지, 빛과 기쁨 속으로 들어선 것인지 모르겠구나. 바로 여기에 불행이 있는 거야. 왜냐하면 세상의 모든 것은 수수께끼거든! 정말 비밀이 무섭게 많아! 너무나 많은 수수계끼가 이 지상에서 인간을 짓누르고 있어. - P219

내가 참을 수 없는 건, 어떤 사람이, 그것도 더없이 고상한 마음과 높은 이성을 지닌 사람이 마돈나의 이상에서 시작해 소돔의 이상으로 끝나고 만다는 거야. 더욱 무서운 건 이미 영혼 속에 소돔의 이상을 품고 있는 인간이 마돈나의 이상을 부정하지 않고, 그 이상 때문에 가슴을 불태운다는 거지. 정말! 이성엔 오욕으로 여겨지는 것이 가슴에 오로지 아름다움이라니! (중략) 섬뜩한 건, 아름다움이 무서울 뿐만 아니라 신비로운 것이기도 하다는 사실이야. 거기서 악마가 신과 싸우고, 그 전쟁터가 바로 사람들의 마음 속이지. - P221

‘우선 먹여 살려라, 그런 다음 우리에게 선행을 요구하라‘ - 이렇게 쓴 깃발을 높이 치켜들고 그들은 너에게(예수)에게 대항하여 일어설 것이며, 이 깃발에 의해 너의 사원은 무너질 것이다. 너의 사원이 서 있던 자리에 새로운 건물이 우뚝 솟고, 무시무시한 바벨탑이 새로 세워질 것이다. 오로지 먹을 것을 주는 자만이 그 탑을 완성시킬 수 있고, 오로지 우리만이 너의 이름으로 먹을 것을 줄 테니까, 그러면서 그것이 너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일이라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지. 오, 우리가 없다면 그들은 절대로 절대로 자신을 먹여 살릴 수 없을 것이다! - P512

그들이 자유로운 인간으로 머무르는 한, 어떤 학문도 그들에게 빵을 주지 못할 것이고, 결국 그들은 자신의 자유를 우리의 발아래 갖다 바치면서 ‘차라리 우리를 노예로 삼아도 좋으니, 제발 먹을 것을 주십시오‘라고 말할 것이다. 마침내 그들은 자유라는 것과 누구나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지상의 빵이란 결코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우치게 될 것이니, 왜냐하면 그들은 절대로 절대로 그것을(빵을) 서로 나누어 가질 줄 모를 테니까. - P513

선택의 자유와 같은 무서운 짐이 인간을 짓누르면, 결국 그는 너의 형상도, 너의 진리도 거부하고 논박하게 된다는 것을. 그들은 마침내 네 안에는 진리가 없다고 절규하게 될 터이니, 그건 네가 그들에게 그토록 많은 근심거리와 풀 수 없는 과제들을 던져줌으로써 그들을 결코 이보다 더 끔찍할 수 없는 혼란과 고통 속에 내버려 두었기 때문이다. 당신은 인간을 너무 과대 평가했어. 인간이란 비록 반역자로 창조되었을망정, 노예임에는 틀림없으니까. 인간이란 네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약하고 열등하게 창조되었단 말이다! - P518

우리는 너의 위업을 수정하여 ‘기적‘과 ‘신비‘와 ‘권위‘ 위에 그것을 세워놓았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우리를 위해 자신의 자유를 거부하고 우리에게 복종 할 때에만 행복해진다는 것을 확신시킬 것이다. 너의 자유가 자신들을 얼마나 무서운 노예 상태와 혼란으로 이끌었는지를 상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 줄 반항적이고 사나운 자들은 자기 자신을 해치울 것이고, 반항적이나 나약한 자들은 서로를 해치울 것이고, 나머지 무력하고 불행한 자들은 우리의 발치로 기어와서 우리에게 절규할 것이다. 사람들은 진실로 빵 자체보다도 그들이 그 빵을 우리의 손에서 받고 있다는 그 사실에 더 기뻐할 것이다. 너는 그저 자기 자신만을 구웠했겠지만 우리는 모든 사람들을 구원했다! - P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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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15 21: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역시 도선생님은 카라마죠프가의 형제들이 최고인거 같아요 😆

오네긴 2021-08-16 21:30   좋아요 2 | URL
인정입니다👍👍
 
내세에는 남남이 좋겠어 5 - S코믹스 S코믹스
코니시 아스카 지음, 박소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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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출간된 5권! 다 읽어 본 소감으론, 이번 5권만큼 마음에 든 권이 없을 정도로 전부 마음에 들었다. 쇼마와 요시노의 투샷이 들어간 표지하며 4권에 이은 스릴과 긴장감이 넘치는 내용에, 요시노에 대한 키리시마의 로맨스와 개그까지. 심지어 쇼마와의 삼각관계 라이벌이 있어서 삼자대면을 하게 되는 다음 권이 굉장히 기대된다!
과연 요시노는 이 둘 사이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그리고 요시노와 키리시마네 야쿠자들의 미래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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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정염 : 모빠상 단편집 펭귄클래식 에디션 레드
기 드 모파상 지음, 이형식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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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드 모파상의 '어떤 정염'은 모파상 특유의 사실적이면서도 정렬적인 문체로 쓰인 총 20개의 사랑 이야기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모파상의 작품들을 어렸을 때부터 재미있게 봐 왔던 나였기에 이번에도 기대를 품고 책을 구매했지만 너무 기대를 했던 탓인지 막상 읽어보니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조금 허무했다. 단편이기 때문에 아쉬운 감이 있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영 내 타입이 아니어서 당황했달까.

물론 모든 작품들이 그렇게 느껴진 것은 아니다. '의자를 수선하는 여인'이라든지, '미쓰 해리엇' 등등 가슴을 울리는, 그러면서도 어딘가 서글픈 사랑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사랑에 대한 당시 사람들의 생각이라든지 그 앞에 유약하게 쓰러지고마는 여인들의 여린 마음(?)에 대한 묘사는 시대적 한계를 생각해서라도 내게는 낯선 것들이었다.

하지만 모파상 작품은 분명 의미가 깊다. 결코 형편없는 게 아니다. 나는 위의 시대적 한계에 대해서는 거리감이 느껴졌으나 본 작품들을 읽었을 때 그 속에 들어있는 사랑의 정렬에 대해 그만큼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보통 다른 작품들에서는 남녀의 사랑에 대해 어느 정도 절제하거나 예의에 맞춰 적절하게 표현하는 식이었는데, 모파상의 사랑 이야기에선 그런 것들을 던져버리고 서로의 감정에 매우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마치 '너 아니면 죽음 뿐이야!'라고 외치는 것처럼 말이다. (아마 사랑에 대해 절제하려는 다른 작품들을 많이 봐 온 나였기에 이렇게도 낯설은 것 같다) 뒤의 역자 후기에서 말했던 것처럼 중세 시대의 반항적이고 풍자적인 사랑 이야기가 사실적인 묘사를 추구했던 19,20세기의 냉철함이 만난 것이 바로 모파상의 작품이 아닌지 싶다.

때문에 모파상이나 프랑스 문학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어떤 정염'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본다. 다만, 너무 사랑이 치중된 이야기나 감정적인 작품을 좋아하지 않으신 분들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안 그랬다간 자유분방한 사랑 이야기에 기절초풍을 할 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추가로, 개정판이라지만 번역의 문체가 오래된 감이 있다. 이것도 주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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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01 1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읽었었는데, 저는 완전 좋았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너무(?) 사랑에 치중한 느낌이 들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