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비위 맞추기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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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마동주 지음 / 닥터지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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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정말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담배를 피우는 내내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44년을 살아오는 동안 허파로 숨을 쉬는 생명은 쥐새끼 한 마리도 죽여 본 적이 없었다. 그런 자신이 사람을 죽일 수 있을 만큼의 잔인함과 배짱을 가졌는지 스스로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9-)

"물어보다뇨? 그럼, 그 자식이 없다고 하면 없는 거고 있다고 하면 있는 겁니까? 사건이 있던 날 제 딸이 그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려면 CCTV 영상부터 확보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 자식이 성폭행 사실을 부인하는데, 만약 제 딸이 찍힌 영상을 고의로 지우거나 영상 저장장치를 빼돌리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그러고 나서 그 자식이 아이를 아예 만난 적도 없다고 주장하면 어쩌실 거냐고요?" (-123-)

50대 남성이 강남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다르면 오늘 오전 8시 15분께 서울 강남구 개포동 소재의 한 골프 연습장 지하 주차장에 한 남성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망한 남성은 강남구 도곡동에서 내과의원을 운영하는 내과 전문의 성 모 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숨진 남성의 목에 빨랫줄이 감겨 있는 것으로 보아 목 졸림에 의한 타살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142-)

정신이 희미하게 돌아왔을 때 누군가 이렇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강철진은 천천히 눈을 떴다. 운전석과 조수석이 에어백이 모두 터져 있었고, 앞 유리에 거미줄처럼 금이 가 있었으며, 생전에 아이가 아꼈던 곰 인행은 조수석 바닥에 나뒹굴었다. 희뿌연 어둠 속 어딘가에서 붉은빛이 번적였고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여러 사람의 고함도 들렸다. 라디오에서 신해철의 노래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가 조용히 흘러나왔다. (-277-)

변호사를 기다리는 동안 그는 심하게 갈등했다. 내가 살인을 저지른게 맞다고 사실대로 고백해야 할까?그럼에도 무혐의를 주장할 테니 여기서 하루만이라도 나갈 방법을 찾아달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나는 죄 없이 이곳에 끌려왔다고, 그러니 나는 이곳에서 꼭 나가야 한다고 해야 할까? 변호사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사실대로 말할 경우 고지식한 그녀가 어떻게 반응할지 예상하기 힘들었다. (-383-)

소설 『피해자』는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범죄에 대해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법과 제도,처벌과 감시에 의해 인간의 행동은 어느 정도 관리되고, 질서있게 통제된다. 그러나 통제의 범위를 넘어설 때가 있다. 그건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모는 순간이다.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작가는 소설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를 모호하게 해놓고 있었다. 가령 처음에는 피해자였지만, 그 피해자가 자신의 억울한 피해 사실을 법이 해결해 주지 않을 때,스스로 그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보복이나 복수를 할 때가 있다. 이런 경우, 그 사람은 피해자인가,아니면 가해자인가? 작가가 이 소설에서 독자에게 물어보고 싶은 메시지는 그런 것이다.

평생 살면서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 않으면 좋다., 하지만 그런 일이 내 앞에 나타날 수 있다. 내 가족 중 누군가가 억울하게 피살된다면, 가족으로서, 묵묵하게 지켜 보면서, 법의 기준에 따라가야 한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을 그냥 둘 것인가? 주먹을 쓰거나, 침을 밷거나, 악다구니를 쓰거나, 폭력을 행할 것이다. 법보다 주먹으로 해결하려는 이들이다. 하지만 대부분 주먹보다 법에 따라 손종한다. 복수를 성공한다고 새악해도,자기 스스로 파멸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 범죄자에게 죄를 묻기 위해서, 보복하게 되는 순간,그 피해자는 또다른 범죄자로 남을 수 있다. 이 소설에서 치밀한 계획에 따라서, 누군가를 죽이려고 하고, 경찰을 따돌리려는 행동,마지막 끝까지 복수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법을 악용하고 있었다. 자신의 욕망과 애욕을 마무리 하기 위해서, 자기 분만 아니라,우리가 말하는 공공의 적 ,경찰관 조차도 옷 벗게 만드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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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색 [내色] - 감정에 색을 입히다
이수진 외 지음 / 아무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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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애와 나는 소리를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아기로 태어났잖아. 선천성 난청이었으니까. 나에게 목소리를 만들어 준 건 엄마 아빠 언니 이렇게 우리 가족들이었지. 엄마는 내가 옹알이가 없는 걸 알고 더딘 아이라 생각하며 인내심을 가졌는데 "이루리" 하고 이름을 부르는 데도 쳐다보지 않는 것에 마음이 더 철렁했다고 말하곤 했어. 그때 내가 정말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는지 천둥소리 같이 큰 소리는 들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아.당연하지, 아기였으니까. (-11-)

설희는 조용한 아이였다. 그 애는 햇빛이 잘 드는 창가를 좋아했다. 체육관에 불이라도 꺼져 있으면 햇빛을 찾아 커튼 밑으로 갔다. 혼자 있는 것 같아서 다가가 보면 허공에 대고 중얼중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43-)

인터넷에는 유흥비 마련을 위해 사기 친 일당을 구속한 일로 시끄러웠다. 개인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던 김모 군은 귀엽지만 불쌍해 보이는 동물 사진을 올리고, 사람들의 동정심을 이용해 후원금을 뜯어냈다. 인터넷에 출처도 없이 떠돌던 사진을 편집해 있지도 않은 보호소의 개들을 만들었다. (-87-)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떠나야 했다. 나연에게는 엄마가 연락이 안 되어도 걱정하지 말라고 미리 언질을 해두었다.따로 연락하겠다고 . 보라는 성애가 준 연보라색 바지를 입고 외출용으로 들고 다니는 작은 에코백에 지갑과 휴대폰, 태블릿과 에어팟만 챙겨 잠깐 외출하듯 병원을 나왔다. 돌아갈 일 없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병원에서 택시를 잡아 타고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118-)

"저희는 라리나 최가 광고 모델로 적합하지 않은 점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사과를 드립니다. 또한, 이로 인해 삼일절이라는 국가적 기념일에 국민께 큰 심려를 끼친 점도 사과드립니다. 저희는 라리나 최와의 계약을 즉시 종료하였으며,라리나 최의 독립회사 사이에 어떠한 관계도 없음을 명확히 밝힙니다." (-138-)

엄마는 왜 눈을 뜨고 키스를 해? 나는 콩자반이 사라진 뒤, 소파 밑에 쭈그려 앉아 발톱을 깎으며 물었다. 엄마는 행주로 밥상을 벅벅 닦으면서, 화장실 안에서 훔쳐왔던 그 표정을 하고 나를 쳐다보았다. 응큼한 년이네, 이거 , 엄마는 싱크대 앞으로 가서 그가 키스를 정신없이 해대느라 먹다 남기고 간 밥을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쏟아부으면서 말했다.

어차피 다 짐승들이야.기왕 속을 거면 아싸리 돈 많은 놈 물어와. (-171-)

사람들은 성공을 추구하고, 실패를 거부한다. 성공에 가까이 가려는 심리와 실패를 멀리하려는 심리가 교차될 때가 있다. 실패할 수 있는 순간에 도피와 회피를 선택하여, 성공확률을 높여 나간다. 필연적으로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그 감정을 시각화하기 위해서,도입한 것이 색이다.

흔히 누군가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색을 고르고,고른 색을 통해서, 그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고, 분석하랴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심리는 감정이 기반하여 만들어 졌고,색체심리학은 인간의 감정을 색채로 시각화한 것이었다.때로는 이름에 내가 좋아하는 색을 넣는 경우가 있다. 연두, 보라 라는 색이 색으로서, 이름으로서 익숙하지기 시작한 이유다.

소설 『<내:色(감정에 색을 입히다.)』는 여섯가지 이야기로 구분되어 있다. 이 소설에서 『내:色(감정에 색을 입히다.)』 내색하다 (내色하다) 로 읽었다. 어떤 이는 불쾌한 순간이 나타나면, 그 불쾌한 감정이 얼굴색에 그대로 드러날 때가 있다. 공포와 두려움을 상징하는 색은 잿빛이다. 대체로 우리는 무지개빛 을 좋아하게 되는데,이 소설에서 『하와이안 레이』가 이 무지개색을 상징하고 있다. 이름이 보라 라서, 보라색을 은연중에 내비추고 있었으며, 검은 나비 소리에는 청각이 상실된 주인공을 전면에 등장하고 있었다. 어둠은 지옥을, 하얀 색은 천구글 상징한다. 왠지 모르게 사람을 기분 나쁘게 만드는 냄새를 푸른 새벽에 반영하고 있었다. 새하얀 국화꽃이 아닌 붉은 국화꽃에는 피 냄새를 느낄 수 있었다. 피는 열정,장미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결국엔 죽음으로 귀결되고 있었다. 등(燈) 에서 ,엄마에게 분풀이하는 주인공의 삶은 등잔 불과 같은 색을 품고 있었다. 소설은 매우 현실적이면서,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세상의 각박함을 잘 나타내고 있다.스스로 누군가의 등에 기대며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성찰하게 해 주는 짧고 강렬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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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을 바라보고 발레에 빠지다 - 중년 아줌마의 취미 발레 생활 고군분투기
윤금정 지음 / 맥스밀리언북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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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고,자신감 넘치는 50, 중년으로 거듭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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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을 바라보고 발레에 빠지다 - 중년 아줌마의 취미 발레 생활 고군분투기
윤금정 지음 / 맥스밀리언북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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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내 옷장을 보면, 옷장의 한 구역은 파임과 색상이 다양한 레오타드로 가득 차 있다. 그 망측하다는 고정관념이 언제 깨졌는지는 알 수 없다. 쉰을 바라보는 나도 몸에 닥 달라붙는 레오타드를 입고 발레 수업을 한다. (-33-)

수슬을 택하지 않은 선택은 지금 생각해 보면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생각된다. 허리 추간판이 탈출한 지 거의 3년 정도 지난 지금까지도 왼쪽 다리에 마비 증세 비슷한 것이 미세하게 남아 있다. 그래서 허리에 무리가 가는 동작을 하면 바로 다리로 신호가 오고 이 경미한 마비 증세로 인해 왼쪽 다리는 오른쪽 다리만큼 축이 좋지 못하다. (-43-)

첫 무대였으나 무대 개방시간을 놓쳤기 때문에 동선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놓쳤다는 불안감에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고 무대 뒤에서 최대한 방향을 인지하려고 연습했다. 연습하다가 갑자기 머리가 까매져서 작품 순서도 잊어버렸다. 그나마 다행이도 나이순으로 진행해서 13번, 젤 마지막에 진행할 수 있는 것을 감사해야 했다. (-107-)

2018년 『나는 난임이다 』를 출간하여, 독자들의 사랑과 공감을 많이 받았던 작가 윤금정은 이후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출간하였다. 사람을 의식하고, 나의 숨겨진 비밀을 말하고자 하는 용기가 없었다면 쉽지 않은 선택이다. 포기하고 싶어졌을 때, 포기 하지 않는 것, 넘어지고 싶어졌을 때, 넘어지지 않는 것, 이러한 모습들은 예비 오십이 되는 작가에게 용기이며, 도전과 자신감이 샘솟는다. 이젠 남을 의식하지 않아도,나답게 살아갈 수 있고,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은 삶을 살아도 된다는 믿음과 신뢰가 쌓이게 된다. 미움받을 용기에 이어서, 주책이 될 용기, 망측할 용기가 필요하다. 극복하면, 어떤 것을 도전하더라도, 나이와 무관하게 당당하게 실행으로 옮길 수 있다.

오십 이후 발레를 한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했다. 유연함보다 뻣뻣함이 드러나고, 그 과정에서, 여러 내 몸매가 드러나기 마련이다.레오타드 없이 발레는 쉽지 않다. 몸매가 따라오지 않은 이들이 발레를 하면,주책 바가지 소리를 듣고, 민망하다, 망측하다고 욕을 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용기를 가진 자가 미인을 얻는다고 말하는 것처럼, 발레야 말로 나의 몸매를 가꿀 수 있는 좋은 운동이다. 내 몸이 뻣뻣할수록, 뱃살과 옆구리사이에 삐져 나올수록 당당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무도 도전하지 않고,아무도 용기내지 않는 순간에 자신있게 손드는 사람일수록 많은 사람들이 새롭게 바라보고 ,주저주저했던 사람들은 자신감을 가지고 운동할 수 있다.그리고 혼자였던 운동이 여럿이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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