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터의 고통 을유세계문학전집 3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정현규 옮김 / 을유문화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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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읽은 독일 문학은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고통'이었다.

그때는 너무 어렸던 나머지 베르터가 마지막에 짝사랑에 못이겨 자살을 했을 때 눈물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어느 정도 성인이 된 지금, '젊은 베르터의 고통'을 다시 읽어보니 베르터의 자살보다는 그가 느꼈던 '천재의 고통'에 더 공감이 갔다. 


기성 세대에 대한 반감과 내면의 진실한 감정을 추구하는 천제의 물결에 대한 베르터의 독백이 마음에 들었달까. 물론 이런 점 때문에 베르터는 파멸하고 말았지만 말이다. 확실히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괴테의 작품은 인상이 점차 달라지는 것 같다. 


추가로, '베르테르'를 '베르터'로, '슬픔'을 '고통, 고뇌'로 한 것은 좋았지만 전체적인 번역의 질은 그렇게 높지 않았다. 뭔가 직역하는 부분이 많았고, 지나치게 풀어쓰거나 지칭 등이 어색한 부분이 있어서 조금 아쉬웠다.

만약 인간들이 열심히 상상력을 발휘해서 지나간 불행의 기억을 되살리는 일에 몰두하지 않고, 아무래도 상관없는 현재는 참고 넘긴다면 그들의 고통은 훨씬 덜할거야. - P12

어린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면서도 그 이유를 모른다는 점에 대해서는, 학식이 풍부한 학교 교사나 가정 교사들이 한결같이 동의해.
하지만 어른들도 어린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이 지상을 헤매고 다니면서도 자신들이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는 사실, 참된 목적에 따라 행동하지 않고 아이들처럼 비스킷이나 케이크, 자작나무 회초리에 지배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믿고 싶어 하지 않아. - P21

우리와 동등하고 우리의 모범으로 삼아야 할 아이들을 우리는 지금 하인처럼 다루고 있어. 아이들은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거야! 그럼 누가 우선권을 가지고 있는 거지? 그건 우리가 나이가 많고 더 분별이 있기 때문이라는 거야! 하늘에 계신 선한 하느님, 당신 눈에는 나이 든 아이들과 그보다 어린 아이들이 있을 뿐이지요. - P47

열정! 술 취함! 정신 나감! 당신들은 동정심이라곤 티끌만큼도 없이 그렇게 태연하게 서 있지요. 당신들 같은 도덕적인 사람들 말이에요. 술 취한 사람을 비난하고, 제정신이 아닌 사람을 혐오하며, 성직자처럼 그냥 지나가고, 바리새인처럼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지요, 하느님께서 이러한 사람들 가운데 하나로 당신들을 만들지 않은 것에 대해 말이에요.
난 여러 번 술에 취해 봤고, 내 열정은 광기에 가까웠어요. 하지만 그런 행동을 후회하진 않아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뭔가 위대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해낸 모든 비범한 인물들을 예로부터 술 취한 자나 미친 사람이라고 얼마나 외쳐 떠들어 왔는지 나름대로 배웠으니까요. - P74

인간들은 보잘것없는 작은 집에 모여 안위를 구하며 보금자리를 마련하고는, 자신들 생각으론 넓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불쌍한 바보들 같으니! 자신이 작다고 다른 모든 것까지 보잘것없는 것으로 여기다니 말이야! - P82

인간의 운명이란 자신이 처한 한계를 참고 견디며 자신의 잔을 남김없이 마시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그리고 이 잔은 인간이 된 신의 입술에도 너무 썼어. 그런데 내가 왜 허세를 부리며 마치 그 잔이 단 것처럼 가장해야 하지?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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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수확 동서 미스터리 북스 71
대쉴 해미트 지음, 이가형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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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학가 앙리 지드가 극찬한 추리 소설이다. 강한 남성성과 화려한 액션이 난무하는 하드보일드 추리 소설의 대표작인데, 단순한 추리 소설이라고 하기엔 글솜씨가 꽤 좋다. 묘사가 세밀하달까, 의외였다. 정의가 아닌 냉정함과 자존심으로 사건에 정면으로 부딪히는 주인공이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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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주부도 9
오노 코스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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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극주부도 9권이 나왔다! 이번 권에서도 어김없이 최고의 전업주부(?) 타츠의 야쿠자식 개그가 넘쳐서 재미있었다. 게다가 소재도 일상생활 속 공감갈만한 것들로 가득해서 보는 내내 현웃이 터졌다. 다음 권도 빨리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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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주아 생리학 인간 생리학
앙리 모니에 지음, 김지현 옮김 / 페이퍼로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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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급부상하던 프랑스 부르주아의 모습을 그 시대의 유머에 맞게 풍자한 책이다. 아직은 ‘생리학‘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 사회의 어떠한 계층 하나를 두고 관찰했다는 시도가 새로워 보였다. 다만 전문적인 지식보다는 풍자에 더 맞췄기 때문에 진지한 분석은 기대하지 않은 게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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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 익스프레스 비룡소의 그림동화 316
크리스 반 알스버그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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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뢰벨 출판사를 통해 접했던 동화책이다. 이야기를 비롯해 그림도 너무 아름다워서(흔히 말하는 즐겁고 활기찬 크리스마스 분위기보다는 크리스마스 이브날의 벽난로 근처 포근하고 따스한 느낌의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다 큰 어른이었음에도 재밌게 읽었다. 이렇게 다시 나오다니 반가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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