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엘리트를 위한 서양미술사 - 미술의 눈으로 세상을 읽는다
기무라 다이지 지음, 황소연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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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비록 생업은 국영수 주요(?) 과목과 관련 있지만, 가장 비중 있게 인생을 풍요롭게 해 주는 것은 음악 미술 체육을 포함한 예체능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도 예체능이 학교에서 배우는 학과목에서조차 소외당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성인이 되어 사회에 진출한 이후의 삶을 돌아보면 결국 좋아하는 예체능 분야를 찾아가게 됨을 발견한다. 시간과 노력과 금전을 투자하여 영어 연설 모임에 나가고, 장거리 자전거를 즐기고 드럼을 배우기도 했다. 그러나 우연인지 미술 쪽으로는 자녀의 미술 학원 간판만 열심히 구경해 봤을 뿐이다.



 

이 책의 제목은 기업의 최고 경영인을 연상시키는 비즈니스 엘리트를 지칭하고 있다. 비록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통 모르는 미술계인 것 같지만 음악과 체육처럼 미술 역시 사람의 생각을 표현한 결과물이기에 꼭 소수 계층만을 위한 전유물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대신 교양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미술 상식선에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우선 책의 구성을 보자. 총천연색 그림 자료를 담은 미술 교양서답게 고급스러운 재질의 종이에 색상과 미적 감각을 더한 편집으로 디자인이 매우 산뜻하다. 본문의 소단원 제목을 진한 글자로 처리하여 시선이 집중되며 그림 자료마다 설명을 달아 가독성을 높였다. 미술 교과서에서 자주 보았던 그림들을 많이 실어 친근감을 준다. 그림 자체에 대한 설명도 좋지만 그림이 나오게 된 역사적 배경을 충실하게 제공하여 마치 술술 읽히는 옛날 이야기책 같다. 특히 정확한 연도별 도표로 역사적 사건의 발생 시기가 미술사에 미친 영향을 소상히 알려주어 시대 변천과 미술 사조의 연계성을 파악하는데 매우 유익하다.



 

서양 미술사 전공자답게 저자는 시대별 특징을 시기별로 나누어 소개한다. 인간의 아름다운 육체를 절대자가 보시기에도 좋았더라는 표현으로 집약되는, 서양 미술 정신세계의 바탕을 이루는 그리스 신화와 그리스도교의 중심 세계관을 시작으로 로마제국과 프랑스 고딕 양식을 다루고(1), 유럽 도시의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발흥하여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 아닌 인간 본연의 모습에 시선을 돌린 르네상스 시대부터 베네치아, 바로크, 네덜란드의 회화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며(2), 당시 주변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낙후되었던 프랑스가 유럽의 미술 대국으로 올라서게 된 배경과 고전주의, 로코코,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작품들을 설명하며(3) 산업혁명을 맞아 변모된 문화가 사실주의, 바르비종파, 인상주의 등의 근대 미술 및 미국 중심의 현대 미술에 끼친 영향을 살펴본다(4).



 

그림 뒤에 숨겨진 역사적 배경을 알고 난 뒤 그림을 읽을 줄 알게 되면전에 없던 새로운 안목을 지니게 되는데, 이는 미술과 역사를 함께 공부한 저자의 주된 저술 의도이기도 하다. 예컨대 현대의 광고기술을 능가하는 안목으로 미술 작품을 홍보 자료로 적극 활용한 나폴레옹의 사례가 그렇다. 고대 로마 장군처럼 국왕이 아닌 황제칭호를 사용하던 그는 재임 시절 고대 로마 황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고 부단히 애썼다고 한다. 이미 황제가 되기 전부터 미술품 자체보다 선전 미술의 파급력을 정확히 꿰뚫어 본 권력자로서 건축이나 미술의 힘을 정권, 권력과 결부시켜 자신의 이미지 홍보와 제국의 선전 도구로 활용했다. 특히 예전의 모 회사 양주병에 사용되기도 했던, 국가원수의 상징인 백마와 그 앞다리를 힘차게 들어 올리며 돌격 명령을 내리는 장면으로 유명한 생베르나르 고개를 넘는 보나파르트작품은 황제의 이미지를 선전하기 위한 초상화이지만, 실제로는 산길이 험해 노새를 타고 고개를 넘었다는 것이다. 또한, 그림 아랫부분의 바위에는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 원정길에 나섰던 고대의 영웅들인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과 서로마 제국의 황제였던 샤를마뉴의 이름을 새기도록 하였다니 과연 권력욕의 화신다운 행적이다.



 

서양 역사를 돌아보면 미술은 왕족과 귀족의 필수 교양이었음을 알게 된다. 오늘날 미술 교과서에 등장하는 작품들은 대개 당대의 권력자를 위해 맞춤 제작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술이 지식과 교양을 갖춘 당대 사회 지도층이 이끌던 문화이고 서양의 지식인들 사이에 단단히 뿌리내린 문화 자본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미술은 눈 호강시키는 감성이 아니라 이성으로 읽는 예술 영역으로, 시대별 미술의 의미, 당시의 역사적 배경과 가치관 및 경제 상황을 이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미술사에 대한 이해는 세계적 수준의 문화와 교양의 표준에 다가가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2,500년을 압축한 서양 미술사 특강을 들으니 공자님 말씀이 새삼스럽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가이위사의(可以僞師矣) : 이미 배운 내용을 잘 익히고 새로운 것들을 계속 알아간다면 다른 사람의 스승이 될 수 있다.”

 


#미술사 #비즈니스엘리트를위한서양미술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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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의 힘 - 시파워와 랜드파워의 세계사
김동기 지음 / 아카넷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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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놈 믿지 말고 소련놈에 속지 마라, 일본놈 잊지 말고 되놈(중국) 되(다시) 나온다, 조선사람, 조심하자’

이 책을 읽고 나니 우리나라 해방 이후 혼란하던 정국에 유행했다던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나라 이름에 자연스레 이어지는 동사와 두운(頭韻)이 기막히게 어울린다. 가사의 핵심은 결국 외세의 위협을 극복하고 민족의 자립 자강을 이루자는 데 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이 와중에도 계란판 원자재 생산으로 국내 판매 부수 1위라는 모 신문사의 기사에서는 쉼표 하나를 없애 ‘조선사람들이여, 그러니 이제 조심합시다.’라는 의미를 마치 제삼자가 말하는 양 ‘조선사람을 경계하자’로 오도하고 있다. ‘일본놈 일어난다’라고 가사를 고치는 참으로 꼼꼼하고 정갈한 수법으로 이웃 섬나라의 대변지 역할에 충실하니 그들의 눈물이 나는 노력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각설하고, 어릴 적 세계에 우리나라를 둘러싼 여러 이웃 국가들이 있으며 좋든 싫든 그들로부터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알게 된 이래로 우리는 왜 늘 ‘선진국’ 따라잡기와 흉내 내기에 바빴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고 세계 음악계를 주도하는 BTS와 수준급 코로나 방역 덕택에 우리가 바로 선진국임을 체감하는 요즘이다. 문화 대국으로서 국뽕 차오르는 희열감을 애써 감추자니 좀 아쉽지만,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가 겪어야 했던 격동의 근현대사가 사실은 민주-공산 이념의 대립이 아닌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에 기인함을 주제로 삼고 있다.


이 책은 지정학 정립에 이바지한 이론가와 전략가를 소개하면서 국가적 관점의 지정학 역사를 짚어본다. 이들이 주장하는 지정학은 자국의 이익 관철에 몰입한 이론적 배경이며 평화로운 공존 따위와는 거리가 먼 ‘보이지 않는 무기’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 책의 부제인 시파워(See Power), 랜드파워(Land Power)는 지정학 용어로 보이는데, 마땅한 해석이 없는지 저자는 이를 외래어 고유명사처럼 사용한다. 저자는 고전 지정학자 4인을 필두로 그들의 지론을 이어받은 유력 정계 인사들의 행적을 연이어 소개한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미국의 알프레드 마한은 해상을 제패하면서 해가 지지 않는 영국의 위상을 분석한 1890년대 두 권의 저서로 일약 유명인사가 된다. 그의 책은 식민지 확장과 제국주의 경쟁 시대를 맞아 미국의 군비 확장론자들에 강력한 영감을 선사한다. 훗날 대통령이 된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해군력을 확장하고 미국의 영향력을 키워 마한의 전략을 실현하였으며 이어 세계 2차대전의 추축국인 독일과 일본에도 영토확장의 야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편 영국의 헬퍼드 매킨더는 드넓은 영토를 지닌 러시아가 철도망으로 내륙을 촘촘히 연결하는 것을 보고 지배적인 육상력은 곧 지배적인 해상력으로 발전될 것을 예견한다. 유라시아 북부와 중앙을 세계 정치의 중심으로 간주한 그는 소련이 전쟁에 이기면 지구 최대의 육상력 지배자가 될 것을 우려했는데 이는 2차대전 후 시작된 냉전체제에서 소련 봉쇄의 정당성을 제공한다.



독일의 카를 하우스호퍼는 과거 독일 땅이면서 독일인의 피가 흐르는 유럽 동쪽을 의미하며 나치즘의 주요 이론적 바탕이 되는 레벤스라움(Lebensraum)을 주창하고 옥중의 아돌프 히틀러에게 사사했으나, 그가 러시아와 그 위성국으로 이를 잘못 이해하고 전선을 동서 양쪽으로 확장한 탓에 나치는 몰락하고 만다.

미국의 니콜라스 스파이크먼은 세계 정치의 핵심을 유라시아 대륙 해안지역으로 보고 림랜드(rimland)라 불렀으며 러시아 서쪽, 유럽 대륙, 북아프리카, 중국, 동아시아 등을 포함했다. 2차대전 후 소련 봉쇄정책이 주류일 당시는 매킨더의 이론이 지배적이었으나, 소련의 몰락으로 중국이 부상한 이후 림랜드 지배자가 유라시아에 이어 세계를 지배할 것으로 내다본 그의 이론이 재조명을 받게 된다.

이상 4인의 고전지정학자 이외에도 저자는 미 국방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를 나치와의 연관성으로 한때 용어 사용이 기피 대상이었던 지정학을 부활시킨 인물로 묘사한다. 또한, 일명 ‘그랜드 체스판’을 통해 미국 단일 체제를 분석하여 미국의 새로운 역할을 주문한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정통 기독교를 승계한 러시아만이 인류를 구제할 수 있다는 메시아주의로 서양 문명의 지배로부터 세계를 해방하겠다는 러시아의 알렉산더 두긴, 근대 유럽인들에 의한 식민지화의 역사를 밝히고 세계의 모순과 왜곡을 찾아 그 시정 방향을 제시한다면서 지정학을 침략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한 사상전의 도구로 전락시킨 일본의 코마키 사네시게, 균형 잡힌 미중 관계를 구축하기에 유리한 전략적 상호 신뢰를 쌓고자 서진을 주장하며 일대일로 전략을 기초한 중국의 왕지스 등을 소개한다.


본디 지정학은 19세기 말 여왕의 나라 대영제국과 차르의 나라 러시아 제국 간 양강대립 시기에 정립된 이래 여러 강국의 영토확장과 자원확보를 위한 국정운영의 초석이 되었다. 이는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은 물론 러시아-중앙아시아-동부 유럽 일대를 포함하는 거대한 세계도 중심인 심장지대(Heart Land)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 제국을 건설한다는 개념으로, 오늘날 미국을 비롯한 북남미 대륙은 주변부에 고립된 거대한 섬으로 치부된다. 대서양과 태평양 양쪽에서 협공을 당하는 모양새에 놓이는 미국의 처지에서는 서유럽(독일)과 극동아시아(한국, 일본)에 꽂아놓은 미군을 철수시킬 수 없다. 이들은 미국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핵심인 동시에 협공의 위기에 놓인 본토를 방어할 최전선 병력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은 중국을 경제적 이익과 미국적 가치에 근본적 위협을 가하는 주된 경쟁자로 선언하였다. 중국의 인권유린, 기술 탈취, 군사 팽창, 무역 갈등, 미국 중간선거 개입 의혹, 남중국해 문제, 위구르족 이슬람교도 탄압 등 그 이유는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있다. 그러나 정작 미국은 유엔인권이사회, 유네스코,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고 주요 동맹국들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 전쟁을 선포하는 등 일방적 이기주의로 고립을 자처하고 있다. 미군 철수 비용을 부담하라며 영원한 혈맹이라는 한국을 협박하기도 한다. ‘우리가 먼저 세계의 본보기가 되자’라던 미국 우선주의는 ‘우리부터 주도권을 선점하자’로 변질되었다. 트럼프가 선택한 길은 오로지 자국의 이익만 추구한다며 자국민으로부터 악당 수퍼파워로 비난받는다. 미국의 국제적 지위가 흔들리는 틈을 타 중국은 아프리카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 차이나머니를 뿌려대며 ‘신 조공외교’ 추진에 여념이 없다.


지정학상 중국발 육상력과 미국발 해상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한반도는 이미 세계열강의 각축장이 되어 충돌한 바 있다.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의 이념 대립으로 포장된 대리전쟁을 겪기도 했지만 사실 한국은 태생적으로 지정학의 덫을 깔고 앉은 형국이다. 김일성의 남침을 승인하고 지원한 스탈린의 의도는 철저한 지정학적 계산의 결과이며 사회주의 종식을 선언한 러시아에 와서도 이러한 욕구는 변하지 않았다.

남북 분단의 원인이기도 한 미국의 전략적 목표는 동아시아의 강력한 통제력 유지일 뿐, 한반도의 평화가 아니다. 이는 북한의 종전 선언 요구에 응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남북한 통일로 북한의 위협이 사라지면 미국의 존재감 역시 사라지고 대신 중국에게 유리한 상황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중국에게 한국은 미국의 전초기지인 셈이고 북한은 중국의 뒤뜰이자 완충지대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는 곧 미중간의 첨예한 갈등 고조를 의미한다. 따라서 중국은 한반도의 통일도, 전쟁도, 혼란도 원하지 않는다. 동북공정에 이어 한복과 김치가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억지를 부리는 것도 결국은 미국에 대항하는 수단이다.

일본은 한반도의 통일을 ‘일본의 심장을 겨누는 단도’로 생각한다. 한반도가 분열과 혼란으로 일본의 심장을 겨누지 못하도록 약화시키거나 통제하는 것이 곧 그들의 핵심 이익이 된다. 다행히도 해방 이후 살아남은 친일파가 득세하여 정치 경제 교육 기업 등 여러모로 일본의 이익을 도와주고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가.

러시아에게 북한은 안보 관점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으며 소련 붕괴 이후 동아시아 지역의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 한반도 통일 이후에도 안보 위협이 크지 않으면서 에너지 자원 수출 등 경제적으로 반사 이익을 취할 방법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국, 중국, 일본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원할 이유가 없다. 우리의 분단 상태가 그들에게는 오히려 균형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에서 한국은 적대적 분단을 해소하고 평화 체제를 정립함으로써 주변 강대국들의 한반도 전략 수립에 근본적인 제약을 주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강대국들이 자국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지정학을 앞세운 전략으로 한반도를 압박하고 있는데 왜 우리는 아직도 이념적 반목과 역사의 질곡에 갇혀 있는지 질타하면서, 우리에게 최선의 이익은 무엇인가를 인식하고 이를 위해 남북한의 관계를 새로이 할 것을 주장한다. 지금까지 당하고만 살던 약소국 인식에서 벗어나, 오히려 주변 국가들의 향후 행보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 한국의 위상을 새롭게 자리매김할 때다.


#지정학의힘 #아카넷 #한반도국제정세 #국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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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우주를 알아야 할 시간
이광식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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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이지천명(五十而地天命) 이란 논어의 한 구절로, 천명이란 인생의 의미 외에도 넓게는 삼라만상을 지배하는 우주의 섭리나 원리 또는 보편적인 가치임을 예로 들면서, 저자는 사람이 백 세 인생에서 절반쯤 살았다면 이제는 천명을 알 때도 되었다고 말한다. 이 책을 접하기 전에도 필자는 우리가 지구라는 별에 발을 딛고 매일 아웅다웅하며 살고 있지만, 광대한 우주의 크기에 비하면 바람 속의 먼지만도 못한 존재이니 인류가 아무리 만물의 영장이라 해도 사실은 그리 겸손하지 못한 표현이라 생각하곤 했다.

 

우리는 별에서 몸을 받아 태어난 별의 자녀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메이드 인 스타. 만약 별의 죽음이 없었다면, 죽으면서 아낌없이 제 몸을 우주로 내놓지 않았다면 여러분이나 나, 그 어떤 인류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이 나와 별, 나와 우주의 관계다. (85)



 

2100년 전 고대 로마의 철학자 루크레티우스는 세계는 항상 존재해온 것이 아니라 어느 시점에선가 생성되어 이어진 것이고, 계속 변하고 있으며 이 변화는 점점 복잡해지는 양상임을 밝혀냈다. 이렇듯 우리는 철들어 세상을 배우고 우주의 오묘한 삼라만상이 있음을 깨달으면서 라는 존재에 대한 가장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게 된다. ,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으며 우리는 어디서 왔고 우주 속에서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를 묻는 큰 질문이다. 만약 이 시대보다 앞서 태어났고 지금 우리가 아는 만큼 우주의 신비를 깨우치지 못하고 살았을 것이라 상상해보면, 오늘 이 순간 큰 질문에 답을 제시하는 이 책을 접하며 우리의 존재 의식에 대한 외연을 넓힐 수 있음을 무척 다행으로 생각한다.

 

우주가 이해 가능하고 법칙을 따른다는 사실은 경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존재하는 모든 것의 조화를 통해 스스로를 드러내는 신의 본질적인 특성이다.” - 아인슈타인



 

구약성경의 창세기 도입부에는 하나님께서 태초에 빛이 있으라 하매 빛이 있었다고 말한다. 흥미롭게도 이 책에서는 하나님의 그 말씀이 바로 수소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수소는 어디서 온 걸까? 아름다운 불꽃놀이와 대폭발로 시작된 우주의 잿더미 위에서 우주가 창조되었다며 르메트르 신부의 빅뱅 이론에 사실상 공감한 아인슈타인의 표현처럼, 수소는 가장 원시적 형태의 가스였으며 실제 행성 핵의 연료이기도 하다. 결국, 우주의 생성과 소멸은 이 우주 연료의 거듭되는 생성-소멸이며 만물의 근원인 셈이다.



 

우주는 이 시간에도 계속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 더 깊은 우주를 들여다보고 우주의 나이를 가르쳐 준 허블의 업적, 별이 빛나는 이유와 사람처럼 생로병사를 겪는다는 유기체설 등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굉장히 알차고 다양한 내용을 배울 수 있다. 바다에서 온 인류의 신체 구성 역시 우주의 별들이 사라지며 뿌려놓은 원소들의 재결합이라는 점도 매우 흥미롭다. 결국, 우리가 거의 매 순간 의식조차 하지 않고 살지만 모든 사람은 저마다 영혼을 지닌 하나의 소우주라는 지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곧 다른 우주와의 만남이라니 이 얼마나 황홀하고 가슴 뛰는 얘기인가.

 

우주에서 생명이란 언젠가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우울한 사실은 변함없겠지만, 그래도 하나의 위안은 있다. 자연이 인간에게 베푼 자비라고나 할까, 우주의 종말이 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나기 때문에 고작 찰나를 사는 인간의 운명과 연결 짓는다는 것 자체가 부질없는 일이라는 점이다. (274)



 

창세기의 기록에도 불구하고 역사상 유일하게 교황으로부터 종교와 과학에 대한 개별적인 인정을 받아 낸 르메트르 신부의 존재감을 새삼 돌아보면서, 원래도 범신론적 입장이었지만 종교는 필요 때문에 인류가 만들어낸 창작품이며 도덕률 또는 생활 철학의 도구여야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무리 좋은 대의명분이라도 결국은 세태에 찌들고 타락한 일부 종교로 인해 인류가 서로를 증오하고 해치는 모양새는 마냥 꼴사납고 도무지 무의미해 보인다.

 

별이 남긴 물질에서 몸을 일으킨 인간이, 내가, 스스로를 자각하는 존재로서 자신이 태어난 고향인 물질의 대향연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기적이요 우주의 대서사시가 아니고 무엇이랴! (276)



 

풍부한 사진 자료와 보너스 상식을 곁들인 컬러판 고급 양장인쇄와 약방의 감초처럼 유명 과학자들의 금쪽같은 격언을 곁들여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각 우주의 탄생, 성장, 구성 요소, 크기, , 블랙홀, 태양계, 지구와 달을 각각 다루고 있다. 천문학 전문 출판인으로서 이미 교양 수준을 넘어선 전작들을 통해 세간에 명성을 얻은 저자는 이 책을 재치 있는 표현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를 돋우는 내용으로 채워 매우 훌륭한 천문학 입문서 또는 모든 연령층에 적합한 교양서로 손색이 없다. 우주와 나의 관계가 무엇인가를 깨우치도록 도와주는 이 책을 통해 복잡다단한 세상을 좀 더 멀리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여유와 통찰을 얻어보시기 바란다.

 

#자기계발 #50우주를알아야할시간 #천문학 #지구과학 #과학철학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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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최상의 공화국 형태와 유토피아라는 새로운 섬에 관하여 현대지성 클래식 33
토머스 모어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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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2년 인도로 가는 신항로를 찾아 모험을 떠나 지금의 쿠바 근처인 바하마 제도 와틀링 섬에 도착한 콜럼버스는 인간과 자연이 마치 신의 품 안에서 사는 것 같은 그야말로 평화로운 지상낙원을 발견했다 그러나 인류 역사에 실제로 존재했던 이 유토피아는 스페인의 이사벨라 여왕에게 황금과 노예를 약속했던 콜럼버스에 의해 얼마 가지 않아 영원히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이와 비슷한 시기 영국에서는 헨리 8세 시절 추밀원 의원과 대법관직을 역임했던 한 인본주의 지식인, 토마스 모어가 유토피아를 꿈꾸었다. 콜럼버스의 신세계가 실제로 존재했던 지상낙원이었다면 1516년 출판된 모어의 <유토피아>는 서구가 오랫동안 꿈꾸어온 가상의 이상세계였다. 그리스어의 없다’(U)장소’(topia)의 합성어에서 유래한 유토피아는 결국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 혹은 현실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이상향을 말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유토피아의 이런 비현실성이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현실 세계를 비판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공화국의 이상적인 모습을 그리고 군주제 하의 영국 현실을 비판한 유토피아에는 토마스 모어의 현실비판과 개혁 정신을 담고 있다.



 

지금의 우리 현실에 비춰볼 때 <유토피아>에서 가장 와 닿는 부분은 바로 경제생활에 대한 모어의 통찰이다. 1부에서 모어는 유토피아섬에 5년간 살았다는 라파엘 히틀로다에오의 입을 통해 당시 영국의 유명한 농업 말살 정책인 인클로저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큰 이윤이 생기는 양모 생산을 늘리려고 많은 귀족과 지주들은 소작인들을 모두 쫓아내고 농토를 울타리를 친 목축지로 바꾸었다. 농부들은 선대부터 살던 정든 고향을 떠나 객지로 떠돌게 되었고, 농가는 허물어지고, 마을공동체는 사라졌다. 농사를 포기하자 당연히 곡물값은 폭등하고, 농사밖에 모르다 도시로 대거 유입된 농민들은 생계 수단이 없어 굶주리다 못해 처음엔 도둑이 되고 다음에는 시체가 되는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약자에게 가혹하기 마련인 법 집행으로 사소한 절도죄에도 농민들은 목숨을 잃었다. 결국, 유순한 양()이 돈 때문에 사람까지 먹어 치우게 된 것이다.

 

반면 독과점 형태의 양모 산업은 나날이 번창하여 부자들은 노동하지 않고도 엄청난 부를 축적하였고, 많은 일손이 필요했던 농촌에는 결국 양치기 한 사람만 남게 됨으로써 실업자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라파엘이 비판했던 500년 전 영국의 상황은 시간과 장소만 바뀌었을 뿐 우리의 농촌에서도 현재 진행형이다. 비옥한 농지가 개발을 핑계로 상업 용지로 바뀌고, 시장개방 압박과 채무에 시달린 농민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빈부격차를 가속하는 기업 세계화에 반대하며 농업은 상품이 아니라고 농민들은 고통스럽게 절규한다. 한 국가가 생존에 필수적인 농업을 포기하고 교역 위주의 상공업으로 돌아설 때 과연 과실은 누가 챙기고 고통은 누구의 몫인지 모어는 영국 현실을 빗대어 신랄하게 비판한 것이다.

 

유토피아 시민은 누구든 농업에 종사하며 부의 축적도, 화폐도 없다. 따라서 조물주 위의 건물주 같은 불로소득도 없고 빈부격차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점에서 유토피아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모어가 자급자족 경제를 꼽고 있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자급자족의 가장 중요한 사회경제적 기반은 농업이다. 유토피아 인구의 90%는 하루 6시간씩 육체노동을 하는데, 유토피아 시민이면 누구든지 하는 일이 바로 농업이고, 직조나 목공 같은 생계에 필수적인 수공업적 기술도 익힌다. 이들은 토지를 재산으로 여기지 않고 다만 그들이 경작해야 할 땅이라고 생각한다. 유토피아에는 유럽과 달리 두 가지 직업이 없는데, 하나는 변호사이고, 다른 하나는 상인이다. 유토피아의 법률은 실로 간단하고 쉬워서 변호사와 같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 없고, 기본적으로 사유재산과 부의 축적, 화폐가 없으므로 상인도 있을 수가 없다. 유토피아에도 시장은 있지만, 필수품을 교환하거나 가져오는 곳일 뿐 화폐경제가 통용되는 곳이 아니다.

 



비록 노예는 존재하지만, 이들은 경제적 이유보다는 간통이나 다른 중죄를 지어 노예가 되며, 일정한 절차를 거치면 다시 시민이 될 수 있다. 어떤 정치적, 경제적 특권계급도 존재하지 않고, 연장자가 존중받는 대가족 생활을 하면서, 모두 인간 영혼의 불멸성을 믿고, 현재의 삶이 사후의 상벌로 이어진다는 겸손함을 간직한 채 살아간다. 결핍의 공포가 없기에 축적의 욕망이 없으며, , 은은 희소가치가 없기에 소유하거나 과시하고자 하는 욕구도 없다.

 

금과 은은 생존에 필요한 것이 아니기에 주로 요강이나 노예들의 쇠사슬로 쓰일 뿐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그런 헛된 욕망을 갖지 않도록 자애로운 어머니와 같은 자연은 흙, 공기, 물처럼 가장 귀중한 천혜의 물질은 일부러 눈앞에 드러내 놓았으면서도, 우리에게 불필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감추어 두었다고 믿는다. 도살과 사냥과 전쟁을 싫어하고, 교육과 독서를 중시하며 겸허하게 살아간다.

 

물론 모어가 그린 이상사회에도 약점은 있다. 유토피아 공화국은 필요에 따라 이웃 나라를 식민지로 삼기도 하고, 전쟁하게 되면 용병을 동원하는 제국주의적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이는 토머스 모어의 도덕적 상상력이 아무리 뛰어났다 하더라도 당시 일개 유럽인으로서 유럽 중심적 인식론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계가 아니었을까 싶다.

 

토머스 모어가 더욱 나은 세상을 꿈꾼 지 약 500년이 지났다. 그동안 서구 제국주의는 세계 곳곳에 실제로 존재했던 지상낙원을 모두 허물어뜨리고 가상의 유토피아를 꿈꾸면서 근대 물질문명을 주도해왔다.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에게 유토피아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보자. 우리는 30여 년 전 정치 권력의 독점을 온몸으로 막아 내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민주주의 사회를 이루었다고 자부하면서도, 재벌 위주의 경제적 부의 독점현상에 대해서는 못 가진 자가 가진 자를 걱정해주며 그저 개인의 능력에 따른 결과일 뿐이라고 관대히 받아들여 왔다. 군사독재와 같은 정치 권력의 억압과 횡포에는 저항하면서도 경제적 불평등의 현실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그저 돈 많은 것이 진리요 정의라며 부자들을 따라잡으려고 애써왔다. 정치 권력은 남용되지 않아야 민주적이라고 생각하면서 경제적 축적은 제한을 두지 말고 분배보다 성장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정부는 민주적이어야 한다면서 마음껏 씹고 뜯고 흉보면서 기업의 독과점에는 뒷짐을 지고 다음 차례는 내가 될지도 모르는데 우선 내 피해만 없으면 눈을 돌린다.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어도 내 배부르고 경제만 살리면 그만이라며 물욕의 화신을 국가 지도자로 뽑아놓고 인제 와서 술 한잔에 국가 경제가 엉망이라며 대안없이 욕하는 우리의 민낯을 본다.



 

500년 전 현실 문제 타파를 치열하게 고민했던 어느 지식인의 상상력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우리 모두에게 부()의 유토피아를 약속한다길래 쌍수를 들어 그토록 환영했던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부의 양극화를 키우고 사회적 약자들의 운명을 고착시킬 뿐 결코 경제적 민주화를 가져다주지 못했음을 깨닫게 된다. 공생보다 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지금의 자본주의 체제를 보완하고 경제 민주화를 이룰 대안을 꿈꾸는 데 이 작품은 매우 유익한 길잡이임이 분명하다.

 


#고전문학 #유토피아 #사회개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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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해답 - 어떻게 잃어버린 삶의 방향을 되찾을 것인가
체이스 자비스 지음, 김잔디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인생이라는 문제의 답안은 주관식 서술형이다.“

 

오늘따라 저녁밥으로 먹을 쌀을 씻으면서 평소와는 달리 창의성을 발휘해본다. 약간의 잡곡과 다시맛가루를 뿌려주고 공부하는 수험생에게 좋다는 보랏빛 아로니아 분말을 풀어 넣었다. 물론 창의성이 늘 환영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고두밥을 더 좋아하는 아이들은 밥이 질어졌다며 투정을 빼먹지 않는다. 창의성이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싫어하는 인간의 본능 때문일 뿐이라며 자신을 위로해본다.

 

몇 해 전 잠시 유행하다 말았던 창조경제도 아닌데, 나의 창조적인 삶은 왜 이토록 외롭고 어렵단 말인가? 우리 대다수는 검증되고 안전하다고 널리 알려진 성공의 길을 가느라 창조성을 발휘할 충동을 억누르거나 억압을 당하며 사는지도 모른다. 튀는 것을 금기시하는 우리네 정서에서 창조성을 마음껏 발산하며 추구할 만큼 용감한(?) 사람들은 타인으로부터의 거부감,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재정적 한계, 남다른 재주를 단지 생계를 위해 싼값에 팔아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창조성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특질 가운데 하나이며, 인공지능조차도 대체할 수 없는 고유의 것이다. 예컨대 예술, 음악, 문학 등은 우리가 삶에서 의미와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훌륭한 공간이다. 사실 예전에도 이름을 들어본 적은 없지만, 이 책의 저자 체이스 자비스는 저명한 사진작가 겸 소셜 인플루언서라고 알려져 있다. 그는 자신의 브랜드를 유명 교육 웹사이트인 Creative Live를 구축하여 모든 유형의 예술가들이 그들의 기술과 사업을 배우도록 개방하였고, 유투브 무료 동영상부터 유료 웹사이트의 심층 강좌까지 수많은 영상을 제작하였다. 그는 이 과정에서 유사 업종 종사자들로부터 업계의 불문율을 어기고 물을 흐린다는 원성을 사기도 했다.

 

창조성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창조성이란 전통적 의미의 예술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두 가지 이상의 사물을 새롭고 유용한 방식으로 결합 또는 재배열하여 세상에 내놓는 것이라 정의한다. 사진술이나 도자기 공예뿐 아니라 문제 해결, 창업, 사회 활동, 가족 구성 역시 창조적 영역이다. 모든 사람은 창조적으로 태어났으며 누구에게나 일상생활에서 창의력을 발휘할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창조성을 갖추는 건 가능하지만 창조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그 속성은 실현되지도 않고 나아지거나 강해지지도 않는다. 그냥 생각만으로 창조성을 발휘할 수는 없다. 연습하다 보면 나아지기 마련이므로 창조성을 발휘하는 삶으로 도약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꾸준한(이상적으로는 매일) 습관을 구축하는 것이다. 창조성은 기술이 아니라 습관이며 운용 방식이다. 다행히 창조성은 당신 안에 자연스럽게 존재한다. (158)

 

저자가 개개인의 창조성을 창조적 소명이라 명명한 이 책의 주제는 사실 저자 자신의 삶에서 겪은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다. 그는 운동을 좋아하여 스포츠 분야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고, 할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은 실력을 발휘하여 업계의 적임자를 만났으며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내 자수성가한 사진작가다. 작품을 위해 아무도 없는 설산에서 눈사태를 만나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있으며 그로 인해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동기를 발견하였다고 한다. 작가로서의 인생 여정과 함께 그가 어떻게 창조성에 관한 미국 최고의 권위자 중 한 사람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크리에이티브 라이브에서의 성공과 동시에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안 좋은 시기에 출시한 베스트 카메라라는 앱으로 큰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저자가 명명한 창조적 소명은 독자들에게 삶의 소명을 추구하도록 영감을 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자신이 누구이든 어떤 도전들이 발목을 잡고 있든 더 나은 삶을 창조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 가능한 가치 있는 전술 원리로 설명된다. "오늘 가진 것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가 창조적 소명의 기본자세다. 창의적인 취미에 쓸 자유 시간이 많지 않더라도 친구들과 가족이 자신의 창조적인 길을 지지한다면 그것으로 좋다. 팟캐스트를 하고픈데 적합한 장비가 없어도 지금 가진 것으로 시작하도록 계속 격려받는다면 그것도 훌륭하다. 저자는 우리가 창조적인 길을 추구할 때 아무리 많은 제약조건이 따르더라도 누구에게나 영감이 될 만한 전술적 아이디어들을 제시한다.

 



우리 대부분은 타인들과 더 잘 연결되고픈 마음에 자신의 부족하거나 창피한 부분을 숨기려고 열심히 노력한다. 그러나 그러한 결함을 감추다가 자칫 거짓된 모습으로 비치기라도 하는 날이면 타인들로부터 거부당하는 화를 입는다. 저자는 자신의 장단점을 포용하고 진실한 사람이 되어야 비로소 어울리고 싶은 사람들로부터 진정한 친밀감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직업으로서의 크리에이터를 말하자면 초기에는 질보다 양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수로부터 배워 더 많은 내면의 창조성을 끌어내는 예술가들은 결국 스스로 최고의 상품이 되지만, 세세한 것에 집착하는 예술가들은 그들이 성취해야 할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다. 남들 눈에는 보잘것없어도 작가에게 초고의 완성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첫 번째 결과물은 대개 초라하기 마련이고 이는 얼마든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부족한 것들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리려 노력하면 어느새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또한 우리가 어떻게 최고의 일을 해 낼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제시한다. 지겹도록 자주 들어왔지만, 여전히 일리 있는 내용이다. 목표를 설정하고, 시간 관리 매트릭스에서 중요하지만 시급하지 않은 사분면(삶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에 잘 대처하고, 시간 계획을 잘 세우고, 주의가 분산되지 않는 공간을 확보하라 한다. 한계가 없고 창조적인 가능성이 가득한 세상을 시각화하고, 부정적이고 창조성이 빈곤한 사람들을 피하며, 적절한 수면과 운동 그리고 식이요법으로 몸을 잘 관리할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창조성의 증폭 단계에서는 흥미와 열정에 맞는 공동체를 찾으라 장려한다. , 상업적 목적의 가입은 피하되 차후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인적 자본의 축적을 염두에 둘 것을 조언한다.

 



이 책은 생계를 위해 창작 활동을 하며 자신의 여정을 사람들과 기꺼이 함께 하는 사람이 쓴 재미있는 읽을거리다. 사진이나 미술품, 음악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크리에이티브 라이브 웹사이트를 운영해보면 좋겠다. 그다지 창조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우리끼리라도, 저녁밥에 뭔가를 첨가하는 것처럼 조금은 낯설고 이상하겠지만 멋진 창조적 아이디어를 과감히 공유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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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북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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