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자 선언 -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기 전 먼저 알게 된 책이 <미스 함부라비>였다. 언제 읽을지 모르지만 일고 싶은 책이면서 궁금한 책. 판사 문유석 님의 다른 저서가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래서 읽게 된 것이 <개인주의자 선언> 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법조계에 몸담고 있는 문유석 판사의 시선으로 사회적인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으며,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한 하나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어쩌면 판사라는 위치는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직위이기에 그의 생각과 그의 가치관에 더 호기심을 느낀 것 같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숨어있는 경쟁 사회의 민낯. 그 민낯은 우리를 힘들게 만들고 있다. 수직적인 사회 구조에서 서열에 따라 전해지는 우리들의 모습은 1등도 꼴지도 불행으로 나아간다. 그건 인천지법 부장판사로 재임하는 문유석님 또한 마찬가지이다. 지방법원 부장판사 하면 마냥 좋을 것 같지만 그 안에 보여지는 서열과 승진..지방법원 부장 판사들은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되기 위해 일년 365일을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그들 또한 직업병을 안고 살아간다. 우리 사회에서 명예라는 것과 직위에 대한 집착,지방법원 부장판사나 고등법원 부장판사나 월급차이는 크게 차이나지 않지만 그 안에 처우는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우리 사회를 집단주의 사회라 부른다. 물론 그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개인보다 집단을 우선하며, 군대의 서열 구조가 사회에 고스란히 비치고 있다. 회식에 불참하거나, 사회에서 싫다거나 거부한다는 건 불이익을 스스로 감내한다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그렇게 흘러왔는지도. 말로만 개혁과 혁신을 외치면서 그 안에서 자신의 밥그릇 챙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집단주의적인 이기주의가 고스란히 내비치고 있다. 때로는 우리 사회에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라는 속담이 가지는 건 둥글둥글하게 살면서, 사회의 규칙에 따라 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 건 아닐런지, 저자는 마왕 신해철의 돌출행위와 가치관이 바로 합리적인 개인주의자이며, 자유론자라 말하고 있다. 저자는 마왕 신해철을 지지한다.


사회 속에 보이는 우리 사회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사회는 미국 사회 나름대로 규칙이 있으며, 북유럽 또한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우리 정서에 맞게 개선할 생각을 하지 않으며, 다른 나라의 정치제도나 사회의 모습을 고스란히 가져 오려는 욕심을 가진다. 하지만 결코 그들의 정치가 우리 것으로 가져 올 수 없다는 걸 책에는 말하고 있다. 그건 그들의 규칙은 그들의 상황에 따라 구성원들이 스스로 만들어 간 것이다. 북유럽의 복지 체계, 미국의 총기가 통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에서 총기가 허용되는 건 넓은 땅덩어리와 경찰들의 치안이 자신의 목숨을 보장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처럼 촘촘히 사람이 사는 곳과 띄엄띄엄 사람이 살아가는 미국과는 현실적인 제반 요건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중요한 건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갈등과 사회적인 문제들을 제거할 수 있는 것이다. 거창한 개혁이 아닌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것들부터 시행하는 것, 저자의 생각에는 남에게 피해 주지 않으면서 자신의 자유를 추구하는 합리적인 개인주의자로 나아간다면 지금 우리가 보이고 있는 갈등이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은 집단주의자에서 개인주의자로 이행되는 과도기는 아닐런지, 그걸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브락사스의 정원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10
이평재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소설을 읽으면 그냥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하게 된다. 데미안과 아브락시스를 뺀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 두가지를 넣음으로서 이 소설은 다른 의미로 해석되어진다. 소설 데미안 속에 있는 구절. "새는 알에서 깨어나려고 버둥거린다. 알은 곧 세계이다.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이 채워짐으로서 소설의 의미는 다르게 느껴지고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된다. 여기서 아브락사스는 천사와 악마를 공유하면서 이 세상을 지배하는 불완전한 신이었던 거다.


소설 속 주인공 차기연. 차기연의 삶은 불완전한 삶이었다. 머머니께서 일찍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와 살면서 새어머니가 들어오게 된다. 새어머니의 이름은 이정희. 차기연의 고모의 친구였다. 하지만 집이 망하자 새어머니는 남은 재산을 몽땅 들고 사라지게 된다. 그럼으로서 기연은 스스로 돈을 벌어야 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게 된다. 기연이 마리와 사귀게 된건 바로 자신의 삶과 비슷한 삶을 살았던 마리에 대한 동질감이다. 마리 또한 자신의 고3 여동생을 위해 휴학을 했으며 돈을 벌었던 거다.


마리와 까페 데미안. 그리고 다이애나의 만남은 운명이었다. 모델 스쿨에 있으면서 모델 지망생이었던 기연은 까페 데미안에서 일을 할 수 있었다. 자신의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었던 기연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오는데, 그건 모델 지망생에서 스타 모델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탈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기연과 다이애나의 만남은 우연이지만 필연이었고, 기연은 자신이 기회를 잡은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이애나가 기연을 선택한 것이다. 기연은 그럴 알지 못하였던 것이며, 다이애나와 육체적인 사랑을 하면서 다이애나의 요구를 거절하고 있었다. 다이애나의 요구는 바로 마리와 기연이 헤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다이애나와 마리 사이에 줄타기를 하고 있었던 기연의 모습, 기연의 행동 하나 하나를 보면 조금은 아슬아슬 하다. 마리와 최일주,최일주의 외삼촌 박실장. 최일주와 기연의 충돌은 기연의 승리로 끝나 버렸다.


여기서 데미안을 한번 더 생각하였다. 다이애나도 그 책을 다섯번 읽었으며, '장'도 데미안을 다섯번 읽었다. 어쩌면 작가는 소설 데미안을 다이애나에 투연시키고 싶었던 건 아닐런지,다이애나는 스스로 아브락사스가 되어서 세상을 자신이 의도한데로, 원하는데로 움직이려 한 것이며, 까페 데미안을 만든 이유도 알 수 있다. 다이애나의 정원에서 차기연과 마리가 자신이 원하는데로 움직이기를 요구했던 것이다. 다이애나에게서 비선 실세 최순실의 그림자를 느낄 수 있었던 건 여기에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실점
김희재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실점의 뜻을 적으려다 멈추었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모르더라도 책을 읽는데 아무 불편함이 없을테고, 읽게 되면 알텐데. '소실점'의 의미 파악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한 번 더 생각해 보았다. 인간의 본성과 그 본성을 따라가는 검사와 판사. 그들은 어떤 한 인간의 과거를 추적하고 있으며, 그 안에 '소실점'이라는 낯선 용어가 등장할 뿐이다. 그 단어가 이 소설의 전체 줄거리의 핵심을 잘 표현하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최선우는 kbs 9시 뉴스 메인 아나운서이다. 아나운서라면 한번은 거쳐 가고 싶은 자리. 최선우의 삶은 겉으로 드러나기에 행복하고 부족함이 없는 듯 보였다. 출세가 보장된 외교관 남편에 기업을 운영하는 시아버지, 자신의 재력이 명예, 행복은 보장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녀는 실종되었고 죽은채 말견되었다. 그가 죽어 있었던 곳은 미술교사 서인하의 작업실이며, 그곳에서 스카프만 매단채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최선우의 죽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 사건은 강주희 검사에게 배당되었고, 강주희는 서인하를 직접 수사하게 된다. 자신이 찾아낸 물적 증거와 서인하의 진술, 그 안에 숨어있는 거짓과 진실을 찾아내는 것이 강주희의 책무이며, 직업병인 거다. 그렇게 월급쟁이로서 살아가는 검사로서 살아가는 그 흔적들이 소설 속에 펼쳐지게 된다. 그녀의 죽음에 대해서 강주희는 누군가의 타살에 의해 죽었다 생각하는 반면, 서인하는 강주희의 죽음이 자신과 무관하다 말한다. 강주희가 찾아낸 모든 물적 증거가 서인하의 진술이 거짓이라는 걸 밝혀내기 위한 도구이며, 서인하의 진실을 알려주는 물적 증거들은 하나도 없다.. 서인하의 진술에 따라 서인하의 말이 사실인 경우 서인하는 풀려날 것이고, 거짓이라면, 그에 대한 죗값을 치루게 된다. 하지만 이 소설은 우리가 생각한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진실을 찾아가야 하는 검사로서의 무능함, 그 안에 숨어있는 누군가의 의도된 행위를 엿보게 된다.


이 소설을 보면 한가지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보게 되고, 생각하는 것을 진실이라 말한다. 실제 그 진실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 사람이 진실을 말하는데, 그것이 진실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 소설에서 작가의 의도는 최선우의 죽음이 아닌 강주희의 검사로서의 내면적인 모습이 아닐런지.. 서인하를 직접 심문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로서 흔들리는 강주희의 내면으로 점차 빨려들어가게 된다. 그리고는 강주희는 승리하였지만 실패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식탐일기 - 디킨스의 만찬에서 하루키의 맥주까지, 26명의 명사들이 사랑한 음식 이야기
정세진 지음 / 파피에(딱정벌레)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TV 에는 맛집 소개가 단골로 등장한다. 한국인의 입맛을 채워 주는 전국 팔도 맛집을 찾아가는 방송을 보면 좁은 땅덩어리에 팔도 다양한 음식들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남한 뿐 아니라 북한에도 각지역을 대표하는 음식들이 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유명인들이 즐겨 먹었던 음식들이 등장한다. 음식이기도 하며, 기호 식품도 함께 등장하는데, 그것 하나 하나 짚어간다면 그 사람의 인생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오드리 햅번이 초코렛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굶어 아사 직전에 네덜란드 군인이 건네준 초콜릿이 이유가 된다. 어쩌면 살아생전 자신에게 호의를 베푼 한가지 음식이 자신의 인생을 결정 짓는 건 아닌지,  오드리 햅번의 삶을 엿보면 알 수 있다.


빈센트 반 고흐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음식(?) 이 압생트이다.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많이 마셨던 술로서 지극히 서민적인 술이다. 우리로 치면 소주나 막걸리라고 할 수 있는 그 술을 보면 빈센트 반 고흐의 인생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문학가이자 시인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또한 술 압셍트를 즐겨 마셨다.


송강 정철의 이야기는 흥미롭다.그는 조선 중기 문인이며, 그가 남긴 <송강 가사> 의 관동별곡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단골로 등장한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인 삶은 그렇게 돋보이지 않았다. 지금의 총리에 해당되는 정 1품 영중추부사 재임 시절 임진왜란이 발생한 급박한 순간에 그는 그 전날 마신 술로 인해 지각하였으며, 그의 삶 곳곳에 술로 인한 에피소드로 인해 그의 정치 인생은 위기가 여러번 찾아왔으며, 관직에 파직되고 재임용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마오쩌뚱과 등소평의 이야기. 마오쩌뚱은 후난 지역 사람이며, 등소평은 쓰촨 사람이다. 책에는 후난 요리가 소개 되는데 이 지역에 생산되는 음식들은 지역적 특성답게 상당히 매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쓰촨 요리 또한 후난 요리 만큼 매콤한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저자는 마오쩌뚱의 정책이 급진적인 이유를 후난 요리와 그의 출생과 연결짓고 있다. 또한 마오쩌뚱이 대약진 운동(1958년~1960년대 초)  이전에 세상을 떠났다면 중국의 영웅으로 대접 받았을테지만, 대약진 운동으로 인해 중국 지식인들에게 비판 받았으며, 마오쩌뚱의 공적은 흐려지고 말았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음악가 로시니. 무라카미 하루키의 <태엽감는 새>에는 로시니의 오페라 <도둑까치>가 나오고 있다. 또한 로시니는 식도락 여행을 즐겼으며,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문학 작품 곳곳에 다양한 음식들을 배치시켰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의 특징과 함께 그의 진면목을 알기 위해서는 그의 수필을 읽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그의 소설에서 느끼지 못하는 그의 인생을 수필에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책에는 이외에도 피카소의 이야기나 조선 26대 왕 고종의 이야기도 등장하며, 베트남 하면 먼저 생각나는 음식 베트남 쌀국수의 기원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알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한수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인생에서 후회하지 않으며 산다는 건 쉬운걸까, 쉽지 않은걸까. 내 앞에 걸어간 이들도 후회하며 살아왔을 것이고, 나 또한 그런 삶을 살아간다. 물론 내 뒤에 삶의 동앗줄을 잡고 따라오는 이들도 그러하다. 서점에 보이는 자기계발서에는 직선으로 갈 수 있는 방법들이 나오는데 우리 삶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나선으로 걸어가는 우리의 인생, 어쩌면 지그재그 내 맘대로, 내가 의도치 않은 무언가에 끌려서 걸어가는 건 아닌지, 이 책을 통해서 그걸 느낄 수 있다.


한수희씨는 97학번 올해 마흔이다. 마흔의 무게감을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으며 살아가는 저자의 삶의 스펙트럼이 때로는 내가 살아가는 지금의 모습과 겹쳐질 때가 있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봐 왔던 것들은 한번 더 읽게 되고, 정독하게 된다. 어쩌면 그래서 좀더 쉽게 이해하고 공감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혼자 여행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순간순간 거리에서 개똥을 밟거나 비둘기 똥을 맞는 것 같은 불운과 불행과 외로움을 어떤 보호막도 없이 호로 대처해야 한다. 그 때 당신은 앞서 내가 했던 것과 같은 질문을 던질 것이다. 내가 대체 여기서 뭘하고 있는 거지? 편안한 집과 가족과 친구들과 익숙한 동네를 떠나 왜 그 많은 돈을 들여 여기까지 와서 이러고 있는 거지? (p22)


돌이켜 보니 그랬다. 20대 청춘을 달리기에 미쳐 전국을 다녔던 것 같다. 돈이 없으면 없는데로 버스 터미널에 쪽잠을 자며 광주로 전주로 강원도로 서울로 다녔다. 8월 여른철 뜨거운 퇴약볕에 달려봤고, 겨울철 눈보라를 맞으면서도 달려봤다. 돈 쓰러,고생이란 고생은 다하며 다녔던 그 시절, 뭔가 전혀 남아있는 것 같지 않은 것 같은데, 그게 나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었다. 다른 이들보다 참을 수 있었고, 기다릴 수 있었다. 그게 때로는 나의 발목을 잡고, 후회로 남아 있을 때도 있지만, 그건 나의 인생이며, 내가 걸어온 삶인 거다. 다른 이들이 해보지 못햇던 걸 할 수 있었던 건 어쩌면 20대의 삶을 달리기에 미쳐 있었던 건 아닐런지.. 저자의 이 문장 속에서 나의 경험을 생각하게 된다.


지금보다 더 나이가 어릴 때는 나 역시 사람들과 거리를 조절하는 법에 대해 무지했다. 때로는 너무 가까이 있었고, 때로는 너무 멀리 있었다. 때로는 빨리 또는 느리게 상대의 등을 두드리곤 했다. 그래서 상대를 숨 막히게 하거나 낙심하게 만들었다. (p59)


인간관계란 무얼까. 거리를 유지한다는 건 참 어려운 것 같다. 지금보다 더 어릴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러하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 나와 상대의 거리, 그 사람과 다른 사람의 거리, 나와 다른 사람의 거리가 항상 어긋나게 되면, 뭔가 문제가 생겨난다. 나와 상대의 거리와 상대가 바라보는 나의 거리가 어긋남으로서 생기는 불일치와 모순,사는 것은 단순하면서도 단순하지 않다. 어릴 땐 인간관계와 거리에 상관없이 살아왔으면서, 지금은 인간관계에 관한 이야기들을 더 많이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서툰 나, 그것이 나에겐 자책과 후회,어리석음으로 남게 된다.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갈 걸, 조금만 더 멀리할 걸, 그 두가지 경우의 수를 적절하게 선택하는 건 쉬우면서도 참 어렵다.


책에서 <어른의 슬픔>과 <중년의 각오>가 눈길이 갔다. 내 나이를 느끼기 시작한 건 프로야구를 통해서이다. 내 또래의 야구 선수가 은퇴하는 걸 바라볼때, 아직 더 할 수 있을텐데, 왜 은퇴를 하는 걸까 의구심이 들게 된다. 저자도 자신의 나이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마흔이라는 나이에서 느껴지는 어른의 개념과 중년의 개념. 40이 되면, 나머지 인생은 덤으로 생각한며 살라고 한다. 나는 여전히 욕심히 많은데, 덤이라면 나도 욕심을 내려 놓아야 하는 걸까, 욕심을 내려놓으면 시야가 넓어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생각도 깊어진다는데, 나는 여전히 그렇지 못하고 있다.


걷기를 실천하는 저자의 인생 속에서 인생의 무게를 느낄 수 잇었다. 걷기를 통해서 달리기를 통해서 자신의 인생의 무게를 조금은 덜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 자신을 짓누르는 무언가에 대한 답을 얻으려 하는 건 아닐런지. 세상을 살아가면서 아는게 많아진다는 건 어쩌면 질문도 더 늘어난다는 건 아닐런지, 이 책은 그렇게 질문으로 시작해서 질문으로 끝난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배움으로 시작해 배움으로 끝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