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소리 - 손솔지 장편소설
손솔지 지음 / 새움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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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과 무례한 질문만으로 도배된 댓글 사이에는 진실로 감사를 전하는 청취자들의 메시지가 군데군데 숨어있다. 오늘 하루 어떤 힘든 일이 있었는지, 어떤 악몽이 괴롭혀서 잠을 설쳤는지, 누가 자신을 울게 했는지,나에게전부 털어놓는다. 그들은 얼굴도 모르는 나에게 속마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내가 만들어낸 작은 소리들이 자신을 얼마나 행복하게 했는지 고백하며 내 방송 채널에 응원의 말을 남긴다. (p9)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허벅지 안쪽이 끈적끈적하게 젖어있는기분에 잠에서 깻다.이불을 젖히자 잠옷 바지의 가랑이 사이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요 위에도 도장처럼 얼룩이 찍혀 있었다. 팬티는 이미 검붉은 캐러맬 같은 것으로 찐득하게 녹아 붙어있었다. 예고 없이 나의 첫 생리가 시작된 것이다. (p28)


'잊고 싶은 기억'이라고 적은 흰종이에 카메라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화면 안에서 가위를 들어 그 종이를 조금씩 잘라낸다. 모서리부터 삭삭 가윗날로 베어낸다. 마이크에 가위를 살짝 가까이 가져다대자 가윗날 소리가 깔끔하게 잡힌다. 나는 가위보다도 종이를 쥔 손에 더 신경을 썻다. 종이의 날카로운 단면은 살짝만 쓸려도 손가락을 베일 수 있을 정도로 예리하다. 방심하는 순간, 머릿 속에 숨어 있다가 쿡 찌듯이 밖으로 드러나는 아픈 기억들처럼..(p53)


새벽은 고민이 많은 사람에게 귀 기울여주는 시간이다. 잠들지 못한 이가 깊은 생각에 빠질 수 있도록 그를 제외한 모두를 잠들게 해준다. 덕분에 새젹의 빗소리는 잡음이 섞이지 않아 선명하게 들려온다. 빗소리 녹음을 위해서 나는 일기예보를 꼬박 살피며 새벽까지 비가 그치지 않고 내리는 날을 기다려왔다. 내 채널을 구독하는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이어지는 차분한 빗소리를 듣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런 빗소리가 간절해질 때는 이 세상 속에 오로지 혼자이고 싶은 순간이다.(p79)


한권의 책 속에는 우리의 또다른 자화상이 그려지고 있었다. 저자는 유투브를 활용하여 ASMR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채널을 운영하는 유투버였다. 자신이 운영하는 유투브 채널을 통해 들려오는 수많은 익명의 독자들, 소리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그들의 일상들을 들어주고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그들의 일상들을 찾아 나가게 되었다. 저자는 바로 자신이 놓치고 있는 것들을 차근차근 그려내고 있다. 일상에서 놓치는 소리들은 우리 곁에 머물러 있다가 사라지는 소리들이었다. 예민하게 관찰하지 않고, 느끼지 못하면,사라지는 그러한 무혀의 소리들의 흔적들을 주인공은 모으게 된다. 여성으로서 마주해야 하는 수많은 것들, 그것이 주인공의 학창시절의 또다른 모습들이었다. 이 소설에서 눈여겨 봤던 것은 우리가 쓰는 일상적인 언어들이었다. 남성들이 주로 쓰는 언어, 남성과 마주하는 언어들은 그다지 폭력적이거나 저항적인 언어들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여성들에게 유난히 박하고, 그들에게 차별적이면서, 편견 가득한 언어들이 남용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그녀들은 성장하면서 또다른 생채기를 얻게 된다. 소설 속 주인공은 생리를 처음 시작하게 되면서, 느껴야 했던 감정들, 그 감정들은 누군가의 감정과 공유되어 왔으며, 내 앞에 놓여진 수많은 잔상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 새벽을 좋아하며, 일상 속에 바스락 거리는 소리들을 통해 자기 스스로 위로와 위안을 얻게 되는 소설 속 주인공의 모습들,그 하나 하나 몸으로 느끼면서, 그렇게 우리는 소설 속 주인공의 삶에 대해서 공감하게 되고,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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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원에서 CEO가 되었다 - 글로벌기업 CEO가 말하는 승진의 법칙
한인섭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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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가 승진할 수 있게 도와주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상사의 고민이 무엇인지, 무엇을 도와주면 되는지, 평소에 대화를 많이 나누어야 한다. 상사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큰 그림을 그리며 받아들이고 포용해야 한다. 말도 안 되는 업무 지시가 있어도, 성과에 대한 평가가 불공평해도 ,일단 상사 편을 들어줘야 한다. 나중에 조언을 구하거나 질문을 해도 늦지 않는다. 성급하게 대들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자. (p43)


보고라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지위 높은 사람에게 하는 대화다. 보고 받을 대상에 대한 파악을 못하면 잘난 보고서를 작성해도 헛일한 경우가 발생한다. 상사의 취향을 먼저 파악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 그래프를 사용한 도식화를 좋아하는 상사, 한 페이지 요약을 좋아하는 상사, 실행 계획을 주로 요청하는 상사, 근거 자료의 정확성을 보는 상사 등 여러 유형이 있다. 이 유형을 파악한 후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보고서를 작성한다면 시간 절약도 가능하고 유연한 의사결정도 가능하다. (p60)


의전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라고 가볍게 생각하자. 직장에서는 상사를 대할 때도 부하직원을 대할 때도 유쾌한 의전을 할 수 있다. 내가 당신을 위해 이런 걸 준비했다고 화젯거리로 삼으면 ,분위기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고객을 대할 때도 협력업체를 대할 때도 센스 있는 작은 의전 하나가 회의나 협상을 수월하게 만들 것이다. 의전을 몸에 벤듯이 잘해야 , 직장생활의 결이 좋아진다. (p81)


저자 한인섭 씨는 충북 제천에 태어나 영업과 마케팅을 시작하였다. 이후 미국계 글로벌 회사인 스텐리블랙 엔데커 마케팅 총괄로 입사하였으며, 한국 지사장으로 근무하게 되었고, 현재는 기업 CEO이다. 사원에서 CEIO가 되기까지 거쳐온 저자의 기업 성과들은 영업에서 마케팅 부서로 옮겨가면서, 그 첫 시발점이 되어왔다. 남들은 안정적인 부서에 안주하고, 자신엑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였다면, 저자 한인섭씨는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왔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찾아 나가게 된다.


자리가 그 사람을 만든다. 이 말은 어디에서나 언제든지 적용되는 문구이다. 저자에게는 사원으로서 일해왔던 삶의 궤적들은 승진의 발판이 되어왔으며,CEO로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게 되었다. 남들은 힘든 길을 왜 걸어가느냐고 타박할 수 있지만, 저자는 스스로 걸어온 길에 대하여 후회하지 않는 삶을 지향하고 있다. 기업 CEO로서 걸어온 길들이 자신의 길에 있어서 자양분이 될 거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평사원이 걸어온 길에서 더 나아가 상사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길을 걸아가는지 차근차근 지켜봐왔으며, 그 길이 바로 저자가 걸어가게 될 새로운 길이 되었다. 기본에 충실하기, 평사원의 눈으로 보면 바보같은 모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그 과정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생각하였고,기업 CEO로서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요소들을 찾아나가게 된다. 상사가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고, 상사의 승진을 도와주는 것, 그 길이 바로 자신이 가야할 길이라는 걸 스스로 인식하였기에, 스스로 상사에게 맞춰 나가면서 일을 찾아나갔고, 그것이 하나의 주춧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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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으니까 힘내라고 하지 마
장민주 지음, 박영란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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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
민주애게
지금은 우리가 현실적인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지만,
앞으로 점점 나아질 거라고 믿어.
너는 네가 대학생활을 하면서 만난 사람 중 제일 인상 깊은 사람이야.
너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일에 얼마큼 노력할 수 있는지,
얼마큼 아픔을 감수할 수 있는지 알게 됐어.
무엇보다 너를 만나고
다른 사람의 애기를 귀 기울여 들을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지.
우리 앞으로도 자주 만나서 이런저런 애기도 나누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자!
네가 내 친구라서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진심으로 너에게 고마워.(pp164)


참고로 우리 집은 가정폭력이나 학대는 없었다. 단지 직장과 학교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집까지 가져와서 이런 부정적인 감정과 부당한 갈등을 처리하는데 있어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게 된 것이다. 모든 가정의 사정은 다르기 때무에 우리 가족에게 일어난 일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고, 이 방법이 무조건 옳다는 것도 아님을 알린다.다만 어떤 상황이든 상대방의 이방에서 그 사람이 겪었을 어려움을 이해하는 법을 배울 필요는 있다. 과거의 상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허우적대는 자신과 화해하고, 앞으로 다가올 행복한 날들을 위해서 말이다.(P179) 


저자 장민주씨는 고2 때부터 우울증을 앓았고, 지금 현재 8년째 우울증과 싸우고 있었다. 그 누구도 해결해 주지 못하는 자신만의 문제에 허우적대면서, 스스로 터득한 자기 효능감, 우울증 진단을 받고, 8년동안 자기 효능감을 얻기까지의 과정들이 세세하게 언급되고 있다. 특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열등감과 자기 비하는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정신적 문제들을 풀지 못하고, 우울증이 반복되며, 길게 가는 또다른 이유였다. 자신이 왜 태어났고, 태어나면서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결점들은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는 또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꼈으며, 사람에게서 상처를 얻게 되고, 자신과 화해하지 못함으로서,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반복되어 왔다.


저자는 자신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 심리학 책을 읽어나갔다. 더 나아가고 자신을 위한 일기나 편지를 써 나가게 된다. 자신을 주어로 쓴 편지는 스스로를 다독거리는 과정 중 일부분이다.심리학 책을 읽어나감으로서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결점들을 수용하게 되었고, 자신과 화해하는 과정들을 찾아갔다.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단점들은 바꿀 수 없는 것들, 필연적으로 후회할 수 밖에 없는 것들에 대해서 집착하게 되었고, 연연하게 된다. 저자는 바로 이런 과정들을 주목하고 있었다. 행복한 순간들을 많이 기억하고, 그 기억들을 놓치지 않는 것, 어설픈 위로를 듣지 말고, 자신의 자기 효능감을 키워주는 사람과 가까이 하는 것, 그런 것들이 모여짐으로서 저자는 자살 충동에서 점차 벗어나게 되었고, 우울증을 치유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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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연애
한나 지음 / 유노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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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별 경보

얼마 전까진 봄비가 반가웠다.
무료한 일상 가운데 오는 단비가 고마웠다.
밤새 내리는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들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은 좀 다르다.
온종일 이런 비 소식이 전해졌다.

"전국에 상당량의 비가 내릴 것으로예상됩니다.
호우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일부 지역에 폭우가
예상되니 시설물 관리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이젠 모두가 하늘만 본다.
비가 너무 많이 올까 봐 혀부터 찬다.

오지 않을 땐 내내 기다리고
조금 내릴 땐 원망하다가
기어코 와주자 반가워서
그 마음 금세 잊고
이젠 너무 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

비에 대해 이야기하는 오늘 하루,
사랑을 대하는 우리 모습과
참 많이도 닮았다. (p25)


습관적 거짓말

관계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참 하기 쉬운 결심.

사랑하기
이별하기
동감하기
결정하기


곤란한 순간에 책임회피하기에
참 적당한 말.

"나한테 해준 게 뭐야?"
"당신한테 실망했어."
"당신 마음대로 해."

이별을 기다리던 사람이
결국 상대를 지치게 만든 뒤
나오게 만드는 무책임한 대답

"나도" (p39)


이별 웅덩이

사랑이 끝나고 나면 여러 웅덩이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추억 웅덩이
미련 웅덩이
이별 웅덩이

나는 이별 웅덩이라는 거대한 웅덩이에서
한동안 헤어나지 못했다.
딛고 일어서려 해도 발이 닿지 않아
한참을 허우적 거렸다.

주위를 돌아보니
모두가 지켜보고 있었다.

언제든 내가 원하면 손을 내 줄 것처럼,
하지만 내가 스스로 이곳에서 나오길
응원하며 조용히 거기에 서 있었다.

잠시 고민이 됐다.
눈물로 범벅된 짠물과
가위눌린 듯한 무거운 공기.
그 사이에서 힘겹게 호홉하면서도

이 곳
이별의 웅덩이.
이곳에 계속 있다 보면
언젠가 당신을 다시 만나게 되지 않을까.
당신도 이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그때 둘이 되어 손잡고 나가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당신은 웅덩이 밖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무얼 하고 있냐며 이제 그만 잊으라고 손짓한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냐며 가슴 아파한다.

결국 나는 당신으로 인해
이 깊고 긴 웅덩이를 빠져나온다.

어쩌면 당신은 
한 번도 빠지지 않았을웅덩이에서
나는 다시는 빠지고 싶지 않은 마음을 담아
남은 추억을 모두 쏟아버린다. (p69)


연애는 남녀의 기대치에서 시작된다. 남자가 여자에 대한 기대치, 서로의 기대치와 기준이 채워질 때 두 사람은 사랑할 수 있는 명분이 만들어진다.그 명분의 깊이는 사랑을 지속하게 되는 힘이 된다. 공교롭게도 그러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별을 선택하고,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낳고 말았다. 살아가면서, 좋은 일만 가득하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비가 오지 않아 가물때면, 비가 오길 바라는 사람의 마음, 정작 비가 올 때는 비가 내가 원하는 양만 오길 바라는 마음이 우리들에게 있었다. 비가 오지 않을 때는 가뭄에 대한 걱정이 있고, 비가 오면 홍수를 걱정한다. 마음이라는 것은 참 오묘하며, 때로는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어른들의 연애에서 이별의 순간이 찾아오게 되고, 이기적인 사랑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사랑이라는 것이 사람의 마음에서 나타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랑하니까 거짓말을 하게 되고, 사랑하니까 변명하게 된다. 이별의 웅덩이에 빠지게 되면서, 미련과 추억에 허우적 거리게 된다. 연애하면서 차곡차곡 쌓아나갔던 행복한 기억들이, 이별로 인해서 행복의 순간이 불행의 순간으로 바뀌고, 더 많이 사랑했던 사람은 허우적 허우적 거리면서, 웅덩이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들, 그런 것들 하나 하나가 공감이 갔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사랑하면서 마주했던 감정들이 있기 때문이다.



감정의 찌꺼기를 털어버리고 싶어지는 마음들, 가벼운 말 한마디 한 마디 속에는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된다. 책임지지 않는 가벼운 말들이 오고 가면서 느끼게 되는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들은 우리 스스로 힘든 나날을 보내는 이유였다. 가벼운 말과 가벼운 말들 사이에 책임회피하고 싶은 우리의 마음과 무책임한 마음이 공존한다. 그 가운데서 연애를 통해 나의 이기적인 무언가를 채우고 싶은 마음들은 무책임한 말들을 나열하는 또다른 이유였다. 그래서 사랑하는 과정 속에서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좋아하는 쪽이 더 많이 후회하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누구나 이별할 수 밖에 없기에 공감가며, 때로는 그 공감을 직접 적어보게 되었다. 눈으로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것들을 적어보면서, 몸으로 생각하고 몸으로 느껴 보면서, 몸으로 기록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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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약 - 미술치료전문가의 셀프치유프로그램
하애희 지음, 조은비 그림 / 디자인이곶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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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컬러링북과 다른 독특한 책 한권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내 마음을 치유하는 따스한 책이며, 컬러링북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의미, 그림에 색을 입힘으로서, 우리의 과거의 잊혀졌던 익숙한 기억들을 다시 열어 놓고 있다. 과거에 나 자신의 행복했던 순간들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컬러링 북이다.


이 책을 펼쳐보면 먼저 어릴 적 나는 어떻게 행복을 찾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시간적인 흐름에 따라서 살아온 지난날을 반추하게 되고, 지금처럼 편리한 삶, 물질적인 풍요로움은 없었지만, 그때는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대해서 만족하면서 살아왔다. 시골 외가집에 가면 보이는 소와 돼지,닭, 염소들, 아궁이에 불을 붙여서 밥을 먹었던 기억들, 냇가에 물장구 치면서 놀았던 기억, 빨래터에 시고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서 수다꽃을 피웠던 정겨운 기억, 아날로그 텔레비전에 미닫이문이 달려 있어서 어른들이 허락하지 않으면 보지 못했던 소중한 커다란 텔레비전,그러한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으며, 그땐 그렇게 살았지 하며, 혼잣말을 하게 된다.


사망치기,고무줄 놀이, 말뚝 박기, 소독차 따라가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목마타기...이런 기억들이 어느순간 내 기억속에서 지워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나 자신을 속상하게 만들었다. 소소한 것에 만족하면서, 주어진 것들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했던 것들이 자꾸만 생각이 난다. 그 기억들은 나의 감정들과 어우러져, 나에게 또하른 행복을 쌓아가게 해 주곤 한다. 살아가면서,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면 그 과정 하나 하나가 나 자신을 위로하고, 나의 가치를 스스로 느끼게 되고, 마법처럼 내 마음을 치유하는게 아닌가 싶다. 돈으로 살수없는 무형의 가치들과 기억들이 많아지면, 나는 스스로 행복해 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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