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의 아이들
수전 캠벨 바톨레티 지음, 손정숙 옮김 / 지식의풍경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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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히틀러‘라는 이름은 지난 2차 세계대전이 끝날때부터 지금까지 ‘최악의 인물‘, ‘세계대전을 일으킨 장본인‘ 등등의 수식어를 달고있다.

과연 그는 세계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간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이 모든 것이 히틀러가 독일국민들을 세뇌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것도 안다. 그치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가?
파시즘의 영향도 있었으나 나치가 집권하던 시기에 거의 모든 국민들이 나치의 행보를 찬성했다는 것도 뭔가 이상하다. 나치는 어떻게 국민들을 세뇌시켰는가, 이 책은 그 이유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히틀러는 조직적으로 어른이 아닌 청소년들을 타겟으로 선전 유세를 떨쳤다.
보통 사람들은 ‘정치란 어른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히틀러는 청소년들도 충분히 어른들보다 정치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여기서 ‘정치적‘이란 정치에 대해 인식을 할 수 있다는 것과 불완전한 이념에 쉽게 물들여질 수 있는 성질을 동시에 뜻한다.

먼저 히틀러는 처음 집권할 때 히틀러 유겐트를 만들어 아이들을 불러모았다. 히틀러 유겐트의 활동은 마치 오늘날 아람단 같이 모여서 캠핑하고 여행을 하는 등의 재미를 제공했다. 당연 아이들은 점차 모여들었고 단체 생활에 적응하면서 점차 어른들과 멀어지게 된다. 그러면 나치는 이때를 기회삼아 조용히 아이들에게 나치 이념을 주입시켰다.

그렇게 세뇌된 아이들은 당시 어려웠던 독일의 사정을 구원해 줄 나치에게 충성했고 자라나서 나치의 일을 돕는다.
언뜻 보면 나치가 집권기 중에 했던 모든 범죄는 대부분 성인이했을 것 같지만 사실은 십대 청소년들이었다고 한다. 전쟁의 막바지즈음엔 게슈타포와 비밀경찰들도 거의 히틀러 유겐트에서 뽑은 13~18세의 청소년로 이루어졌다고한다.

그러나 여기서 작가가 말하는 바는 청소년들의 불완전한 정치적 안목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청소년들이 어른 못지 않게 독일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점을 높이샀다.
다만 저자는 히틀러라는 정신이상자가 휘두른 정치적 폭력의 폐해를 설명함과 동시에 앞으로 우리가 가져할 정치적 안목을 이야기하고 있다.

- 이 책은 전쟁사를 아는 데도 도움이 된 책이었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주제에 약간 벗어나는 내용이 있다는 것, 너무 청소년에게 집중하려는 모습이 보인다는 점이다. 그래도 세계대전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읽기 좋은 책임에는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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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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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은 주인공 홀든 콜필드라는 퇴학생이 약 사흘 동안 도심의 어두운 곳에서 방황하면서 겪게되는 현실의 쓰라린 참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현실의 어두운면을 고발하는 것이 아닌, 그 현실에서 방황하는 한 영혼에 대해 적고있다.

홀든 콜필드는 성적미달로 대학교에서 퇴학당해 집에 돌아가야했다. 그러나 홀든은 수요일에 집에 도착한다는 일정을 버리고 수요일을 사흘 앞둔 날에 짐을 싸고 기숙사를 나온다. 그렇게 사흘동안 홀필드는 호텔, 바, 클럽 등등을 돌면서 심각한 수준으로 여기저기 방황한다. 사회의 어두운 면을 겪어 극도로 피로했던 홀든은 유일한 구원자인 여동생 ‘피비‘를 만나면서 그는 마침내 세상을 어느정도 체념하고 이해하게된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홀든의 태도다.
홀든은 오늘날 귀신도 안 건드린다는 ‘중2병‘같이 행동한다. 마치 자기 이외의 모든 사람은 전부 타락했다는 듯이 우쭐거리고 비웃는, 그런 행동을 취한다. 처음 이 소설이 출판됬을 때도 홀든의 이러한 태도에 태클을 건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내 생각엔 홀든의 행동은 과격하고 중2병 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지지만 사실 다른 누구보다 ‘순수‘하기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홀든의 꿈을 봐도 알 수 있다. 홀든은 책의 제목처럼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어 떨어지는 아이들을 구해주고 싶어한다. 즉 홀든은 아이들이 세상에 의해 순수성을 잃어버리고 타락해지는 걸 바라지 않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홀든은 겉은 타락해보여도 그 속은 순수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홀든을 둘러싼 세상은 전혀 순수하지 않고 온갖 타락에 물들여 있었다.
그렇다면 홀든은 세상이 타락했음을 알고서도 굳이 나와 어두운 곳을 돌아다닌 이유는 뭘까? 그건 아마 홀든 마음 한켠에 조금이나마 자기와 같은 순수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걸었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홀든은 창녀가 와도 성행위를 부탁하기는 커녕 어째서 창녀가 됬는지 이야기를 부탁했고 친하지도 않는 친구들을 불러 자기의 희망찬 꿈을 이야기하는 등 타락한 이들에게 손을 뻗었다. 일종의 ‘세상에 대란 그리움‘인 셈이다.
물론 다들 매몰차게 홀든을 내쳤고, 결국 홀든은 아무리 더러운 세상을 정화시키려해도 그건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이 모든 과정이 고작 사흘만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마치 50년이 지난 것 같았는데 말이다. 다 읽고나서 어째서 이 책이 청소년,대학생 추천도서인지 알수 있었다.
아직 세상을 많이 경험하지 못한 초년생들의 기대와 환상, 그리고 어른이 된다는 불안감과 절망이 모두 들어있는 이 작품은 명작이 아닐 수 없다.
만약 내가 편집장이였어도 이 책을 적극추천했을 것이다.

참고로 이 작품은 민음사 것보단 문예출판사 것이 더 번역이 수월하고 읽기 편하다. 다소 오타가 보이지만 읽는데는 최적인 것 같다.

저는 지금 하나의 단계를 통과하고 있는 겁니다. 누구나 여러가지 단계를 거치는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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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 일기에 나타난 어느 독일인의 운명
파울 요제프 괴벨스 지음, 강명순 옮김 / 메리맥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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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의 최고간부이자 선전을 담당했던 괴벨스. 그가 한 선전은 대중 선도의 부작용을 여실히 보여준 예로 남아있다.

평생 정치만했을거라는 상상과 달리 그는 '미하엘'이라는 반자전적 중편소설을 썼다.
주인공은 '미하엘'이라는 대학생이다. 그는 다른 대학생들과 달리 자기 신념이 확고하고 진리를 찾으려 노력한다. 그렇게 방황하다가 마침내 그는 독일인의 긍지와 함께 노동으로서 진리를 찾아내겠다는 일념으로 광부의 길로 가지만 그곳에서 돌에 맞아 죽고만다.
소설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언뜻 들으면 젊은 애 하나가 저 혼자 너무 진지하게 살다가 돌아 맞아 죽은 이야기로 들리는데, 사실 그게 맞다.

내가 보기에 미하엘은 너무나 자기만의 세계에 푹 빠져있다. 그는 주로 산책하거나 홀로 생각에 빠지며 한 두사람 빼고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함께 나누지 않고 자기가 생각해낸 것을 바탕으로 진리를 끌어내려 한다. 자기가 느낀 신념을 그대로 밀어붙이는 꼴이랄까. 여하튼 그렇게 느껴진다.

또 여기서 그는 특히나 '남성성'과 '독일인'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민족적 자부심일수도 있다. 그러나 괴벨스는 그걸 교묘하게도 이용한다. 바로 모든 잘못을 유대인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독일인은 소박하고 선량하지만 유대인들은 이것을 이용했고 이로 인해 독일이 몰락해가고 있다'라고 말이다. 이 발언은 괴벨스가 나치에 입당하기 전부터 유대인을 중오했다는 점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의외로 노동자의 입장에서, 즉 약간 사회주의 분위기에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주의나 그런 이야기는 내가 잘 알지 못하기에 확실히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이는 당시 상황을 보면 꽤 대중들을 선동하기 충분했을 것 같다. (나치에 열광한 사람들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어떤 것에 굶주려 있었는지도 잘 보여준다)

위의 이유때문에 중간에 도저히 읽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미하엘이 무조건 나쁘다고만은 생각되지는 않았는데, 그가 읊는 시와 몇몇 글은 뛰어나고 사색가적인 풍모가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질된 것은 틀림 없다.

역자도 말했던 것처럼 미하엘의 뜨거운 신념을 보는게 아니라 차가운 마음으로 읽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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숄로호프 단편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8
미하일 숄로호프 지음, 이항재 옮김 / 민음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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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다시 숄로호프 단편선을 읽었다.
학생이었을 때 도서관에서 궁금증으로 한 번 읽었다가 의외의 큰 감동을 받았던, 그런 작품집이었다.

숄로호프라 하면 ‘고요한 돈 강‘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숄로호프 단편집도 ‘돈 강 이야기‘라는 주제로 총 13편이 실려있다.

주인공은 대부분 ‘카자크‘들이다. 이들은 국경지역과 가까운 돈 강 지방에서 떠돌아다니며 사는 사람들로 ‘카자크‘라는 말의 어원도 ‘방랑하다‘ ‘국경의 수호자‘다. 나중에 18세기에 다다르자 러시아의 영토확장의 야욕으로 카자크들은 자유로운 생활에서 군 계급으로 서열화되고 우두머리들은 귀족화되는 등 러시아 내부와 비슷한 구조를 띄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나중에 혁명과 내전이 발발하면서 귀족화된 카자크들과 농민 카자크들이 서로 대립하게 되는 계기로서 작용한다.
그리고 바로 이 때가 숄로호프가 써낸 소설의 배경이라는 것이다.

또한 여기나온 숄로호프 단편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액자식 구조‘를 띄고있다는 점이다. 다른 말로 ‘중층 구조‘ ‘스카즈‘ 기법이라고 한다.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대상이 작가가 아닌 다른 화자이기 때문에 뭔가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한다. 그래도 이 점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전쟁과 이념 등등의 갈등으로 아버지와 아들이, 할아버지와 손자가 서로 피를 보게 되지만 대지를 사랑하는 카자크인들의 마음과 사람간의 정 안에서 독자들은 또 다른 인간적 사랑을 느끼게된다.
아직 숄로호프의 대표작 ‘고요한 돈 강‘은 읽지 못했으나 이 단편집 덕에 읽고 싶다는 욕망이 더 강해진 것 같다. 사실 솔제니친의 ‘수용소 군도‘를 읽으려했으나 개인적으로 솔제니친의 작품은 별로 맞지 않아서 고민하던 찰나 숄로호프가 등장하니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혹시라도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숄로호프의 작품을 적극 추천한다!

가족도 있었고, 내 집과 이 모든 것을 이루는 데 수년이 걸렸는데, 이 모든 것이 일순간에 무너지고 말았소. 이 파란만장한 내 인생은 꿈이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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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에서 데미안 리커버 특별판을 내놓았다.

보통 세계문학은 민음사 것으로 읽지만 데미안만큼은 문학동네 것으로 읽는다.
딱히 번역 때문이 아니라 처음 접했던 데미안 완전판(?)이 문학동네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리커버는 특히나 표지가 마음에 든다. 싱클레어가 성장해가면서 늘 함께 있었던 이 ‘아프락삭스‘가 표지를 장식했다. (아프락삭스의 모습은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데 그 그림과 똑같다)

여하튼 데미안이 출간 100주년을 맞이했으니 축하하는 의미에서 한 권 사야겠다는 생각이다.
한정판매라고하니 빨리사야 할 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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