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상황에서 오로지 누나만은 제가 여전히 그것들을 본다는 사실으 알고 있었습니다. 한밤중 목이 말라 내려간 부엌에서 꼼짝 못 한 채 얼어 있으면 나를 감싸주었습니다. 소우, 또 그걸 보고 있는거야? 괜찮아. 다 괜찮아. 겁을 먹어 웅크린 탓에 과일처럼 둥글어진 내 등뼈를 누나는 조용히 쓸어주었습니다. (-15-)
욕망은 부정하면 부정할수록 커지기에, 아기의 욕망은 스스로에게 솔직한 만큼 크기가 작다고 하였습니다.
"반대로 어른의 욕망은 사람에 다라 크기도 천차만별이고,소화시키는 것도 어려워, 어떤 건 거의 그 사람만큼 크다니까?" (-29-)
밀봉되었던 방문을 여닫을 때마다 바깥세상의 공기가 내 바에 침입했습니다. 나는 거기 오염되고, 물들며 빠르게 썩었습니다. 우스운 얘기지만 나는 천사와 있는 것이 너무 행복해서 불안했어요. (-47-)
그리하여 어른이 된 나는 즐겁습니다.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 만지고 싶은 마음을 참으면서 억누르는 방식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커버렸다니, 라고 그가 놀랄 정도로 아주 크게 내 마음을 키워서, 그가 나를 온전히 느끼며 고통스럽게 삼켜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73-)
LGBT 라는 단어가 있다.이 단어는 성소수자르 의미하며,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성전환자’(Transgender)를 말한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성소수자에 대해서 너그럽거나,관대하지 못하고 있으며, 모 정치인은 지역에서, 성소수자들의 축제를 노골적으로 반대한 바 있다. 퀴어라는 단어가 널리 쓰여지기 전에,우리는 동성애, 성소수자를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로 구분해서 말한 적이 있으며, 문학 속에, 성소수자의 사랑, 욕망이 단골로 등장한 바 있다.
소설 『횡단보도에서 수호천사를 만나 사랑에 빠진 이야기』은 퀴어 소설이다. 퀴어는 앞서, 동성애을 의미하여,이 소설에서 소년들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나루세의 누나 아오이는 나루세의 마음을 읽고 비밀을 지켜 주기로 했다. 사랑 앞에서 인간의 숨어있는 욕망은 사랑에서도, 무너지지 않는다. 나루세 소우와 정신적인 교감을 이루는 존재,수호천사였다. 그 두 소년이 만남으로서, 어떻게 사랑으로 이어지는지,감성적인 요소들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 소설은 사랑의 본질을 깊이 파고 들어간다. 영혼과의 사랑도 사랑이라 말할 수 있다. 실체는 존재하지 않지만, 내가 사랑하는 무언가를 지지하면 된다. 더 사랑하는 이가 약자로 존재하는 이유는 ,그 사랑이 멀어지거나 달아날 것 같은 유리같은 느낌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상처와 아픔으로 채워진 사랑은 ,아름다움과 불안정함을 노출한다. 그렇게 우리 앞에서, 깨질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마련이다.
단편소설 속에서, 나루세가 욕망을 먹는 유령 소년과 만남을 가지고,그것이 나루세 소우 인생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알 수 있다. 사랑할 때는 행복하고, 편안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그렇지만, 그 안에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는 마음은 불온하고, 불안하다.내가 기지고 있는 그 순수한 사랑이 내 곁에서,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사랑에 빠진 소년 나루세가 점차 비겁해지고,회피하면서, 조심스럽게 사랑에 다가가는 이유도 알 수 있다.인간에게 사랑이라는 욕망은 작은 눈송이가 하루 아침에 커다란 눈뭉치가 되는 것과 같다.